저상버스, 국회로 들어오다

법안 통과 기념 저상버스 국회 시승식, 가야할 길은 아직 멀어

저상버스 시승식으로 모처럼 환한 웃음 터져나온 국회

법안을 발의한 현애자의원과 적극협력한 각당의원들, 여성의원이 대다수다

국회에서 모처럼 환한 웃음이 터져나왔다.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제정에 의해 2006년부터 각 지자체에서 저상버스를 의무적으로 도입하게 된 것을 축하하는 저상버스 국회시승식이 11일 오전 10시 국회본청 앞에서 열렸다.

힘들고 질긴 싸움 끝에 저상버스 의무화라는 값진 성과를 얻어낸 장애인들이 시승식의 주인공으로 참여했다. 그리고 법안을 발의한 현애자 민주노동당 의원을 비롯한 민주노동당 의원단과 김원기 국회의장, 장애인인 장향숙 열린우리당 의원과 정화원 한나라당 의원을 비롯한 여야 각 당 의원들 10여 명도 함께 했다. 또한 국산저상버스를 제작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대우자동차 임직원들이 국내 저상버스 생산 현황과 버스 조작법을 설명했다.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웃음과 뿌듯함이 가득찬 행사였고 이 날 참석한 의원들은 각 당에서 저상버스 의무화 추진에 힘을 보탠 당사자들이기는 하지만 장애인들이 제 몸에 쇠사슬을 감고 이동권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울 때는 보이지 않던 정치인들이 활짝 웃으며 플래쉬 세례를 받는 것이 약간 얄밉기도 했다.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는 김원기 국회의장

또한 김원기 국회의장은 “마음이 따뜻한 분들이 모여 훈훈한 느낌이 든다”며 덕담을 시작했으나 뜬금없이 “경제가 어려운데도 불우이웃 성금이 많이 모였다는 소식이 들려 참 기뻤다”고 말해 장애인 이동권이나 복지 문제에 대해 시혜적으로 시각으로 접근한다는 느낌을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

정치인들 지리한 인사 끝난 후에야 실제 시승 이뤄져


지루한 정치인들의 인사가 끝난 후 실제 시승이 이뤄졌다. 익숙치 않고 어색한 모습이었지만 자동차 회사 직원들의 설명에 따라 장애인들은 저상버스에 올라 자리를 잡았고 하차까지 해보였다.

저상버스 이용에 불편한 점은 없냐는 질문에 대해 박영희 장애인등의이동보장법입법추진공대위 공동대표는 “시범 운행되는 저상버스나 시승 행사에서 몇 번 타본적이 있는데 장애인들은 보통 전동휠체어나 스쿠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버스 내부가 좀 좁다는 느낌이 들긴 하더라”며 “저상버스는 장애인 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교통약자를 위한 것이고 불편함이 있더라도 비장애인과 장애인 모두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을 들여다보니

한편 지난 임시국회에서 제정된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은 △건설교통부와 지자체가 5년 단위의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계획을 수립하도록 했고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계획에 저상버스 도입계획을 포함△지자체장은 위 계획에 따라 의무적으로 저상버스를 도입하도록 규정 △국기및 지자체가 버스운송사업주에게 예산지원을 하도록 명시했고 이러한 사항들은 오는 2006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또한 당초 건교부가 제출한 법안과 달리 장애인을 포함한 교통약자의 자유로운 이동이 기본권임이 명시됨에 따라 편의시설 미설치, 빈번한 장애인 사고등 교통약자의 피해가 손해배상청구소송등을 통해 구제 될 수 있는 법적근거가 마련됐다.

그리고 법안 통과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연간 8백억을 10년 동안 지원해 총 8천대의 저상버스를 확보하자는 현애자 민주노동당 의원의 제안과 10년간 연차적으로 지원해 전국 시내버스의 30% 수준인 8,939대의 저상버스를 도입하겠다는 기획예산처와 건교부의 계획안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법안 통과후에도 남은 과제들 산적

박영희 장애인이동보장법입법추진공대위 공동대표가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현재 현대자동차와 대우자동차가 엔진 등 부품을 수입해 소량(현대자동차의 경우 2004년 30대)을 조립생산하고 있고 따라서 대당 가격도 약 1억8천만원(일반버스 6천만원)에 달한다. 저상버스의 원활한 확충을 위해서는 표준국산모델개발, 양산체계의 확립을 통한 가격하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공식적인 행사가 끝난 후 정치인들과 자동차 회사 임직원 기자들이 썰물처럼 자리를 빠져나간 후 박영희 장애인등의이동보장법입법추진공대위 공동대표가 중요한 문제를 지적했다.

박영희 대표는 “예산범위 내에서 저상버스가 도입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실질적 예산 확보가 중요하다”고 운을 뗀 뒤 “우리가 저상버스에 대해 처음 이야기 할 때부터 항상 예산을 이야기 해다”며 “무엇을 우선순위로 둘 것인가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항상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아니다’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고 비록 법안이 통과됐지만 예산이 뒷받침 되지 못하면 공수표에 불과”하다고 우려했다.

국회 본청을 휭하니 한바퀴 돈 저상버스는 자기 노선으로 돌아갔고 버스에서 내린 장애인들은 전동휠체어를 타고 힘들게 제 갈 길을 갔다. 국회 앞으로 콜택시를 불렀다는 사람도 있었고 휠체어를 타고 민주노동당 당사까지 가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지난 임시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됐고 그 자체가 큰 승리임에는 분명하지만 앞으로 10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러야 전체 버스의 30%가 저상버스로 바뀐다. 가야할 길도, 남은 시간도 참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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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 저상버스 ,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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