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서비스 노동자, 첫 집회 열어

14일, “퀵서비스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하라”

퀵서비스 노동자, 보호장비는 무릎보호대와 3만 원짜리 가죽점퍼 뿐“

도로를 누빌 때면 누구나 한번 쯤 만나 봤음직한 사람, 오토바이로 도로를 누비며 온갖 것들을 전달하기 위해 위험한 질주를 감행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 그들은 퀵서비스 종사자들이다. 그들은 생존을 위해 위험한 질주를 할 수밖에 없지만 교통사고와 교통 혼잡의 주범으로, 도로의 불청객으로 취급될 뿐이었다.


위험한 질주를 할 수밖에 없는 퀵 서비스 종사자들은 제대로 된 보호 장비도 없이 항상 교통사고의 위험을 감수하며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 보험해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산재보험 적용에서 배제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며, 개인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려 해도 보험회사에서는 이들이 가입하는 것을 꺼린다. 설사 가입한다고 해도 일 년에 백만 원이 넘는 보험료를 내야한다. 퀵서비스 종사자 전동석 씨는 “내가 일할 때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장비는 무릎 보호대와 3만 원짜리 가죽점퍼가 전부다”고 전했다.

퀵서비스 종사자들은 은행 앞을 지나갈 때도 조심해야 한다. 언제나 범죄자 대상에 지목되기 때문이다. 퀵서비스에 종사한지 10년이 된다는 유제홍씨는 “은행 앞을 지나갈 때면 도망가듯 속력을 낸다. 그래도 경찰은 우리를 세운다. 왜 세우냐고 물어보면 범죄를 저지를 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내가 왜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라며 안타까워했다.

퀵서비스 노동자들의 첫 집회

이렇게 오토바이를 통한 유통, 일명 퀵서비스가 생겨난 지 15년 이상이 되었으나 이들에 대한 법적 규제나 제도적 뒷받침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한 형태인 퀵서비스 노동자들이 첫 집회를 열었다. 14일, 대학로에 모인 100여 명의 퀵서비스 노동자들은 회사의 마크가 적혀있는 조끼와 귀에는 핸드프리 이어폰을 끼고 있었다. 이 곳에 모인 퀵서비스 노동자들은 “나는 이렇게 했더라도 내 이후에 사람들은 더 나은 조건에서 일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이 곳에 나왔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그리고 그들은 “퀵서비스 종사자도 노동자다”며 큰 소리로 외쳤다.


퀵서비스 노동자들은 그동안 온라인 공간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모아오다 작년 12월 민주노총을 비롯한 각 계의 도움으로 오프라인 집회를 조직하고, 열게 되었다. 퀵서비스 노동자들은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안전하게 노동할 수 있는 권리를, 이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기를 원했다.

"우리가 못 다니는 곳은 없다“

퀵서비스 종사자 전동석 씨는 이날 자리에 참석한 퀵서비스 노동자들을 대표해 집회 단상에 올랐다. 전동석 씨는 “우리는 시민들이 원하는 곳이면 청와대든 국회든 기업이든 다 다닐 수 있다. 꽉 막힌 도시든, 한적한 시골길이든 다 갈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못 다니는 곳이 있다. 그건 노들길과 남부 순환로이다”고 말했다. 서울시내에서 노들길과 남부 순환로는 자동차 전용도로 오토바이가 다닐 수 없다. 그리고 많은 도로들이 안전을 이유로 저녁이 되면 오토바이 통행을 막고 있다. 전동석 씨는 “자동차 전용도로 때문에 목적지를 코 앞에 두고도 한 참을 돌아가야 하고, 이로 인해 더 많은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전했다.

집회가 시작되고 퀵서비스 노동자들은 집회 내내 처음이라 어색한 팔뚝질을 하며 그간 가지고 왔던 가슴 속의 응어리를 털어놓기 바빴다. 함성을 지르기도 하고 함께 모인 동료들을 보며 즐거워하기도 했다. 결의문을 낭독하기 위해 무대에 선 퀵서비스 노동자 민종우 씨는 “내가 이렇게 떨리는 것은 무대에 섰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나 역사적인 결의문을 낭독하기 때문이다”며 결의문을 읽어 내려갔다.


"퀵서비스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열심히 일을 해도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한 수입 때문에 이직률이 어느 사업보다 높은 상황에 직면해 있고, 업종이 생겨난 지 15년이 넘었지만 건설교통부 등 관계 당국은 어떠한 보호 장치도 마련하지 않고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고, “열악한 퀵서비스 종사자들의 현실을 개혁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이 곳에 섰다”고 밝혔다. 그리고 △정부는 퀵서비스업을 제도화하고 제도적 보호를 위한 관계 법률 마련 △산재보험 가입 허용 및 건강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노들길, 남부 순환로 등 불합리한 자동차 전용도로 통행금지 규정 즉각 철회 △특수고용노동자인 퀵서비스 종사자들의 노동자성 인정,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혜화동 로타리를 한 바퀴 돌며 행진을 진행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청와대로 가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유정인 퀵서비스 인권운동본부 대표는 “이후 노동조합 같은 조직형태를 구성할 수 있을 때 까지 계속적인 집회 및 모임들을 가져갔다”며 이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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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고용직 , 퀵서비스 , 첫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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