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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옆의 약자 표지 [출처: 도서출판 산지니] |
부산에만 신도수가 35만 명에 이른다는 거대사찰 삼광사. 이곳에서는 절의 사무, 관리, 운전 등을 맡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100여 명이 사찰로부터 교섭은 커녕 폭력적인 탄압을 받고 있었다.
사찰에서 13년간 버스기사로 일했다는 해고노동자 김승조씨는 “오죽 답답했으면 절에서 노조를 만들어겠어요”라고 항변한다. 그러나 이곳 스님의 발언은 더 기막히다. “당신 죽는 거랑, 나랑 무슨 상관이 있어. 나가라”
서울의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김모(46)씨. 그녀는 IMF시절 6천여 만원의 사기를 당해 매달 2백여만 원씩 빚을 갚아나갔지만 채무독촉에 시달리다 보니 신경쇠약, 우울증에 빠져 정신과 치료를 받을 정도다. 후유증은 면책 판정 이후에도 지속돼 1년이 다되도록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을 정도다. 과중채무자 700만 명 시대. 신용불량에 이은 면책 뒤의 삶에 대해서도 사회는 냉정하기만 하다.
이주노동자, 장애인, 노숙인, 과중채무자, 남의 나라 이야기인가?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약자이자 소수자들이 겪는 일반적인 현실이다.
오죽했으면 추천사를 쓴 박노자 오슬로 국립대학 한국학 부교수가 “책이 그리고 있는 대학민국은 ‘유전무죄 무전유죄’ 정도가 아니고 차라리 ‘유전즉신 무전즉수(有錢卽神 無錢卽獸)’, 돈이 있으면 인간이상의 신과 같은 대접을 받고, 돈이 없으면 인간이하의 동물도 못한 대접을 받는 것은 박정희 식 ‘병영자본주의’를 이은 김대중과 노무현의 신자유주의적 모델의 실체”라고 표현했을까.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만 850만 명인 우리 사회에서 아직도 우리의 의식 속에서는 이들을 차별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언제 누가 비정규직의 나락으로 떨어질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우리 옆의 약자>는 이수현씨가 2005년 9월부터 <매일노동뉴스>에서 매주 연재한 ‘우리 옆의 약자’ 기획기사를 보완해 다시 펴낸 책이다. 저자 이수현씨는 2004년 총선 이후 매일노동뉴스 취재기자로 일하면서 이주노동자, 장애인, 병역거부자, 미혼모, 영세 어민들, 성소수자, 독거노인, 청소년, 노숙인, 쪽방 사람들, 신용불량자, 희귀·난치병 환자, 비정규직노동자, 새터민 등 우리가 마치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생각하는 그들의 삶을 르포형식으로 생생하게 담아냈다.
또 자칫 감성에 호소할 수 있는 르포의 단점을 메우기 위해 매 꼭지마다 전문가 기고를 통해 소수자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기자가 바라본 탈북 새터민과 종교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좌파진영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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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옆의 약자' 저자인 이수현씨 |
이들 ‘여호와의 증인’ 신자들은 병역거부 1만여 명의 누적치가 보여주듯 종교적 신념과 무저항의 방식으로 반전평화를 실천하고 있는데, 저자는 이러한 여호와의 증인 앞에서 ‘나는 평화를 사랑한다’고 감히 외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진정한 좌파가 과연 몇이나 되는지 담담히 묻고 있다.
이수현씨는 현재 매일노동뉴스 객원기자이자 은평시민신문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노동과 진보에 대해 기사를 쓰고 있다. 그는 우리 옆의 약자를 취재할 당시 그렇게 많은 희귀 난치병 환자가 있는 줄 몰랐다고 얘기한다. 또 희귀·난치병 환자들이 왜 황우석 교수에 대해 기대했는지 새삼 더 알게 됐다고 한다.
새터민 문제도 그렇다. 그는 ‘이주노동자들보다 못한 차별에 시달린다’고 하소연하는 탈북 새터민들의 어려움에 관한 기사를 냈을 때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고 한다. 그만큼 진보진영에서 이 문제에 대해 북한인권 문제처럼 아직도 금기시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이수현씨는 “기자로서 진실의 한단면을 보여주기 위해 썼다”며 “수구보수단체에 이용당해서는 안되겠지만, 진보를 자처하는 좌파진영의 부단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매일노동뉴스에서 연재한 ‘우리 옆의 약자’를 책으로 다시 내고자 했던 이유에 대해서 이수현씨는 “우리 옆의 약자인 ‘소수자들’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을 되돌아보자는 취지”라며 “빈익빈 부익부가 더 심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들과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수자들과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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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우 님은 참세상 부산경남지역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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