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와 인터넷,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

조PD와 소리바다를 통해 본 MP3


디지털기술의 발전, 음악 생산의 새로운 가능을 열다

국내에서 이제는 이미 잘 알려진 가수 ‘조PD'. 그는 인터넷과 디지털 음악파일을 통해 ‘뜬’ 가수 중 한사람이다. 무명이었던 그는 99년 정식앨범이 발매되기 이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직접 만든 음악을 MP3파일로 공개하여 자신의 음악을 대중에게 알렸다. 그의 음악은 대중에게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켰으며, 여타 통신망과 인터넷에도 그의 음악은 전파되었다. 이에 힘입어 그는 99년 3월 정식앨범인 1집 “In Stardom”을 발표하게된다. 이후에도 꾸준한 활동을 전개하여 현재 5집 ‘Politics & Social change’까지 발표된 상태고, 현재 그는 데뷔 당시와는 다른 ‘스타’가 되었다.


‘조PD'의 성공은 디지털 음악파일의 도입과 인터넷의 발전이 기존 음반산업이 가지고 있는 모순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우선 ‘조PD'는 음악의 작사․작곡․녹음 등의 제작단계에서부터 디지털화된 작업을 진행하였다. 흔희 ‘MIDI'라고 얘기되는 컴퓨터를 통한 작업을 진행함으로써 음악의 창작과 녹음 단계에서 소요되는 시간과 엄청난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었다.


아날로그 형태의 전통적인 음반 제작방식에서 제작은 창작자가 작사, 작곡한 곡을 녹음스튜디오에서 실연자가 직접 연주하고 이것을 녹음, 믹싱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때문에 아날로그 형태의 제작방식에서는 한 곡의 음악을 만들기 위해 창작자 이외에 실연자들과 녹음과 믹싱을 담당하는 엔지니어들 그리고 각 단계를 중계하는 기획자 등 많은 수의 부수적인 인력이 필요하며, 그에 따른 비용이 증대될 수밖에 없다.


‘조PD'는 음악적 아이디어를 음악전달매체로 유형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비용의 문제를 디지털화된 장비와 기술을 이용해 해결했다. 여러 사람의 분업화된 기술적 작업을 창작자 개인이 전 과정을 관장하는 일인시스템으로 전환함으로써 기존 방식에서의 고비용을 제거할 수 있었다.


‘조PD', 디지털 시대의 수혜자


두 번째로 그의 음악을 홍보하는 단계에서 역시 디지털 음악전달매체인 MP3 파일과 인터넷의 위력은 발휘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음악을 배포함으로써 인지도가 전혀 없던 그의 음악을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었다. MP3 파일의 특성상 그의 음악은 자연스럽게 네티즌에서 네티즌에게로 전파될 수 있었다.

프리랜서 작곡가 최원진 씨는 “기존의 한국 음악산업구조 하에서 신인 뮤지션이 자신의 음악을 대중에게 홍보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요구된다. 우선은 기존의 아날로그적인 형태로 음반을 제작하는 단계까지의 비용도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만들어진 음반을 대중에게 홍보하기 위해서는 라디오와 TV 매체 외에는 효과적인 홍보수단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수많은 뮤지션들이 라디오와 TV 매체에 접근하려는 상황에서 방송사들에 의해서 선택되는 뮤지션들은 이미 잘 알려진 스타급 가수들이 대부분이고, 그 외에 신인들은 엄청난 비용과 희생을 감수해야만 자신의 음악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는 얘기다. 음악의 홍보가 라디오와 TV 등의 기존 방송매체에 의해서 지배적이고 독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성이 증명되지 않은 신인 뮤지션이나 새로운 장르의 음악이 그것에 접근하기란 쉽지 않다.

‘조PD'는 기존 한국음반산업의 모순적인 구조 하에서 새로운 방식의 생산․홍보방식을 채택한 것이고, 이것은 MP3로 표현될 수 있는 디지털 음악전달매체와 인터넷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것이다.

