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언론, 손학규에 대한 무한도전

[언론의 재구성](108) - 손학규 탈당에 대한 개혁언론의 보도

지난 19일,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손학규 前 경기도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이에 대한 개혁언론들의 보도태도를 살펴본다.

손학규 前 지사는 지난 15일 강원도 양양 낙산사로 칩거를 떠난 지 닷새 만에 탈당을 선언했다. 손학규 前 지사는 낡은 수구, 무능한 좌파 등의 표현을 써가며 정치세력들을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손학규 前 지사는 “낡은 수구와 무능한 좌파의 질곡을 깨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새길을 창조하기 위해 한나라당을 떠나기로 했다”라며 탈당의 변을 남겼다.

손학규 前 지사는 자신의 탈당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한나라당의 독재성과 수구보수적 성격을 지적하긴 했지만, 권력을 잡기 위해 이합집산하고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무관하게 힘이 모이는 곳에 붙는 철새 정치인들과 다르지 않다. 민주노동당은 이에 대해 “개인적 유불리에 의한 판단이 새로운 정치질서의 출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 보지 않는다”라며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이라는 책이 있는데 여기에 철새를 하나 덧붙여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겨레와 오마이뉴스 둘 다 일단 손학규 前 지사의 탈당이 현 정치지형에 많은 변화를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같다.

오마이뉴스, 반한나라당이면 된다?

손학규 前 지사의 탈당 다음 날인 20일, 오마이뉴스 김종배 기자는 ‘손학규의 운명, 수도권 40대에 달렸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를 자세히 분석했다. 김종배 기자는 “의외다. 여론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라고 기사를 시작했다. 김종배 기자는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를 비교하며 “손학규 前 지사의 탈당이 옳건 그르건, 그것이 한나라당의 독주에 제동을 걸 것이라고 기대하는 심리가 여론조사 결과에 투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관권은 반한나라당 세력”이라며 “한나라당 안에서 보수 속에 개혁 노선을 걸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정치 환경에 놓이게 된다”라고 지적하며, 제목에서도 언급했던 40대, 그러니까 386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를 고민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는 그간 오마이뉴스가 반한나라당을 중심으로 개혁세력의 결집을 강조했던 보도태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반한나라당 전선으로의 결집은 현재 다양하게 나타나는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고, 그래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많은 지적이 있었음에도 오마이뉴스는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것과 다르지 않은 보도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한겨레, 중도개혁세력 결집 동 뜨나

한겨레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한겨레도 20일, 4면을 할애해 손학규 前 지사의 탈당에 대해 보도했다. 임석규 기자는 ‘대선정국 빅뱅 신호탄 올랐다’라는 제목으로 탈당 상황에 대해 분석했다.


임석규 기자는 “한나라당의 대세론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지리멸렬 상태인 여권의 이합집산을 촉진하면서 정치권 전체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라며 “한나라당에 몸 담고 있으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잠재적 대선 후보 1위로 꼽혔던 그의 탈당은 범여권 지지층의 결집을 가속화 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그동안 손학규 前 지사를 범여권 후보로 거론하는데 단단히 한 몫을 한 바 있다. 한겨레는 연 초부터 손학규 前 지사의 행보를 주목하며, 열린우리당의 반응을 시시각각 보도하기도 했다. 범여권 후보로 손학규 前 지사가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한 보도부터 시작해 지난 1월 말에는 손학규 前 지사가 한나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며 개혁세력과 함께 하려 한다고 보도하기도 하고,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이 한나라당 개혁인사 받아들일 수 있다라는 말을 보도하기도 했다.

한겨레는 결국 손학규 前 지사가 탈당을 결정하자 중도개혁세력의 결집을 주장하고 나선다. 같은 기사에서 임석규 기자는 “열린우리당의 분열과 손 전 지사의 탈당은 정치권이 보수를 표방하는 한나라당과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 그리고 중도개혁 정당의 3각 정립구도로 재편될 여지를 열어놓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겨레의 기대처럼 손학규 前 지사의 탈당이 중도개혁세력의 결집의 뇌관이 되어 한나라당 흔들기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손학규 前 지사가 한나라당에서 큰 세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한나라당 흔들기에 역할을 하기 보다는 오히려 이번 탈당으로 보수 세력의 결집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나라당의 독주는 그대로 유지되고, 손학규 前 지사는 많은 철새 정치인들처럼 될 것으로 보인다.

반한나라당이 아니라 반신자유주의를

사실 정치인들의 탈당은 권력을 따라 움직이는 속성에 따라 당연히 벌어지는 일인데, 한겨레와 오마이뉴스가 오히려 무슨 일이 벌어진 것 처럼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느낌까지 든다. 손학규 前 지사는 경기도지사 시절에도 그러했고, 한나라당에서도 한미FTA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사람이기도 하다. 손학규 前 지사는 탈당을 선언하면서 진대제 前 정보통신부 장관과 정운찬 前 서울대 총장을 언급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겠다라고 밝혔는데, 이는 이명박 前 시장의 개발정책과 한 치도 다르지 않다.

손학규 前 지사는 독재개발정책을 비판하며 미래산업을 언급하고 있지만, 지난 황우석 사태에서도 드러났듯이 신자유주의 발전은 민중에게 희망은커녕 절망만을 안겨 주었다. IT, BT 등으로 포장된 미래산업은 그자체로 허구임이 드러났던 것이다. 손학규 前 지사가 그렇게 함께 하고자 하는 진대제 前 장관은 이 사태에 주범이기도 했다.

결국 지금 필요한 것은 노무현 정권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진보, 발전, 성장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신자유주의 개혁과 발전의 허구성을 분석하는 보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