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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토론회에서 앞서 조창영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법률위원장의 인사말이 있었다. 조창영 위원장은 “오늘 토론회가 앞으로 유사한 정치지체장애인들의 인권침해를 방지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는 구체적 소송을 벌여나가는 데 진력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어진 축사에서 곽노현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런 문제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일찌감치 발굴하고 역량 쏟아서 해결해야 하는 건데 언제나 국가기관은 한 박자, 두 박자 늦는 거 같다”며 “오늘이 중요한 계기가 돼서 인권위가 이를 받아 안고 국가기관으로서의 권능 행사해서 공식적 문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성장애인 상담 65% 이상이 ‘폭력’ 관련
조병찬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국 활동가는 ‘2004 인권센터 상담 분석 결과’ 발제에서 작년 한 해 동안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국에 접수된 908건의 상담을 19가지 권리영역별로 유형화하여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노동권 침해로 접수된 상담은 54건이고, 그 중 노동기회차별이 38.8%를 차지했다. 세부항목을 보면 취업기회제한과 임금체불, 저임금, 부당해고가 대부분이다. 조병찬 활동가는 “장애인의 노동권 침해는 주로 당사자의 노동능력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으로 시작된다”고 지적하고, “장애 당사자의 실질적인 능력을 평가하기 보단 장애로 인한 기능 저하나 손상 여부만을 보고 섣부른 판단을 앞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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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날 모든 발언은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수화통역되었다. |
여성장애인과 관련한 상담은 주로 폭력에 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상담 중 성폭력이 33.3%, 가정폭력 19.1%, 폭력 14.3% 순이다. 조병찬 활동가는 “여성장애인에 대한 폭력이 가정이나 지역, 사회 내에서 구조적으로 또한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더욱이 이러한 폭력에 대해 적절한 대응과 도움을 주어야 할 가족, 마을 사람들, 관련 공무원 등이 여성장애인의 권리 확보에 대단히 소극적인데다가 이들이 가해자인 경우가 많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어 “여성장애인의 인권문제는 기존의 가부장적 구조 하에서 여성들이 겪어야 하는 차별의 양상을 그대로 떠안고 있는 것이 또한 여성장애인의 문제다. 따라서 상담자가 여성인권에 대해 인식 없다면 상담자가 또 다른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생존권, 건강권, 교육권, 문화향유권, 접근권, 정보접근권, 지원서비스, 소비자권리, 형사상 권리, 시설장애인권리, 가족권, 신체자유의 권리, 재산권 등의 권리영역에서 부당한 차별을 겪고 있는 장애인의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병찬 활동가는 앞으로의 과제로 △장애인인권상담에 대한 공식적인 대응체계 마련 △장애로 인한 학대상황에 즉각 대처할 수 있는 공식기구 설립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제기하며 발제를 마쳤다.
보호 미명 하에 감금 폭행, 강제노동, 장애수당 횡령
정신지체장애인의 인권침해 상황을 다룬 짧은 영상물로 토론회의 2부가 시작됐다. 사회를 맡은 이영규 한양대 법학과 강사는 “이와 같은 사례들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고 말하고 “정신지체장애인들의 경우 자신이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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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희선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국 활동가가 정신지체장애인의 구체적 인권침해 사례를 소개하고 각각의 대응과정에 대해 발제했다.
#이 아무개 씨는 정신지체 3급 장애가 있는 남성이고, 37살이다. 그는 10여 년 동안 성남에 위치한 가방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사장에게 일상적으로 구타를 당하고 퇴근 후에는 사장이 얻어준 월세방에 감금됐다. 밖에서 잠금 수 있는 잠금장치에 의해 아침에 사장이 와서 문을 열어줘야 나올 수 있었다. 10여 년 동안 주민등록은 말소돼 있었고, 장애등록도 돼있지 않았다. 사장은 이 씨를 “가족 같이 보살폈고, 문을 잠근 것은 그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고, 장애인을 보호하고 있다고 성남시에서 표창까지 받았다.
# 정 아무개 씨는 정신지체2급 장애가 있는 여성이다. 보호자라고 자처하는 노부부가 32년 전에 입양했다고 하는데 호적에 올린 것은 98년이 되어서였다. 정 씨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주변 지역 식당을 돌면서 음식 찌꺼기를 수거하여 노부부의 과수원에 가서 쇠죽을 끓인다. 할머니가 점심이라고 주는 보리밥인지 개밥인지 구분도 안 되는 밥을 삭힌 김치와 함께 먹는다. 난방이 되지 않고 채 150cm가 안되는 그녀가 눕기에도 비좁은 방에서 잠을 잔다. 노부부는 “오갈 데 없는 것을 거둬 딸처럼 키웠다”고 자랑하지만 정 씨의 몸에는 멍자국이 선명하다. 노부부는 2002년부터 정 씨를 수급권자로 등록, 생계비와 장애수당을 받게 하고서 그들의 통장으로 전액 이체 시켰다.
이 밖의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김희선 활동가는 “이들 대부분이 오랜 폭력과 인권침해 상황에 길들여져 있고, 자신이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고 전했다. 접수된 사건들에 대해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법률위원회의 자문으로 공익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실태파악과 대응체계 마련 시급
김희선 활동가는 정신지체장애인의 인권침해 특성으로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는 점, 지역 내에서 발생된다는 점, 선행으로 포장된다는 점, 제보자가 있어야 드러난다는 점, 장애의 특성상 문제 상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 등을 꼽았다. 아울러 “하루 빨리 정확한 실태파악이 이루어져야 하고, 정신지체장애인의 학대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기구가 마련돼야 한다. 또 정신지체장애를 이용한 범죄의 경우 가중처벌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발제 후에 이어진 인권침해 대응방안에 대한 토론에서 최선자 서울시립정신지체복지관 팀장은 ‘대응방안에 대한 당사자단체의 방안’이란 글을 통해 장애인 스스로가 자기권리를 주장할 수 있어야 하고 지역주민, 부모와 전문가에 의한 옹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찬호 나눔의집 그룹홈 운영자는 인권침해 피해장애인을 위한 쉼터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변호사 신현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법률위원은 현행법 체계에서 법률적 보호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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