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대합실에서 설 맞는 철도 해고자들

"해고 되고 나서도 설을 가족과 보낼 수 없습니다"

명절때가 되면 더욱 일이 많아져서 쉴 수 없는 노동자가 있다. 이런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민중 최대의 명절인 설이 되면 그래서 더욱 서럽다. 그런데도 노동자들은 묵묵히 일해왔다.

설을 앞둔 서울역 대합실. 벌써 40여일째 대합실에서 노숙농성중인 철도 해고자들이 있다. 설을 맞아 고향으로 내려가는 많은 사람들이 철도해고자들의 농성장을 무심코 바라본다. 어떤이는 꼼꼼히 선전물을 읽어보기도 한다.

"착찹하죠. 해고도 억울 한데 명절에도 가족과 함께 못하는게... 그나마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복직이 더욱 멀어집니다. 우리가 투쟁하는 이유를 많은 시민이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공사측에 압력이 되었으면 합니다. 가족에게 가장 미안합니다. 대부분 철도 해고자들이 생계문제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인데 전부 여기에 묶여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해고자들이 서울역 대합실 농성에 들어간 계기는 지난해 철도공사 출범을 앞두고
노조와 철도청 사이에 나온 안이 불만족 스러웠기 때문이다. 사실 양측이 합의하기 전부터 관리자와 현장에서는 복직 될거라는 말이 나돌았고 암묵적인 기대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복직에 대한 합의안은 없었다. 이에 따른 위기감으로 12월29일 부터 새로생긴 민자역사 대합실에서 처음으로 농성장을 만들고 40일이 넘는 농성에 들어간 것이다.

철도 해복투 백남희 선전부장은 "해고자들이 농성에 돌입한 후 공사사장이 이례적으로 해고자 단체와 3차례나 만나기는 했지만 논의 주제 선정문제만 가지고 계속 이견이 생겼고 현재 20일 가까이 공사측과 새로운 만남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철도 해고자들은 설날에 고향에도 내려가고 차례도 지내고 해야 되지만 철도청에서 나온 안도 없고 청과 대화가 끊긴 상황에서 설투쟁을 결의 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백남희 선전부장은 또 "농성장 때문에 시민들의 이동에 불편한 것도 알고 즐거운 모습은 아니겠지만 철도 해고 노동자들의 절실한 내용을 시민들이 이해했으면 한다"면서 "설에 귀향하는 사람들에게 열차 안전의 문제를 각인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철도 노동자들은 항상 명절도 없고 휴가도 없이 살아야만 하는가? 원래 철도는 명절을 가족들과 보내기 어려운 현장이다. 여름 휴가도 특별히 없다. 하지만 아무리 국민에게 봉사하는 직업이라지만 가족과 같이 못해 비참하고 서글픔이 들때도 많다고 한다. 친구 관계가 끊기는 것도 다반사다. 이제는 더 이상 개인의 희생과 봉사에 기댈 것이 아니라 근무조건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백남희 선전부장은 "철도는 항상 밝은 미소를 요구하는데 이런 근무여건에서 나오는 미소가 맑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고 "빨리 3조 2교대가 되어야 하고, 편법이 아닌 정규직으로 3조 2교대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아이러니 하게도 해고자들은 농성장을 3조 2교대로 운영하고 있다. 농성장 하루 가용 인원은 10에서 20여명이다.





88명의 해고자. 모두 정당한 요구하다 해고

철도 해고자 현황

88년 1명
99년 1명
2000년 6명
2002년 19명
2003년 61명
현재 철도 해고자는 총 88명이다. 대부분의 해고 사유는 철도를 안전하게 운영하자는 것과 법을 지키라고 요구를 한게 큰 죄였다. 청에서는 이번 합의안에서 2000년도 해고자 6명중 5명을 신규 채용 형태로 복직 시키기로 했고 이미 고등법원에서 승소한 7명에 대해서는 대법원에서도 승소할 경우 복직 시킨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2000년도 해고자는 당시 노조 내부문제에 대해 철도청이 부당하게 개입한 문제였다는 것이 해고자들의 주장이다. 당시 철도노조는 3중 간선제 였다. 민주노조를 열망하는 조합원들의 투쟁으로 직선제 투쟁을 했고 그 투쟁과정에서 해고된 것이다. 결국 청의 안은 5명을 신규채용 한다는 것이고 사실상 해고자 문제를 외면한 것이나 다름없다.

철도노조는 민주노조를 건설하고 난후 특별단체협상때 마다 언제나 해고자 복직 문제를 최대 요구사항 중 하나로 다루었다. 그러나 청은 해고자 문제에 대해서는 결코 입장을 좁히지 않았다. 청이 해고자 문제에 대해 물러서지 않는 이유는 두가지로 풀이된다. 하나는 2001년도 민주노조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말도 잘듣고 청과 잘지내 왔던 노조가 민주노조가 들어서고 파업을 하니 괘씸죄가 크다는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철도 노동자들의 경우 공무원 신분일때 파면은 5년 이후, 해임은 3년 이후에 소청이 되어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발생한다. 법적으로 견책이상의 징계를 받아 현장을 떠나게 되면 다시 재임용기간이 필요하게 된다. 그래서 청이 특별한 사유가 없어도 일단 짜르고 나면 시간이 지나지 않고서는 들어올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미 철도청은 농성장에 세 번이나 철거 공문을 보내 왔다. 그러나 해고 노동자들은 설이 끝나면 부산, 영주, 순천등 주요 지역 역사에서도 집회와 선전전등 투쟁을 넓혀 나갈 예정이다. 지난주에는 대전청사와 대전역에서 집회를 갖기도 했다.

모든 매스컴이 즐겁기를 강요하는 최대의 명절이라지만 철도 해고자들의 설은 커다란 서울역 대합실 차가운 돌바닦에서 새로운 투쟁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계속 되는 외주화 추진, 안전문제 심각 해 질것

해고자들이 이렇게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철도 노동자들의 투쟁도 계속 될 전망이다.

현재 각 지역 차량지부에서는 사무실 앞에서 천막 농성을 진행 하고 있다. 공사가 차량업무를 최대한 축소하고 2008년에 외주화 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업무축소로 정비시간을 너무 줄여 놓아 안전문제가 심각 해질 수 도 있다고 한다.

승무쪽도 1인 승무를 추진하고 있으며 차고지 운반업무는 외주화 하여 운영하고 있다.

역무도 매우 심각하다. 서울역 역사만 놓고 보더라도 그 넓은 서울역 대합실에 정규직은 단 두명 뿐이라고 한다. 점점 무인화 하는 역이 늘어나고 있으며 역을 표파는 기능으로만 보고 있어 문제가 크다. 특히 대구 지하철 참사에서 보았듯이 표파는 단말기가 있더라도 각 역마다 안전필수요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크다. 또한 역은 승객이 쉴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역의 기능을 깡그리 무시하고 인력 감축만 하고 있어 이로 대한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태그

설 , 철도해고자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용오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백남희

    기사 잘 봤습니다.
    서울역 농성을 하면서 철해투의 투쟁이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열차안전을 지키고 공공철도를 건설하기 위한 모든 국민의 투쟁임을 서울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 투쟁에 참세상의 보도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보도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