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 쌍용차 집회 불법사찰 국가 배상 판결

재판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 침해 불법행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4부(부장판사 김인겸)가 5일 최석희 민주노동당 전 비상경제상황실장과 당원, 인터넷 카페 '뜨겁습니다' 회원 등 15명이 기무사 불법 민간인 사찰과 관련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를 내렸다.

  당시 민주노동당이 확보해 공개한 기무사 메모[자료사진]

재판부는 “국군기무사령부가 군과 관련된 첩보수집, 특정한 군사법원 관할 범죄의 수사 등 법령에 규정된 직무범위를 벗어나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평소의 동향을 감시 파악할 목적으로 지속적으로 개인의 집회, 결사와 관한 활동이나 사생활에 관한 정보를 비밀리에 수집 관리했다면 이는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한 것으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며 국가가 15명에게 총 1억 26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8월 5일 평택역에서 열린 쌍용차 집회에서 기무사 소속 군인 S대위가 집회를 촬영하다 이를 수상히 여긴 시위대가 캠코더와 수첩을 빼앗으면서 알려졌다. 이 수첩에는 시민단체 관계자, 민주노동당 당직자 등 민간인 10여 명의 주소와 차량번호, 일시별 행적 등이 자세히 메모돼 있었다.

또 사찰을 위해 필요한 요구사항으로 “고급 아파트 출입시 소형차로는 곤란하므로 중장기 예산을 반영하여 이를 교체해 줄 것, 필요 장비가 탑재된 승합차가 필요하므로 중장기 예산을 반영해 줄 것, 거점 확보를 위해 전세자금을 활용할 것” 등이 적혀 있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이명박 정권하에서 민간인 불법사찰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져, 최소한의 국민기본권이 말살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이명박 정권 특히 기무사의 불법 민간인 사찰에 제동을 건 판결”이라고 환영했다. 우위영 대변인은 “국군기무사령부는 재판결과를 존중하고 민주노동당 당원들과 인터넷 카페 회원들에게 즉각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국민 앞에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