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평화 집회 운운할 자격이 없다”

전용철·홍덕표 열사 1주기, '경찰 폭력 여전하다' 성토 이어

1년 전 오늘(15일) 여의도에서는 '쌀 협상 국회비준 반대 전국 농민대회'가 진행됐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국회를 향한 농민들의 외침이 하늘을 찔렀다. 이날 저녁, 하루 종일 대회를 진행한 농민들은 여의도 공원에서 마무리 집회를 갖고 해산을 하려 할 즈음, 경찰들이 여의도 한복판에서 정리집회를 하고 있는 농민들을 급습했다.

아수라장으로 변한 여의도 공원에서는 부상자들이 속출했고, 쓰러진 농민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결국 경찰 폭력 진압으로 인한 상해로 2명의 농민이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면 합의로 점철된 '쌀 비준'을 강행 처리하려는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과 무고한 농민 2인의 사망 사태에 대한 분노가 얹혀 연일 집회가 계속됐고, 경찰과 정권을 향한 '책임 처벌'을 촉구하는 여론이 확산됐다. 결국 노무현 대통령이 공개 사과를 했고, 경찰청장의 해임으로 사태는 일단락 됐다.

  농민연합과 민중연대는 '고 전용철, 홍덕표 농민 사망 1주기'를 맞아 경찰청 앞에서 '대국민약속 이행 촉구와 평화시위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농민연대와 전국민중연대는 15일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두 농민의 희생과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경찰청장의 해임 과정을 보면서 우리 국민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랬지만, 두 열사를 보낸지 1년이 되는 지금 아직도 우리 가슴에는 화해와 용서보다는 배신과 분노의 감정이 가득할 뿐”이라며 지금의 심정을 밝혔다.

첫 번째 이유는 당시 정부와 경찰은 ‘경찰의 폭력에 농민이 맞아 죽었다’는 확실한 증거들과 국민 여론을 의식하며 사태 정리에만 급급했을 뿐 합의했던 내용에 대한 ‘약속’이 지금까지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와 경찰은 △과잉진압한 진압 경찰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농업회생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 △과잉진압 예방을 위한 진압 경찰의 명찰 부착 등을 약속했다.

이들은 “정부가 책임자 처벌, 농업회생을 위한 사회적 협약, 진압경찰의 명찰 부착, 열사의 영정앞에서 국민들에게 발표한 대국민 약속 중 그 어느 하나 지키지 않은 정부와 경찰이 도대체 무슨 낯으로 평화 시위를 운운하고 불법시위 엄단을 운운한단 말인가”를 반문했다.

두 번째 이유는 '재발 방지'를 약속했던 경찰의 폭력 진압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월 16일 건설산업연맹과 민주노총 경북본부의 포스코 공권력 투입 규탄집회 중 하중근 건설노동자가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경찰의 폭력 행사로 사망하는 등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경찰의 폭력 행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들며 '각성'을 촉구했다.

또한 지난 10월 한미FTA 4차 협상 저지 집회 과정에서 제주 천제연 다리 앞에서 집회 참가자들의 정렬을 호소한 사회자가 경찰에 의해 집단 폭행당한 점, 방송차를 운전 중이던 사람에게 방패로 유리창을 깨고 집중 구타했던 사례들을 들며 '경찰의 폭력 행사'가 여전함을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병기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민간인을 대상으로 훈련하는 특수 기동대의 해체 △경찰 노조 결성 △경찰 책임자 인선에 시민사회단체 의견 반영 등의 방식을 제안했다. 강병기 최고위원은 “인선 권한이 정부에게만 있고, 견제할 노동조합이 없기 때문에 잘못된 지시가 내려와도 군대식 일방적 명령 체계 속에 이런 식의 폭력 진압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제안 배경을 밝혔다.

이들은 △정부의 즉각적인 약속 이행 △겉으로는 평화시위 정착을 주장하나 실제로는 평화 시위를 방해하는 주요 도로의 집회 금지 방침을 즉각 철회할 것 △평화시위 보장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집회 진압의 책임자 였던 이종우 서울청 기동단장은 감봉 3개월 후 강원청 차장으로 발령났다. 그 외에도 방병국 영등포서장은 정직 1개월 이후 서울청 보안 1과장으로, 김홍근 서울청 기동단 경비과장은 견책 후 경찰청 경비국 치안상황실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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