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전교조 서울지부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는 노동자의힘, 사회주의노동자연합(사노련), 노동해방실천연대(해방연대) 등 3단체가 공동 주최하는 형식으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 9월 3일 사노련이 석방자 보고대회에서 사회주의 당 건설을 위한 공동토론회 제안에 따른 것으로, 이후 3단체가 세 차례 기획단 모임을 통해 마련했다.
![]() |
▲ 노동자의힘, 사회주의노동자연합, 노동해방실천연대 3단체가 공동 주최한 사회주의 운동과 사회주의당 건설 토론회. 150여 명의 활동가가 모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
당의 명칭과 필요, 상태진단, 투쟁과제 대동소이
- 경과와 명칭 : 사회주의(노동자)당
3단체는 공히 사회주의당 건설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노동자의힘은 지난 3월 15일과 4월 27일에 걸쳐 열린 22차 총회에서 09년 초에 노동자계급정당 건설 추진위를 건설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10월 11일 노동자의힘 회원과 현장, 부문 활동가 107명으로 구성된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 준비모임’ 출범대회를 가졌다.
사노련은 지난 2월 23일 출범대회를 갖고, 각 조직이 사회주의 노동자당의 강령.전술.조직노선을 정식화해 제출하고, 선진노동자들이 이를 토론하는 과정을 거쳐 사회주의노동자당을 건설하자고 주장해왔다. 8월 국가보안법 조직 사건을 경과하면서 공개적인 사회주의노동자당 건설 토론회를 제안한 바 있다.
해방연대는 지난 3월 1일 회원 총회에서 민주노동당 탈당을 결정하고,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온전히 실천하기 위해 사회주의정당을 건설하자고 제안했다. 6월 7일 임시총회에서는 조직통합 방식이나 당 건설 일정 중심이 아니라 주체 역량 강화를 중심으로 당을 건설하자는 ‘사회주의정당선설계획’을 확정했다.
이밖에 이날 토론회가 열린 같은 시간에 출범한 노동자진보정당건설추진위원회(준)(노건추)도 “현재 계급정당을 추진 중에 있는 사람들도 있고, 사회주의 강령을 중심으로 당을 만들자는 그룹도 있다”며 “조직 대 조직으로 이들과 토론하고, 연대하고, 노동자 정치의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올해 들어 사회주의 운동과 사회주의 당 건설 논의가 활발해진 배경에는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신자유주의 정치 위기, 노동자 정치세력화 10년에 대한 평가, 민주노동당의 분화와 두 개의 진보정당 출현에 대한 평가, 신자유주의 자본 모순의 심화에 따른 대안으로서의 공공연한 사회주의 운동의 필요 등이 종합적으로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 필요 : 왜 지금 사회주의당인가
3단체는 왜 지금 사회주의당인가에 대해서도 큰 인식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노동자의힘은 “민생파탄, 생태 위기, 전쟁 위기, 식량 및 먹을거리의 안정성 위기, 노동자계급 내의 분할과 위계화, 민주주의 제권리 후퇴와 탄압의 강화 등이 현대 자본주의 모순과 분리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신자유주의 반대 수준을 넘어 자본주의를 극복하지 않고서는 해결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인식했다.
이로부터 노동자의힘은 △노동운동의 개량화.제도화.관료화 △민주노동당의 실패로 인한 정치적 냉소주의 △자본의 지배력 확장에 맞선 운동영역 확장의 어려움 △좌파 정치조직 운동의 상태 등의 진단으로부터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사회주의 변혁 과제를 제시했다.
사노련은 사민주의.민족주의.의회주의.노조관료주의에 철저히 반대하는 당으로, 혁명적 사회주의 강령에 바탕한 정치활동을 하는 당 건설을 주장했다. 사노련은 “한겨레나 경향신문의 관점이 아닌 전면적인 사회주의적.계급적 관점으로 조직”하는 “최소한 주간 단위의 사회주의 정치신문을 발행하고, 현장 노동자들 사이에서 체계적인 배포망을 구축하는 당”을 지향했다.
