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언론은 밀실이면서 광장이어야"

24일 인터넷언론네트워크 발족 기념 워크샵

인간은 광장에 나서지 않고는 살지 못한다...
광장에 이르는 골목은 무수히 많다...
광장은 대중의 밀실이며 밀실은 개인의 광장이다...


최인훈의 소설 ‘광장’의 일부분이다. 이 소설에서 ‘광장과 밀실’은 주인공 이명준을 ‘자기만의 밀실에 들어앉아 현실을 편협하게만 인식하고 있는 인물’로 묘사하기 위한 최인훈의 비유였다면, 24일 ‘인터넷언론네트워크’ 발족 워크샵에서 주경복 건국대학교 교수이자 민중언론 참세상 편집위원장의 이 발언은 대중, 그 중에서도 네티즌을 묘사하기 위해 이 구절을 원용했다.


인터넷공간은 ‘밀실’ 그리고 ‘광장’

요는 네티즌은 다른 어떤 대중 영역보다 역동적이고 변혁의 에너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인간에게 광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광장은 파편화된 대중적 개체들이 재회하는 즐거움을 누리지만 그러나 늘 그 공간이 정의롭고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또한 인간은 동시에 밀실이 필요하다”고 주경복 교수는 설명했다. 다시 말해 대중은 자신만의 독립된 공간인 ‘밀실’이 필요하면서도 자유로운 소통과 개성 표출을 위한 ‘광장’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것.

  주경복 건국대학교 교수
주경복 교수는 “진보적 대중과 민중에게도 이와 같은 대중적 속성이 작용한다”며 “인터넷언론이 이점을 잘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경복 교수는 구체적으로 “인터넷언론은 개성 있고 열린 광장을 마련하여 대중에게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전해야 하면서도 그들의 밀실에 관심을 표해야 한다”며 “과거 인간의 광장과 같이 지배 권력에 의해 관리되고 통제되는, 또한 기존 언론의 경직된 광장은 아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경복 교수는 “인터넷공간은 저항의 장에 있어서 매우 유리하지만 자본력이 약해 헤게모니 장에서는 불리한 조건”이라며 △인터넷 구조의 기술적인 부분을 운동 차원에서 생산적으로 적용 △기존의 사회운동의 역사적 축적들을 활용 △자기 폐쇄적 요소들을 파괴하여 사회적 지지를 확산시켜 나가도록 적극적 역할 △민중, 진보적 대중 자체를 주체화 등 인터넷언론의 4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광장’으로써 인터넷언론은 주경복 교수의 지적도 있었듯이 대중의 역동적, 변혁의 에너지를 표출하는 커뮤니케이션 권리를 적극적으로 누리는 공간으로 나아가야 할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인터넷실명제, 영상물사전등급제, 더불어 얼마 전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제안한 인터넷언론 그린박스제와 같이 지배 권력의 관리와 통제가 상시적으로 대중의 밀실을 공격해오고 있는 가운데 그들만의 밀실의 공간은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

위협받는 밀실, 프라이버시와 통신비밀의 자유 침해

  김정우 월간네트워크 편집장
김정우 월간네트워커 편집장은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르면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관할지검의 검사장의 요청 하에 전기통신사업자에게 통신사실확인자료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며 “이는 수사기관의 자유로운 인터넷 감시를 가능하게 한다”며 통신비밀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2001년 12월 개정된 통신비밀보호법은 법원의 영장도 없이 검사장의 승인만으로도 인터넷에서의 사적인 통신과 관련된 자료를 습득할 수 있다.

김정우 편집장은 “프라이버시와 통신비밀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시스템 구축 및 이용내역 등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기본권을 보장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장치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정우 편집장은 정부의 ‘인터넷실명제’ 추진 발언 이후 정보통신부 앞에서 지속적으로 ‘인터넷실명제 반대’ 기자회견을 벌여온바 이날 워크샵에서도 “인터넷실명제는 언론 및 표현의 자유, 통신비밀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반민주적인 제도”라며 △개인정보유출 등 프라이버시 위협 △영장주의 원칙 위배 △국가기관에 의한 사전 검열 △해당 커뮤니티의 자율성 무시 등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인터넷언론만의 특화된 컨텐츠 생산이 생존법칙”

이날의 워크샵이 인터넷언론네트워크 발족에 앞선 워크샵인 만큼 최근 인터넷언론의 화두가 되고 있는 ‘신문등의자유와기능보장에관한법률(신문법)’에 대하여 김정대 민주노동당 정책위원이 발제를 맡았다. 이날 참석자들은 시행 3개월이 되는 오는 28일까지 인터넷언론 등록여부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이 쏟아냈다. 지난 7월 28일 시행된 신문법은 시행 3개월 안에 인터넷언론은 강제등록을 의무화하고 있다.

김정대 정책위원은 “이번 신문법 개정안에 인터넷신문에 포탈 및 닷컴사(종이신문 인터넷판)를 포함하도록 하는 한편 공적기금 지원과 관련해서는 공공적 인터넷언론이 선지원될 수 있도록 안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현 신문법 시행령 제3조에 따르면 ‘인터넷신문’은 “컴퓨터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와 통신망을 이용하여.....전자간행물로 독자적 기사생산과 지속적인 발행 등”이라고 정의되어 있어 포탈과 닷컴사가 인터넷언론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또한 김정대 정책위원은 “공공적 인터넷언론을 선정하는 기준이 사실 모호하다”며 “논의해서 기준을 만들어 내야하는 것이 인터넷언론네트워크의 과제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김정대 정책위원은 “인터넷언론 생존의 핵심은 컨텐츠”라며 “거대 자본의 모든 신문 영역들이 다 다루는 것이 아닌 특화된 내용, 즉 현장의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 그러한 특화된 컨텐츠 생산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진화되는 사회구성원의 소통권


매체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권리 ‘보편적서비스권’, ‘퍼블릭엑세스권’ 그리고 이보다 진화된 제3세대 권리 ‘커뮤니케이션권’을 주장하는 원용진 서강대학교 교수는 “이제 수용자/매체운동은 기존의 매체를 벗어나 수용자 스스로 매체를 보유하고 제작하는데 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원용진 교수는 “작은 신문들이 절대 작지 않은 힘을 갖기 위해 서로 네트워킹하여 큰 영향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매체 간 구분도 의미가 없어진다. 오는 APEC 정상회의 때 라디오며 영상으로 이에 대응하는 행동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론운동도 미디어운동과의 네트워킹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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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티즌

    광장과 밀실의 개념으로 비유해서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을 설명한거 신선하네요.... 민중 언론에도 이런 담론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