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재건 지원금 "하마스에는 못 준다"

내년 총선 앞두고 하마스와 파타 분리 대응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2일 이집트에서 열린 가자재건지원 국제회의를 시작으로 3일 이스라엘, 4일 팔레스타인을 방문한다.

그러나 오바마 새 행정부는 기존 서방세계가 팔레스타인의 내분을 조장해 이스라엘의 점령을 고착화시켰던 전략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오히려 재건 지원금을 내세워 팔레스타인의 내분을 조장하고 있다.

재건지원금 "정치화"...팔레스타인 내분 노리나

힐러리 클린턴 장관은 2일 이집트에서 열린 '가자재건 지원을 위한 팔레스타인 경제지원 국제회의'에 참석해 9억 달러의 재건지원 기금을 약속했다.

이번 가자재건 국제회의에 참가한 사우디아라비아도 10억 달러, 유럽연합은 5억5천4백만 달러를 약속했다. 한국도 향후 2년간(2009-2010) 15백만불(신규지원 2백만불 포함)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참가한 세계 72개국과 유엔(UN) 등 12개 국제기구가 약속한 재건지원금은 모두 52억 달러다.

그러나 이 돈을 팔레스타인인들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회의 참가국 및 국제기구들은 이 재건지원금이 반드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게로 가야하고, 하마스에 지원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에이에프피(AFP)>는 "미국이 9억 달러의 기금을 약속하면서도, 이 돈이 '잘못된 손'에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 대해서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평화롭고 독립적이며, 더욱 번영하는 미래라는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추켜세우는 한편, 폭력과 극단주의자들의 잘못된 선택은 "더욱 어려움과 고통을 이끌 뿐"이라고 갈라쳤다. 하마스를 지목한 것이다.

가자지구를 사실상 통치하는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파타는 내년 1월 총선을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건지원금이 특정 세력을 향하거나 또는 배제시키게 되면 휘발성을 가진 양대 세력 간의 갈등은 더욱 증폭될 수 밖에 없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가 팔레스타인의 내부 갈등을 이용해 이스라엘의 점령을 고착화시킨다는 주장은 오랜동안 제기됐던 비판이다.

하마스 대변인은 재건지원금을 "정치화" 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으며, "팔레스타인 내부의 갈라짐"에 개입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에이에프피(AFP)>통신은 하마스와 파타가 공동정부를 구성하도록 노력한다는 데 합의하고 이집트와의 협상에 나서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를 재건하기 위한 회의였지만 누구도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과 공격으로 인한 가자지구 주민 학살을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