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언론, 유시민에 남다른 애정

[언론의재구성](54) -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에 보도 태도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국무위원 및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진행되었다.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언론의 주목을 끈 이는 단연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유시민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지대했다. 진보진영이든 보수진영이든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의 유시민 내정자에 대한 자질검증은 혹독했다. 그러나 개혁언론으로 표상되는 오마이뉴스와 한겨레의 유시민 내정자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오마이뉴스, 또다시 각론으로 ‘서울대 프락치사건’과 장관 내정자의 자질 검증의 상관관계는?

오마이뉴스는 유시민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하루 전날인 6일, 유시민 내정자에게 쏟아지는 4가지 의제에 대한 정리 기사를 내보낸다. 도덕성 시비가 일었던 ‘국민연금 미납’, 과거사를 들춰냈던 ‘서울대 프락치사건’, 정책 현안에 있어서 ‘개혁성 미달, 시장주의자’ 노무현의 그 ‘코드인사’ 등이 그것이다.


청문회 당일도 다르지 않다. 이날 하루만 총 10회 시리즈 기사가 실렸다.

[유시민 인사청문회①] “정치인 유시민 버리고 장관 유시민으로 행동”
[유시민 인사청문회②] “‘조개론’, 그런 뜻 아닌데 왜곡 전달돼 속상”
[유시민 인사청문회④] “반성... 송구... 잘못...” 바싹 엎드린 유시민
[유시민 인사청문회⑤] 정형근이 살짝 건드린 ‘유시민 사상검증’
[유시민 인사청문회⑥] 피해자들 “유 의원도 폭행한 걸로 믿고 있다” 유시민 “대신사과....”
[유시민 인사청문회⑦] “대통령 앞에서 ‘노’할 수 있나?”“가치 공유한다는 점에서 충성”
[유시민 인사청문회⑧] 과연 유시민 내정자의 색깔은?
[유시민 인사청문회⑨] “언론사 폄하 의도 없었다” PD수첩에 사과
[유시민 인사청문회⑩] ‘10시간 대장정’ 끝낸 유시민 “나는 시험 보는 학생”


이날의 기사는 야당이 제기한 의제에 대해 해명하는 유시민 내정자의 발언을 그대로 싣고, 직설화법으로 같은 당 의원들에게조차 외면당했던 유시민 의원이 몸을 낮추고 수세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내용의 기사들이 배치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무비판적 인용이다. 이날 청문회에서 쟁점이 된 것 중 ‘의료산업화와 연금개혁’에 있어 ‘개혁성이 약하다’, ‘시장 친화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유시민 내정자는 이에 대해 “나는 시장주의자가 아니다”, “신중히 접근하겠다”, “단순하게 답변할 수 없는 내용”이라는 등 회피하는 태도가 역력했다.

이에 대해 오마이뉴스는 유시민 내정자의 답변 내용을 무비판적으로 기사로 실었는데, 이는 청문회를 통해 언론매체가 후보자에 대한 호불호를 나타내는 것에 대한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언론은 기사를 통해 후보자가 자신의 입장과 가치관을 최대한 드러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우선이어야 한다. 이는 애매한 입장을 밝힌 후보자에 대한 강한 비판과 실질적인 자질 판단 기준이 되어야할 국민연금의 재정 운영 및 적자분 해소 방안과 같은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도록 유도하는 등의 언론의 역할이 선행되었을 때 가능한 것.

이렇듯 각론 수준에 갇혀 쟁점을 끌고 가다보니 발생하는 오류가 또한 ‘서울대 프락치사건’과 같은 과거사 문제나 내정자의 외모 변화 같은 본질에 벗어나는 기사들이 배치되는 것이다. 서울대 프락치 사건의 경우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이미 행정적 처분을 받은 건이고, 장관의 자질을 논하는데 큰 문제가 아니다. 그러므로 오마이뉴스가 이를 기사로 다루는 것 자체가 문제다.

한겨레, 새삼 국민연금법과 제도의 허점을 들춰낸 까닭은?

유시민 내정자에 대한 한겨레의 보도도 오마이뉴스와 비슷한 형편이다. 특히 청문회 다음날이던 8일 한겨레신문 4면에 실린 기사와 면배치는 주목할 만하다.

4면 전체를 7일에 있었던 유시민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할애했던 한겨레는 이 면에서 입을 꽉 다문 채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는 유시민 내정자의 사진을 크게 배치하고, 국민연금 미납에 대한 야당의 집중 공세와 유시민 내정자의 해명 발언들이 비교적 공평하게 실렸다. 그러나 지적하고 싶은 바는 그 기사 바로 밑으로 실린 ‘미납자 양산하는 국민연금법’ 이다.


이 기사는 유시민 내정자 인사청문회로 논란이 되고 있는 국민연금 미납과 관련, 국민연금법과 제도의 허점으로 미납자가 양산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 기사의 지적이 사뭇 타당하다할지라도 유시민 내정자의 국민연금 미납과 관련 이러한 기사를 함께 배치하는 한겨레의 의도는 새삼 눈길을 끈다.

대체로 개혁언론의 각론수준에 그친 7일 인사청문회의 내용을 그대로 기사화하면서 후보자를 적극 옹호하거나 변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6일자로 실린 오마이뉴스 ‘인사청문회 까발리기식은 안됩니다’ 기사에서 드러났듯이 ‘국민연금을 얼마나 체납했느니, 자식을 어느 외고에 보냈느니’ 하는 등의 유치하고 검증되지 않는 질문들로 이루어진 현 청문회라는 형식이 단순히 정당의 힘겨루기의 연장선상에 놓여 소모적인 논쟁으로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서 언론은 국회의 소모적 논쟁에 대한 비판, 감시의 역할을 수행하고 실질적인 논쟁이 오고갈 수 있는 공론의 장을 형성했어야 함에도 오히려 개혁언론의 보도는 그 논쟁에 편승하여 정책 방향에 대해 침묵하는 내정자에 대한 강한 비판을 삼가하며 실질적 내정자에 대한 자질 판단 기준마저 퇴색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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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 ,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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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개벽

    보도 비평 훌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