지금 사회주의당 건설의 필요에 대해 사노련은 “경제위기의 고통을 누가 떠안을 것인가를 놓고 자본과 노동이 일대 격전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의회주의 양대 진보정당과 관료적 산별노조한테 이 결전의 운명을 맡겨 놓는 것은 노동자들을 재앙으로 몰고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방연대는 미국발 세계공황을 언급하며, 케인즈주의를 대신한 신자유주의에 의해서도 극복되지 않는 위기와 단순한 신자유주의에 대한 회의의 범위에 머물지 않는,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회의가 촉발될 것으로 보고, 사회주의자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해방연대는 “자본가의 이데올로기 책동을 폭로할 뿐 아니라 현실사회주의 붕괴 이후 20년에 거쳐 전세계적으로 진행된 사회주의 운동의 역사적 후퇴에 종지부를 찍고 사회주의 운동을 새롭게 대중적인 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 투쟁 과제 : 비정규직 투쟁, 사유화 저지 투쟁
사회주의당 건설에 있어 어떤 투쟁을 중심으로 할 것인가. 3단체는 공히 비정규직 투쟁과 사유화 저지 투쟁을 강조했다.
노동자의힘은 현 정세를 돌파할 계급투쟁 기획이 당 건설 기획과 결합되어야 한다고 보고 “현 시기 핵심투쟁과제인 사유화 저지 투쟁의 전개를 위해 ‘사유화저지공동행동’ 건설과 각 지역에서 사유화저지 공동투쟁단위 형성에 주력”하자고 제안했다. 나아가 노동자의힘은 “사유화 저지를 넘어 반자본-사회화투쟁을 핵심 투쟁과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노동자대회 이후 ‘반자본-사회화 실천단’을 적극 조직하여, 이를 당건설운동과 결합시킨다”는 구상을 밝혔다.
노동자의힘은 또한 사노련 탄압을 계기로 형성된 사노련 공대위 참가를 통해 국보법 철폐투쟁을 당 건설의 중요한 투쟁 축으로 설정하고, 비정규직 투쟁 역시 노조를 통한 개입의 협소한 틀을 벗어나 보다 직접적이고 공세적이고 입체적인 투쟁 조직화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동자의힘은 최근 출범한 사회주의정당건설준비모임 역시 반자본-사회화투쟁, 비정규투쟁, 국보법 철폐투쟁을 핵심 3대 투쟁과제로 설정해, 투쟁과 결합하는 당건설 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노련은 “사회주의자들의 정치투쟁은 반독재 국민전선에 맞서 반자본주의 노동자단결전선을 강고히 펼쳐내는 투쟁”이 되어야 한다며 “비정규직 철폐투쟁, 민영화 저지투쟁, 경제위기에 맞선 투쟁을 이명박 반대투쟁과 결합”시키자고 주장했다.
사노련은 또한 “역으로 제2의 촛불시위 같은 이명박 반대투쟁에 적극 개입해서 이 투쟁을 비정규직 철폐, 사유화 저지, 경제위기 투쟁과 결합”함으로써 “조직된 노동자들과 촛불의 미조직노동자들 간의 계급적 단결을 이뤄내서 반이명박 투쟁을 반자본주의 투쟁으로 끌어올리자”고 제안했다.
해방연대 역시 사안별 공투를 넘어 사회주의자 특유의 정치투쟁전선을 형성하자며 “1차적으로 현안 문제가 되고 있는 공공부문 사유화반대투쟁, 비정규직철폐투쟁 공동전선 형성에서부터 출발”하되 “이를 위해 가령 ‘사회주의행동’ 명칭의 공동사회주의정치실천단”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해방연대는 “투쟁의 발전에 따라 투쟁을 과도적 요구(혹은 대중행동강령)투쟁으로 상승시키자”며 대중행동강령의 필요를 제기하기도 했다.
당 건설 경로 뚜렷한 이견
이날 토론회에서 3단체는 발제문을 통해 제각기 사회주의당 건설 경로를 밝혔다. 노동자의힘은 ‘2009년 추진위’ 건설을, 사노련은 ‘전국토론회 조직위’ 건설을, 해방연대는 ‘강령 초안 논의와 공동이론지’를 당 건설의 경로로 밝혔다.