MP3와 인터넷, 수용방식의 새로운 장을 열다

디지털기술과 인터넷의 발전은 음악 생산영역에서 변화뿐만 아니라 수용자들의 음악 수용 방식에도 중대한 변화를 일으켰다. ‘소리바다’로 대표되는 P2P 프로그램의 등장 이후 시작된 음악 수용 방식의 변화는 아날로그 시대의 그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기존의 CD등의 음악전달 매체에 의해서 이루어지던 유통․소비 구조에서는 자신이 듣고 싶은 곡만을 선택해 구입할 수 없고, 이미 한 장의 앨범 형태로 소매점등에 유통되어 있는 것을 구입해야만 했다. 그러나 P2P 등을 이용하면 자신이 듣고 싶은 곡만으로 자신만의 음악 앨범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한국의 경우 외국과 달리 싱글앨범의 유통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리바다’의 이와 같은 특성은 음악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음악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P2P를 통한 음악파일의 유통은 음악 수용자들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한다. 라디오와 TV에서 음악이 수용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은 일방적이고 무작위적이다. 수용의 과정에서 내가 듣기 싫은 음악도 들어야하며,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은 듣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음악 전달과 수용의 과정에서의 주체는 내가 아닌 생산자 혹은 음악전달자이므로 개인은 음악 수용의 객체로서 존재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수용자들은 자신들에게 일방적으로 던져진 제한된 정보 안에서 음악소비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진다.

그러나 ‘소리바다’와 같은 공유 공간에서는 기존 방송매체에서와 같이 특정한 음악을 일방적으로 전파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수용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음악만을 선택하여 들을 수 있으며, 능동적으로 수용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으면 어떠한 음악정보도 획득할 수 없다. 이는 결국 음악의 전파와 홍보의 측면에서 특정한 집단이 지배적인 위치를 점유하지 못하게 됨을 의미한다.

다른 한편으로, 디지털 음악파일의 등장은 소비의 측면에서 음악 소비의 합리성을 증대시킨다. 음악은 다른 문화상품들과 마찬가지로 경험재로서의 특성을 지닌다. 한 곡 혹은 앨범 단위의 음악상품의 구매에 있어서 소비자들은 매우 제한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구매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라디오나 TV를 통해 우연히 들었던 제한된 경험을 바탕으로 해당 가수나 앨범의 구매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의 위험부담은 모두 소비자에게로 전가된다. 결국 한 곡 우연히 듣고 비싼 앨범 한 장 샀는데, 뜯어보니 한 곡 이외엔 들을게 없고, 괜히 돈만 날렸다는 불만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MP3 파일의 보급은 음악상품 구입에 있어서의 소모적인 비용을 감소시키므로 소비행위의 합리화를 진전시킨다. 소비자는 P2P를 통해 다른 사람들이 보유한 MP3 파일로 음악을 미리 들어봄으로써 구매에 있어서의 위험도를 감소시킨다. 또한 불필요하게 투자되는 비용을 제거함으로써 남는 비용으로 자신이 원하는 음악상품을 효율적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불평등한 권력관계의 해체로

이처럼 MP3의 도입과 인터넷의 발전은 한국음반산업의 구조적 모순을 해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소리바다’, ‘조PD'의 사례에서 보듯이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디지털 음악파일의 도입은 음악 생산과 유통의 고비용 구조를 해체하는 경향을 띤다. 독점적인 생산과 유통의 고비용 구조의 해체는 우선 뮤지션들이 음악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할 수 있고, 확대된 음악시장에의 진입기회는 다양한 음악장르의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와 함께 창작자들과 음반제작․기획사와의 불평등한 권력관계 역시 해체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MP3의 도입은 ‘조PD'의 성공이 보여주듯 과거에 음반을 내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했던 관문들을 제거할 수 있다. 예컨대 뮤지션들이 데모테입을 들고 기획사를 돌아다니며 음반을 내달라고 구걸할 필요가 없어졌고, 방송 한번 타기 위해서 가요 순위프로 PD들에게 온갖 서비스를 제공해야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얘기이다. 음악성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저렴한 비용으로 음반을 제작하고 홍보하게 됨으로써 음반제작사나 기획사를 우회하여 자신의 음악을 디지털화하여 배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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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 mp3 , 디지털 , 소리바다 , 조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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