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병직 건교 등 부동산 정책 3인방 결국 사퇴키로

민노, “시장주의적 공급론 정책 유지되는 한 사퇴할 장관 100명”

이른바 부동산 정책라인인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 등 3인방은 14일 최근 정점에 달한 부동산 문제와 관련 사의를 표명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을 통해 "추 장관, 이 수석, 정 보좌관이 각각 사의를 전달해 왔다"고 전하면서 "이병완 비서실장이 이를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윤태영 대변인은 그러나 "사표 수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노 대통령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윤태영 대변인은 이들 인사들의 무더기 사의표명에 대해 "각각의 사유들이 있겠지만 최근의 일과 관련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세 사람의 사의 표명을 계기로 부동산 사령탑이 전면 교체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사의에 대한 수용 여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답변했다.

부동산 3인방은 물의 3인방

추병직 건교부 장관은 그동안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국정 감사 등을 통해 책임추궁을 당하면서 사퇴압력을 받아왔다. 그러던 중 최근 또 다른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인천 검단 신도시 건설 계획을 내놓았으나 부처 협의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신도시 개발 계획'을 언론에 미리 공개해 시장에 혼선을 주는 등 부동산 가격 상승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에 직면, 가뜩이나 정치권의 인책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사퇴를 가속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백만 홍보수석의 경우 10일 청와대 브리핑에 건교부의 신도시 계획 등을 가리켜 획기적인 공급확대 정책으로 홍보하고 부동산 시장에 안정화를 가져다줄 대책으로 추켜세우면서 "지금 비싼 값에 집 사면 낭패"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러나 이 글에 대해 "서민들의 정서를 헤아리지 못했다"는 비난이 일면서 사퇴 압력을 받게 됐다. 이백만 홍보수석은 국정 브리핑을 통해 주로 한미FTA 등 정부 정책에 대한 일방적 홍보와 무리한 예산 사용으로 이미 국정감사를 통해 질타를 받아 왔다. 이에 더해 이백만 수석은 최근 8억 원 가량을 대출받아 부인 명의로 강남에 50평대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문수 경제보좌관은 지난해 1월부터 청와대 참모진으로 활동하면서 8.31, 3.30 대책 등 주요한 부동산 정책 입안에 관여해 왔다. 그는 특히 8.31 대책 당시 정부의 태스크포스를 이끌었으나 국회에서는 "나는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다"라고 말해 정치권과 여론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들 3 인방의 한날 사퇴 의사표명을 두고 대부분의 언론들은 주요 원인으로 '여론 압박' '민심 이반' 등의 수사를 동원해 설명하고 있다. 확실한 내용 없이 포장만 바꿔가며 쏟아지는 부동산 대책이 실효는 커녕, 역으로 혼선만 초래하고 있는 상황에서 거세진 국민적 불만 표출에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가 추병직 장관 등 3인방의 사퇴소식을 언론에 신속히 발표한 점을 주목, 노무현 대통령이 미리 이들의 사의를 수용, 교체키로 방침을 정한 정책실패에 대한 사실상 문책성 경질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정치권 환영일색, 민노 “시장주의적 공급론 기조 바꿔야..”

한편 이들 부동산 정책라인의 사퇴 의사에 대해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환영입장을 밝혔다.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세 사람의 사의 표명은 부동산 가격폭등과 관련, 민심을 수렴하고 한편으로는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한 결단으로 평가한다"며 "세 사람의 사의가 그 동안 심려를 끼쳐드린 국민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기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세금폭탄'이라는 규제로 부동산 가격을 잡으려는 반(反)시장적 정책이었고, 이 잘못된 정책의 중심에 서 있었던 추 장관 등 '3인방'의 사퇴는 당연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면서 유기준 대변인은 더 나아가 "차제에 현 정권 출범 초기부터 부동산정책에 관여한 인사들도 거취를 함께 표명해야 한다"면서 "부동산을 직접 잡겠다고 공언한 사람이 노무현 대통령인데, 대통령의 사과가 없는 점은 잘못됐다"며 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부동산 사태의 책임자들이 들끓는 민심 앞에 무릎 꿇고 물러난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고 잘라 말하면서 아울러 "이병완 비서실장 역시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논평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그러면서 "현 정부의 시장주의적 공급론 정책이 계속 유지되는 한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날 장관은 100명이 넘어도 모자랄 것"이라고 지적하며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방향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 부동산 정책라인 3인방의 동시 사의 표명이 여론 무마용이 될지, 부동산 정책 실패로 받아들여져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에 영향을 주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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