건설 시기에 대해 노동자의힘과 해방연대는 2010년까지라고 제시한 반면, 사노련은 시기를 명시하지는 않았다.
- 노동자의힘 : 2009년 상반기까지 사회주의노동자정당 추진위를 함께 건설하자
노동자의힘은 지난 10월 11일 출범한 준비모임이 공적 주체(제안주체)인만큼 ‘준비모임의 확대를 한 축으로, 또 한 축으로는 사회주의 정치세력과의 토론 등을 통한 추진위 건설 제안을 한 축으로“ 09년 상반기까지 추진위원회를 함께 건설하자고 제안했다.
노동자의힘은 당 건설 일정을 올림으로써, 강령.전략과 전술의 마련, 운동주체의 혁신을 꾀하자는 입장이다.
노동자의힘은 “강령토론과 이에 근거한 강령 합의, 운동전략 마련과 운동주체의 혁신이 선 전제된 가운데 당 건설 운동을 구체적 일정에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건설할 당의 성격에 대한 합의가 된다면, 당 건설 일정을 본 궤도에 올림으로써, 운동주체의 혁신과 운동전략 마련의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고 밝혀 사노련과 해방연대와의 견해 차이를 보였다.
노동자의힘은 “사회주의 운동세력이 힘을 결집해 사회주의 운동과 당 건설 운동의 전면화에 나서는 것이 현 시기 사회주의 운동의 전략적 과제”라고 판단하고 “현장의 선진활동가를 당 건설 운동의 주체로 적극적이고 대거 결합시키는 것”을 핵심으로 제기했다.
준비모임의 추진위 건설 과정에서 사회주의 정치세력이 “‘사회주의 지향의 노동자계급 정당’, ‘대체권력(노동자민중권력) 수립을 목표로 하는 변혁정당’, ‘당원이 일상적으로 활동하는 당’이라는 핵심 내용 몇 가지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현장의 선진활동가들이 당 건설의 주체로 결합하는 동력이 대폭 강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 사노련 : 당 건설 운동 전면화를 위한 전국토론회 조직위를 건설하자
노동자의힘이 사회주의 정치세력의 준비모임 결합을 통한 당 건설을 주장한 데 비해, 사노련은 전국토론회 개최를 통해 선진노동자 사이에 공론화와 대중적 검증을 거침으로써, 무소속 활동가들을 두루 포괄하는 사회주의자 공투전선 형성을 제안했다.
사노련은 “선진노동자, 현장활동가들이 주체로 참가하는 강령.전술 논의를 위해 서울과 울산 등 주요 지역에서 8회 정도에 걸친 전국토론회를 배치하자”고 제안하고 “해방연대가 제안하고 있는 공동이론지는 이러한 공개적이고 대중적인 토론회가 전제될 때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토론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노련은 노동자의힘의 '추진기구를 통한 추진위 건설' 제안에 대해 “공공연하고 대중적인 공론화를 이루어내고자 한다면 무소속 활동가들을 대거 포괄하고 대중적인 검증구조를 갖출 수 있는 이러한 일련의 전국토론회를 거쳐야 할 것”이라며, 기존 3개 정치조직 회원 이외에 200명 이상의 무소속 활동가들이 참가하는 ‘(가칭)사회주의 당 건설 운동 전면화를 위한 전국토론회 조직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사노련은 전국토론회 토론주제로 △현 정세와 선진활동가의 임무 △사회주의 강령 △대중행동강령 △현 단계 노동조합운동, 현장조직운동에 대한 진단과 과제 △전투적 조합주의와 사회주의 △남한에서의 혁명전략△비정규직운동에 대한 진단과 향후 나아갈 방향 △사회주의 노동자당 상과 건설 경로 등 여덟 가지를 제안했다.
