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빠 그리고 민족주의와 결합한 그들의 집단주의

[한국사회포럼] 한국사회 비이성적 집단주의, 사회운동의 대응

한국사회의 비이성적 집단주의, 사회운동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의 포럼은 24일 주경복 건국대 교수의 사회로 2명의 주 발제와 4명의 토론 제기로 진행됐다. 주 발제가 명확히 '황빠 운동'을 지칭하고 있고, 이날 토론 주제가 주제인 만큼 우발 사태가 있을 것을 걱정하기도 했으나 토론회는 무리없이 진행됐다.

  유영주 참세상 편집장이 토론을 하고 있다.

주 발제를 한 김환석 시민과학센터 소장은 ‘비이성적 집단주의 = 황빠 운동’으로 지목, 그에 한정한 발제를 진행했다. 김환석 소장은 “박정희 시대 이후 ‘과학기술 발전=애국’ 이라는 공식에 진보와 보수의 암묵적 합의가 있었다”고 진단하며 “황우석 사태는 이런 사회적 합의의 균열을 보여 준 것으로 민주적 과학기술 정책으로 나아가야 할 지향성을 찾아 진보진영이 이를 적극적인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발제자인 박상훈 후마니타스 주간은 비이성적 집단주의가 △대중운동의 성격 △반체제적 이념과 가치 경향 △독자적 영향력의 동원 메커니즘과 사회적 네트워크 △자기충족적 사고와 신념의 체계가 발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민주화의 퇴행과 보수적 대중운동’으로의 비이성적 집단주의를 분석, “민주개혁의 대안적 비전을 발전시키지 못한 민주파, 진보파 전체의 무능”에서 책임을 찾기도 했다.

김환석 소장과 박상훈 주간이 든 비이성적 집단주의의 상징체는 ‘황빠’운동으로 보수와 애국주의로 점철된 집단으로 한정했으나 토론 과정에서는 비이성적 집단주의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추가 주문되기도 했다.

애국주의가 점철된 과학기술 정치

김환석 소장은 황우석 사태가 ‘난자체취 윤리위반, 논문 조작사건’이 발단이고 핵심이지만, “황빠 운동은 ‘황우석 개인’에 의한 우연적 사건이 아니라 박정희 시대 이후 과학기술 만능주의에 결합한 강렬한 애국주의에서 기인한 것, 과학기술의 상징이 영웅이 필요한 조건이 결합된 사건”이라며 현재 황우석 살리기 운동도 애국운동의 맥락에서 진행된다고 분석했다.

현재 황우석 살리기에 나선 황빠 단체들을 ‘음모론에 입각해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반대친노무현 성향 △미국반대 반노무현 △친 미국 반 노무현 △반 서울대 경기고 △반 카톨릭 등 '어떤 음모론을 믿느냐'에 따라 5개로 분류했다. 김환석 소장은 “친미와 반미가 황우석 구하기 운동에 같이 나설 수 있는 동기는 친미반미를 망론하고 공유한 과학기술 만능주의 이데올로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과학기술 강국 이데올로기는 변한 적 없고, 더욱 강화되고 있다”라며 “심지어 진보운동 세력 또한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인간해방, 노동해방을 이룬다는 해방을 위한 생산력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적용, 진보진영에서도 ‘과학기술 발전=진보’를 의미" 과학기술 강국이란 암묵적 사회적 합의를 이뤄왔다”고 강조했다.

결국 “황우석 사태는 보수와 진보가 합의했던 ‘과학기술 발전=국가발전=애국’이란 공식과 합의에 생긴 균열로 ‘환경 파괴 윤리적 문제, 양극화 문제’ 등에 대한 비판적 저항이 형성된 것"이라고 진단하며 이제 “어떤 과학기술 발전, 어떤 방향의 발전을 지향할 것인가에 대한 가치, 실천의 선택이 필요한 국면”에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또한 “국익을 최상의 가치로 둔 발전 중심 전략, 과학 발전 속도를 높이기보다는 환경 친화적인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균형적 과학발전을 추구하며 투명하고 공정한 연구 관리와 민주적 연구 문화의 실천을 강조하는 민주적 과학정책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시즘으로의 발전 가능성, 진보는 무엇을 해야 하나

박상훈 주간은 "보수-비이성적 집단이 논리적으로 매우 혼란스럽고, 모순적인 내용을 가지고 일관성이 없어 운동의 방향으로 발전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인간 역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보수적 대중운동인 ‘파시즘’"을 예로 들며 현실의 위험성을 제기했다.

