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 , 지금 이라크는

미군 헬기 추락, 저항세력 공세 격화, 총선은 미국 꼭두각시 경연장

블레어 영국총리 철군 발언에 이어 미국에서도 철군 논의 수면위로

총선이 3일 앞으로 다가온 이라크에서 저항세력의 공세가 점점 격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블레어 영국총리는 26일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구체적 날짜를 못박지는 않았으나 철군을 구체적으로 시사하는 발언을 최초로 내놓았고 미국 민주당의 씽크탱크인 부르킹스 연구소는 물론 대표적 보수언론 월스트리트 저널도 철군 시나리오를 제출하고 나섰다.

또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지명자는 인준 청문회를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인준 표결을 앞둔 미 상원전체회의에서 의원들로부터 이라크 침공과 관련해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웨스트버지니아 주 출신 로버트 버드 의원은 상원전체 회의에서 “라이스에 대한 인준은 부시 행정부의 위헌적 선제공격 노선과 일방주의, 동맹국들에 대한 무시를 다시 승인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성토했다.

미군 최소 30명 사망, 저항세력 공세 연이어

긴장된 표정으로 경계에 나선 영국군 병사들
사진출처 : Al Jazzera 홈페이지
또한 26일 새벽에는 미군 수송헬기가 이라크 서부 요르단 접경 지역에서 추락해 최소 30명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재 미군 당국은 이 헬기가 저항세력의 공격에 의해 격추됐는지 아니면 사고로 추락했는지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고 정확한 사상자 숫자도 밝히지 않고 있다.

24일 발생한 알라위 이라크 임시정부 총리의 소속정당인 INA 당사 자살폭탄 공격을 비롯해 바그다드와 이라크 전역 선거관련 기관과 선거참여 정당에 대한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25일에는 이라크 법무부 판사위원회 회장인 카이스 하심 샤메리가 총격을 받아 운전사와 함께 사망했고 모술에서는 이라크 공산당 간부 모하메드 누리 아크라위가 납치되는 등 25일 하루 동안 바그다드에서만 최소 12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5일에서 26일에 걸쳐 바그다드 시내 총선 투표소로 예정된 학교 2곳에서는 폭발물이 터졌고 26일 새벽 키르쿠크의 경찰서에서는 자살 폭탄 공격으로 7명이 사망했다.

D-3 이라크, 선거운동도 제대로 진행되지 못해

총선이 3일 앞으로 다가온 현재 이라크에서는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TV 광고가 방영되고 있을 뿐, 제대로 된 선거운동은 전혀 진행되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 후보자 명단 조차 비밀에 부쳐진 곳이 많은 실정이다. 이라크 총선은 전국을 단일 선거구로 획정,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미리 제출한 후보자 명단에서 275명의 제헌의원이 확정되는 완전 비례대표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라크 임시정부는 선거당일인 30일은 물론 29일과 31일까지 임시공휴일로 선포하고 기간 중에 저녁 8시부터 새벽 6시까지 무려 10시간 동안 통행금지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나아가 국경과 국제공항을 폐쇄하는 것은 물론 주 경계를 넘는 차량이동도 금지하기로 했지만 선거가 제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한편 이라크 임시정부는 기획개발협력부가 유권자 2,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72.4%가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을 내놓았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는 싸늘한 평가가 지배적이다.

꼭둑각시 경연장된 총선, 미군 침공 유도한 찰라비도 출마

알라위 이라크 임시정부 총리
사진출처 : AP통신
게다가 총선에 출마한 주요 정당 지도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나마 지지할 만할 인물도 없다는 지적이다. 먼저 이라크 임시정부 총리이며 INA(이라크 민족화합당) 당수인 이야드 알라위는 미국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역설적으로 이라크 민중들로 부터는 CIA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그를 겨냥한 저항세력의 공격들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임시정부 고위인사 중 유일한 수니파 출신인 가지 알 야와르 임시정부 대통령은 선거 보이콧을 지속적으로 주장한 수니파가 이번 총선결과와 상관없이 신설 정부에 참여하는 결정을 내리도록 영향을 끼쳤지만 이 때문에 자신의 출신 종파인 수니파로부터 배신자로 비난받고 있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가지 알 야와르는 정당에 참여하고 있지도 않다.

“이라크내 대량살상무기가 감춰진 곳을 아는 과학자가 수천명이나 된다” 며 이라크 침공명분을 제공해 미국의 비호를 받다가 결국 금융부정 덤터기를 쓰고 미국으로부터 버림 받은 아흐마드 찰라비 INC(이라크 국민회의)의장 같은 매국적 인물 조차 “우리는 나자프 같은 학살은 막아야 한다”는 뻔뻔스런 슬로건을 내걸고 나섰다. 찰라비는 25개 정당이 참여하는 UIA(이라크 연합 연맹)의 공천자 명단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국군이 주둔하고 있는 아르빌 지역의 최고 실력자며 쿠르드 자치정부 수반과 KDP(쿠르드 민주당)당수를 겸임하고 있는 마수드 바르자니와 바르자니의 경쟁상대인 쿠르드 애국동맹 당수 잘랄 탈라바니 또한 미국 비호하의 총선을 통해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으나 쿠르드는 이라크-터키-이란 지역의 여전한 뇌관이다.

2005년 미국 전쟁예산, 1050억 달러(한화 110조)

지난 해 6월 미군 당국이 알라위 임시정부에 주권을 이양하던 당시에도 현재와 마찬가지로 저항세력의 공격은 극에 달했다. 당시 미군 당국은 예정된 주권이양일 보다 이틀을 앞당겨 쫓기듯이 비공개로 주권이양식을 가진바 있다. 3일 앞으로 다가온 이라크 총선이 예정대로 진행될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 와중에 조지 부시 행정부는 지난 25일 미 의회에 추가 전쟁예산 800억 달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미 책정된 예산을 포함하면 올 한해 미국의 전쟁 예산은 1050억 달러에 달한다.

911 이후 미국의 전쟁예산이 2800억 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미국의 재정적자 또한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지난 2002년에는 1580억 달러, 2003년에는 3770억 달러, 2004년에는 4120억 달러의 천문학적 숫자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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