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지난 2003년에 진행되었던 철도파업에 대해 철도노조가 철도공사에게 24억 4천 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해 파문이 일고 있다. 철도공사가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피해를 봤다며 노조를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철도공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현행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3조에는 “사용자는 단체교섭 또는 쟁의로 인해 입은 손해에 대해 노조와 근로자에게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되어 있음에도 대법원은 철도노조의 파업에 “정당성이 없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런 재판부의 판결은 당시 철도노조가 파업의 이유로 주되게 내세웠던 ‘철도 민영화 반대’라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생존과 직접 연결되어 있을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의 요구에 대해 “노사관계에서 논의할 사항이 아니다”라는 철도공사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옹호한 것이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는 정부정책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철도노조 파업은 근로조건 등이 아닌 철도 민영화 등 정부의 정책사항에 관한 것이어서 정당성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이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정부의 정책에 따라 고용조건, 근로조건 등의 변화가 필수적으로 동반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에 대한 노동자들의 문제제기는 봉쇄되어 있다.
이에 대해 공공연맹은 지난 ‘7월 총파업’ 당시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생존과 직결될 수밖에 없는 사회적 쟁점을 놓고 공공기관 사용자들과 단체교섭을 진행해 왔으나 번번이 벽에 부딪히는 현실은 정부의 정책과 지침이었다”며 “지난 20여 년 동안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요구는 기업 내에서 해결이 불가능 했지만 이를 해결해야 할 정부는 법과 제도의 폭력으로 불법으로 매도하기에 바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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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철도노조의 파업은 정부가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함에 따라 시작되었음에도, 정부는 철도노조 파업 즉시 공권력을 투입해 노동자들을 폭력적으로 연행했다./ 참세상 자료사진 |
2003년 철도파업, 정부의 일방적 약속파기가 이유
특히 2003년 철도파업의 경우 정부가 철도노조와 합의한 ‘기존 민영화 방침 철회와 철도개혁을 위한 사회적 합의추진’이라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사유화를 단계적으로 실현하는 계획으로 ‘공사화’를 추진했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었다.
재판부도 이를 일정 부분 인정했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는 2003년 철도민영화 방침을 전면 철회하고 철도개혁법안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 측에서 이를 무시하고 입법절차를 강행함으로써 피고가 파업을 시작하게 된 큰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인정한다"며 철도노조의 책임을 40%로 제한했다.
철도공사, 철도노조에게 개인 손배까지
정부의 일방적인 약속파기로 인해 벌어진 파업임에도 대법원은 정부정책에 대한 노동자들의 정당한 문제제기에 대해 “정당성 없음”을 이유로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 없는 24억이 넘는 엄청난 금액의 손해배상을 결정하면서 앞으로 공공부문 노동자들과 사측, 이와 필수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정부와의 관계는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철도노조의 경우 지난 3월 파업에 대해 철도공사가 조합원 개인에게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해 놓고 있는 가운데 이번 판결이 영향을 미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철도공사는 KTX승무지부 조합원들에게 스티커 제거 비용으로 3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해 놓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철도노조는 “노조를 탄압하고 노동자의 저항을 무력화 시키려는 의도”를 강력히 규탄했다.
한편, 이번 대법원의 판결이 포항건설노조의 포스코 농성과 관련해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가 거액의 손해배상청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 때문에다. 이번 판결에서도 들어났듯이 ‘파업의 정당성’에 대한 판단이 사측에 유리한 방식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스코가 직접 건설전문업체까지 노무관리를 직접 했다는 문건들이 입수, 보도됨에 따라 이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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