박상훈 주간은 “오늘날 현실 민주주의의 실패 경로로 빠르게 퇴행하고 있는 점에서 보수적 대중운동이 더 위험스러워 보인다”고 지적하며 "극우적 운동, 비이성적 집단주의를 좀 더 분석해 봐야 한다"며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정부로 대표되는 개혁파가 오히려 신자유주의자의 추진자가 되고, 시장경제 한정한 신자유주의가 사회 심리적 구조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변화시켰는가“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나아가 비이성적 집단주의가 더욱 조직화, 네트워크화 되고 있는 이유를 “무력감, 고독감 갖는 조건에 쉽게 자아 통일 성 포기하고, 외부 우상, 절대자에게 몰입해 적극적인 자아로서의 존재를 버리고 그들에게 도피하게 된다”며 “진보적 사회운동 세력도 민주화 변형, 퇴행하는데 운동을 확장시키지 못한 결과가 있다”고 책임을 지적했다.

박상훈 주간은 “민주화 이후 민중적 요소를 극대화 하려는 노력의 형태도 다층화 돼야 한다"며 "운동의 형태도 공적이고 사회적 운동과 뒷받침 되는 사적 부분이 양립적 운동으로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실천과제로 정당과 사회적 운동의 결합에 사회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포럼은 시민방송 RTV에서 전체 촬영했고, 좌석도 가득 찼다.

비이성적 집단주의에 대한 명확한 정리 필요

토론자로 참석한 김광식 전 대전환경운동연합 대표는 문제제기에 동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이런 현상에 대한 해석에 있어 비이성적 집단주의가 파시즘이라는 왜곡된 형태로 나갈 것을 진단하긴 아직 이르다"며 오히려 "현실적 핵심은 민주주의 혼란과 위기이지 않겠나"를 반문했다.

그리고 "신자유주의에서 비롯된, 경쟁과 자본으로 부터 출발한 심리적 소외구조와 왜곡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흐름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오히려 진보진영은 답이 없다"며 "주장만 있을 뿐 대중을 끌어들이고, 동원할 실질 내용과 컨텐츠를 갖지 못하면서 진보진영 내의 자위가 진행되고 있다"며 진보진영의 책임을 물었다.

다른 토론 참석자인 유영주 참세상 편집장은 "신자유주의가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와 정책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전제하고, "자유주의자들은 민주화와 개혁, 더 할게 있으면 하라는 선택을 강요받았다. 순종과 타협에 익숙해진 그들 다수는 오늘날 일그러진 영웅 유시민에게 돌을 던지지 않는다"며 토론을 시작했다.

발제자들이 대표적인 예로 들었던 황빠들의 비이성적 집단주의 사례 외에도, 집회를 동반하지 않는 비이성적 집단 동원으로 X파일과 에버랜드 전환사채 대가로 8천억 원을 동원한 삼성 사례, 자발적 응원을 사고 판 서울시와 SK자본 등을 너댓가지의 사례를 거명하며 "진정한 비이성적 집단주의는 국가(정부)가 지원하고, 의료산업 자본이 맞장구를 치고, 언론이 눈과 귀를 틀어막고, 학원이 결탁한 황색4자동맹 그 자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중운동의 성격을 갖는다'라는 표현을 '집단의 집회 동원의 성격'이란 표현으로, '반체제적 이념과 가치 정향'이란 표현을 명확히 해 줄 것을 요구하며 박상훈 주간의 발제와 관련해 "성찰을 시도했으나 신자유주의 세계화라는 자본운동의 경향에 의해 보다 엽기적이고 파괴적인 모습으로 등장한 비이성적 집단주의까지 종합적으로 진단하지 않은 한계"를 지적, 발제문의 '보강'을 요청했다.

윤상철 한신대 교수는 "민주화 세력이 구 권위주의 가치에 대한 적대적 배척이 올바른 전술이었는가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적대적 배척이 아니라 이념적으로 끌어 들일 순 없는가"를 반문하며 "보수 세력의 대처에 진보세력의 포괄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이어 "정당이 그 역할을 하기에는 회의적이며 성찰 가능한 방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지막 토론자인 임지현 한양대 교수는 "급진적이고 변화 도모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우리 상상 자체가 체제 내에 포섭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하며 그 지점에는 "민족주의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스크린쿼터 싸움이 할리우드에 대항한 '문화 민족주의'에 오히려 갇혀 있음을 예로 들었다.

이어 "크고 작은 규모의 집단성 보다는 개개인들의 자율성과 자율성의 경향을 가지고 모였다, 흩어지는 프로젝트 밴드식의 정치적 결사들의 가능성"을 제안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라은영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