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 테러, "금품수수 사건확대 막으려 저질러진 것"

김기현 택시노동자, "사건 배후와 택시사업주 불법행위 규명해달라"

택시노조의 금품수수 사실을 언론에 제보했던 김기현 택시노동자가 "신분이 노출돼 협박을 당했고 급기야 지난 3일 새벽 테러까지 당했다"며 5일 울산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테러사건의 배후와 택시 사업주들의 불법행위를 낱낱이 밝혀줄 것을 호소했다.

  "떨리고 두려운 마음이 앞서 이 자리에 오기까지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테러를 당하고 사건의 배후를 철저히 밝혀달라고 호소하는 김기현 택시노동자

머리에 붕대를 한 채 기자회견장에 선 김기현 노동자는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지난 2일 전액관리제 미시행을 조건으로 울산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 신모씨로부터 6천여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밝혀져 한국노총 택시본부장과 민주노총 택시본부장이 구속됐다"며 "밤잠 설쳐가며 인생막장이라는 오명에도 먹고 살기 위해 몸부림친 택시노동자들의 생존권을 팔아먹은 행위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기현 노동자는 택시노조 금품수수 사건이 언론에 처음 알려진 지난 3월 21일 이후 기사를 쓴 김아무개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번 사건은 의혹이 아니라 사실"이라는 내용으로 3~4회 전화를 했고 3월 30일 중구청에서 김 기자를 만났다고 밝혔다.

이어 3월 31일 울산지방경찰청 수사과에서 참고인조사를 받았는데 그 자리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택시본부 관계자와 대면하게 되면서 신분이 노출됐고, 그 때 이후로 신분이 노출되면서 "눈까리를 파버린다" "길조심해라" "죽이겠다"는 등 십여차례 협박전화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김기현 노동자는 "이렇듯 기사와 관련해서 협박전화가 걸려온 것은 누군가 내 신분을 노출시켰다는 것"이라며 "추정해본 결과 나와 접촉했던 모 일간지의 김아무개 기자와 나를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했던 울산지방경찰청 경찰이 아닌가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지난 3일 새벽 내게 가해진 테러는 단순한 강도에 의한 사건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만약 단순 강도였다면 돈을 가져갔을 것이고, 개인적 원한이 있었다면 더 위험한 흉기를 사용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결국 이번 택시노조 간부 금품수수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저질러진 계획적인 테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테러사건의 배후를 반드시 밝혀주기를 경찰에 분명히 요구한다"면서 "전액관리제 무마를 위해 불법적으로 거액의 로비자금을 조성해 노조간부들을 매수한 사업주들의 불법행위를 낱낱이 밝혀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울산시가 전액관리제에 대해 조금만 더 적극적인 집행의지를 가졌다면 이번과 같은 거액의 금품수수 사건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현 노동자는 "이 사건이 어디까지 확대될 것이고, 나에게 닥칠 어떤 위험이 있는지 정말 겁이 난다"며 "부디 이번 사건이 용두사미로 끝나지 말고, 이번 기회에 사잣밥을 먹으며 도로를 누비고 있는 택시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지가 개선되는 시작이었으면 한다"고 말을 맺었다.

회견문을 다 읽고나서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전액관리제를 꼭 해야 하는지를 묻는 어느 기자의 질문에 김기현 노동자는 "영업용 택시기사들은 전액관리제를 해야만 겨우 밥 먹고 산다"며 "전액관리제를 안하는 이유가 뭔지 되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울산시 당국과 택시업체와의 밀착 의혹에 대해서는 "울산시에서 꼭 하려고만 했으면 전액관리제는 시행됐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기현 노동자에 따르면 지난 3일 자정 무렵 일을 마치고 차고지에 차를 주차시키려는데 3~40대 남자 승객이 "2~3분 거리니 가자"고 해 승객을 태우고 차를 몰았는데, 남구 선암동 풍산금속 사택 근처 선암저수지 인근에서 둔기에 머리를 맞아 쓰러졌다고 한다.

범인은 "안에 불 좀 꺼달라"는 말 이외에는 별다른 말은 없었다고 하는데 김기현 노동자는 "대면하면 범인 얼굴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 민주택시연맹울산본부는 6일 기자회견을 열어 본부장 구속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이번 사건의 배후 규명과 전액관리제 전면실시를 촉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이종호 기자)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울산노동뉴스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