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선구제 도입 무색, 날치기 나눠먹기 횡행

161개 중 98곳 2인 선거구로 분할, 대구 버스서 통과 시키기도

오는 5월 3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처음 도입될 기초의원 중선거구제도가 첫선을 보이기도 전에 차치기(버스날치기), 양당 나눠먹기로 그 도입 취지가 무색해 지고 있다.

  규탄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민주노동당 의원 및 활동가들
지난 8일 행정자치부는 자치단체 선거구 획정위원회에서 확정한 4인 선거구 161개 가운데 98개가 광역의회의 조례안 개정 과정에서 2인 선거구로 분할 된 것으로 집계했다. 서울과 대구, 대전, 경기 등 에는 4인 선거구 자체가 없어졌다. 또 전남은 25개에서 7개, 경북은 18개에서 4개, 경남은 12개에서 3개로 각각 감소하는 등 9개 선거구가 모두 유지된 광주를 제외한 전국의 전 지역에서 4인 선거구제가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을 독식하는 형태의 지역 갈등을 해소하고, 소수 정당에게 기회를 확대하고 사표를 최소화 하는 풀뿌리 민주주주의 실현을 위한 도입 취지가 유명무실해 지고 있다.

대구의 경우 지난해 24일 한나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새벽 6시에 조례안을 기습 처리했다. 경남도의회는 의사당이 봉쇄되자 한나라당 의원 주도로 버스 안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4인 선거구제의 선거구를 쪼개 2인으로 분할 선출하는 조례안'을 3분만에 일사천리로 변칙 처리했다.

관련해 경남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는 "선거구 획정 조례안이 도의회의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제멋대로 왜곡된다면 주민의 입장에 역행하는 비민주주의적인 행태이자 개정 공직선거법의 취지를 뿌리째 뒤흔드는 개악"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드높인 바 있다.

관련해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한나라당을 제외한 열린우리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 등 4당이 선거구 획정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하도록 관련법을 고치기로, 권한을 이관 키로 했다고 밝혔으나 이미 대부분의 시도 의회가 선거구 획정을 마친 상태이고 획정 시한도 이달 말까지여서 실효성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주노동당, 4인 선거구제 분할 원천 무효

민주노동당은 18일 국회 본청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4인 선거구제 분할 원천 무효'를 주장했다.

권영길 당 대표는 "자치활성화와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의 중선구구제 채택이 무색해 지고 있다"고 평하며 버스날치기와 새벽 처리를 비판했다. 또한 '4당 원내대표 합의 사항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며 '재개정'을 촉구했다.

장태수 민주노동당 대구 서구 위원장은 "27명 시의회 의원들 중 한나라당 소속 23명에게만 본회의 24일 새벽 본회의 소집을 알렸고, 그외 4명은 소집 15분전에 문자로 통보 받았다"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설명했다.

김용환 평택지역위원회 위원장은 "이는 민주노동당에 불리한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권리를 박탈당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중선구게 도입 취지와 국민의 사표를 최소화 하자는 취지가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4일 서울시 자치구 의회 선거구 조례안 개정에 대해 헌법소원 심판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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