- 해방연대 : 강령 초안 논의와 공동이론지를 만들자
해방연대는 강령 초안 논의가 당 건설의 사상적 토대를 형성하는 가장 중심적인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해방연대는 “당 건설 문제가 당장의 일정에 오를 수 없는 조건에서 강령 초안 논의를 위한 별도의 위원회나 팀을 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의미가 없고, 또한 풍부한 토론을 조직하는데에 오히려 제약을 가할 우려가 있으므로 실천적 공동이론지를 통한 방식이 적절한 형식”이라고 밝혔다.
공동이론지에 대해 해방연대는 “당 건설 시기까지 강령 초안을 비롯한 당 건설과 관련한 중요한 이론적 문제를 압축적으로 논의 정리해가는 수단”으로 “발간 시점에 최소한의 강령적 일치를 담는 선언을 한다”는 설정이다.
또한 해방연대는 “건설할 당의 성격, 과도적 요구(혹은 대중행동강령) 등의 주제로 지속적으로 사회주의자들의 토론회를 조직하여 사회주의적 담론을 형성”해야 한다며 2008년 하반기에 사회주의자 대토론회 조직을 제안했다.
당 건설 시기와 관련 해방연대는 “사회주의자들이 전국적이고 대중적인 사회주의정치투쟁전선을 형성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는 시점”이라고 밝히고, 늦어도 2010년 내에 당을 건설하자고 제안했다.
![]() |
▲ 강내희 교수 사회로 김광수 해방연대, 정원현 사노련, 장혜경 노동자의힘 활동가가 발제와 토론을 펼쳤다. |
논쟁 활발, 당장 공동활동 나서기는 어려울듯
이날 토론회에는 150여 명의 활동가들이 참가,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다.
가장 큰 쟁점은 역시 당 건설 경로. 3단체가 제각기 건설 경로를 제시함으로써 당 건설을 위한 문제의식이 비교, 토론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특정 제안에 대한 특정 단체의 전폭적인 제안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당장의 당 건설을 위한 공동활동은 어려워 보인다.
강령 초안 토론과 공동이론지를 주장한 김광수 해방연대 활동가는 노동자의힘과 현대자동차 현장조직인 민투위의 문제 해결을 공동활동의 전제로 삼았다. 2005년 류기혁 열사 논란을 두고 당시 현차 집행부의 노동자의힘 회원을 징계 조치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광수 활동가는 “공동이론지의 최소한의 합의는 딱 하나, 노동자 국가 수립, 피티 독재 실현으로 노동자국가 실현에 합의한다면 어떤 단위와도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하고 “다만 민투위 관련자를 제명하지 않는 노동자의힘은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노동자의힘의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 추진위’ 제안에 대해 정원현 사노련 활동가는 “실제 3단체나 3단체 외에 다른 정치조직들이 당장 통합한다 해도 사회주의 정당은 안 된다"며 "선진노동자를 정당으로 인입하지 않고는 정당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정원현 활동가는 “이 두 가지 전제와 동의 하에서 정당 건설 운동과 정당 건설 시기를 잡을 수 있으며, 전국토론회조직위 제안의 핵심이 선 검증 후 정당 건설”이라며 3단체 외에 200여 명의 무소속 활동가들이 결합하는 전국토론회조직위 활동을 역제안했다.
사노련이 제안한 전국토론회조직위에 대해 장혜경 노동자의힘 활동가는 “책임있는 답은 준비모임이 주체이므로 노동자의힘 차원에서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확인하고 “다만 준비모임 사업계획에서도 준비모임 확대 강화로만 추진위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사회주의 세력이 추진위 건설에 결합한 가운데 토론회 계획을 잡고 있다”고 답했다.
장혜경 활동가는 아울러 “준비모임이 현재 107명으로, (조직하는데) 몇 개월 걸렸는데 (3단체 외에) 200명을 만든다는 것은 별도의 조직 과정으로 만만치 않은 문제”라며 “200명이 토론 주체일 뿐 아니라 투쟁까지 받아 안는 것으로 사노련의 조직 건설 경로의 핵심인 듯 한데, 어떻게 풀어나갈 지는 준비모임이 검토할 것”이라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