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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있는 분이시로군요. 제 글에서 무수하게 나열했던 그 수많은 관념과 추상과 사변의 근거들은 안 보이시나요? 저와 동료들은 지금 성매매 업주들과 그들을 보호해 주고 있는 조직 범죄 집단/국가 권력, 그리고 성적 기득권을 버리지 않으려는 상당수 남성들과 직접적인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빈곤한 국가에서도 가장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는 현지 여성들을 사기 위해 하루 밤에 그 국가 여성 임금의 수 십배를 던져 주며 인간을 도구나 노리개로 취급하는 이들에 맞서 싸울 때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인 줄 아십니까? 바로 님과 같은 머리 속에서만 존재하는 이상의 나열을 읽고 있는 것입니다. 그 비난의 화살을 지금 논의의 한 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전적인 성매매 노동자론과 성매매 합법화론자들에게 한 번 겨누어 보시지요. 비판의 표적을 뭉뚱그렸다고 하셨는데, 비판의 표적은 큰 의미에서는 동일했다는 것이 도리어 님의 글을 읽고 나니 더 명확해졌네요. 어떤 특정 그룹 사람들만의 입장이라고 한 적 없다는 거 다시 한 번 읽어 보시지요. 나와 입장이 대립되기 때문에 모두 잘못이라는 것이 아니라 관념적이고 현실을 모르기 때문에 한꺼번에 비판한 것입니다. 한 가지 묻겠습니다. ‘스스로의 문제를 집단적으로 인식하고 스스로의 투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권리’가 현 상황, 한국적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발현되는 것인지 묻고 싶군요. 과연 그녀들이 님의 관념대로 업주들로부터 완전 자유로운 주체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성 산업을 몰라도 정말 너무 모르시는군요. 만일 님의 주장대로 성매매는 사라지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만일 종사 여성들 다수가 스스로 성매매를 원한다고 한다면 이에 결합하는 여성단체는 여성 다수가 독립적으로 원하는 것이 성매매 합법화이므로 그를 지지해야 한다는 건지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그럴 수 잇지 않을까요? 더군다나 현재까지의 종사자는 그렇다 치고 앞으로 있을 신입 종사자들에게는 아주 좋은 조건을 주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스스로의 문제를 집단적으로 인식하고 스스로의 투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권리’의 현실태는 무엇입니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업주로부터의 자율성 확보보다 도리어 성매매를 인정해 줄 것’이 주요 요구가 될 것입니다. 님의 안은 극도로 이상적입니다. 따라서 관념적입니다. 탈 성매매 여성들에게는 전폭적인 지원을 해 주고, 남고 싶어하는 여성들에게는 노동조합 등의 권리를 주어야 한다…하나의 노동 시장처럼 진입과 보호와 그리고 퇴장이 자유로와야 한다. 누가 이런 이상 자체를 반대할까요? 성매매 여성들 자체를 인간 이하로 보는 지금 한국과 같은 상황에서는 당연히 시민권이 쟁취되어야 하겠죠. 그런 걸 모른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보장받아야 된다’고 썼다고 저절로 보장받아야 된다는 의미로 확대해석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문제는 그 쟁취되는 시민권이라는 것이 님의 이상적인 안과 같은 식이라면 절대로 현 한국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누차 강조하지만 그나마 이 법으로 인해 자율적인 척이라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사회에 직접 뛰어 들어 실사를 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드립니다. 세계화 속에서의 성 산업, 특히 한국 성 산업의 구조(집창촌만 상상하지 마시오 제발!)상 이러한 법 정도도 없는 상태에서는 자율적 어쩌구는 절대 불가능한 일입니다. 설사 혁명적으로 그러한 일이 일어난다 할지라도 지금과 같은 여성의 빈곤과 여성 차별적 직업 구조 속에서는 그 숫자 그대로 남아 있거나 도리어 더욱 다양하게 확대될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범죄학을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이런 말씀 정말 쉽게 하실 수 없습니다. 현대 범죄에서 가장 이익이 많이 남는 분야가 여성 성매매라는 거 정말 모르십니까? 그리고 여성 차별과 멸시 등과 더불어 빈곤 문제는 이러한 문제의 가장 근본에 있는 것이라고 저도 누차 강조했으니 마치 그런 문제 해결 없이 법과 정의만 내세운 것처럼 왜곡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논쟁이 ‘금지주의 대 합법주의’로 가고 있는 현실을 받아들이자는 것이 아니라 모든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논의들로 인해 안타깝게도 그렇게 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니 오해 마시길 바랍니다. 당연히 그것을 깨야지요. 제가 그렇게 가고 있다고 한 건 님과 같은 성매매 폐지 쪽을 지향하는 것이 아닌 이들이 오히려 큰 축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그러한 구도로 가고 있다는 걸 지적한 것이니 확대해석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 구도가 옳다고 한 게 아닙니다. 남성들 중에서도 가난과 가족 부양, 혹은 사회 적응 능력 부족 등으로 소위 직업이나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노동이 아닌 반불법적인 곳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조직 폭력배 같은 이들 중에서도 그런 류들 참 많습니다. 아무도 이 부분에 대한 축소를 지향할 때 빈곤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이 안 된다고 빈곤 남성들을 대안도 없이 탄압한다는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누구도 쉽게 권할 수 없는 직업군으로의 자유로운 시장 진입과 퇴장, 혹은 그 내에서의 이익을 위해 싸워야 한다는 논리는 앞뒤가 바뀐 이야기입니다. 남성우월주의적 사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님의 주장을 보니 정말 안타깝습니다. 님이 어떻게 추상화하시고 이상화하시든 현실에서는 그렇게 아름답게 현실화되지 못 한답니다. 음성화는 그런 법 이전에도 사회에 넘쳐 났었고, 합법화된 나라들에서도 몰려드는 동구/구 소련권 여성들과 옛 식민지 여성들로 음성화는 더욱 확대되고 있습니다. 제발 성매매를 성매매 그 자체로만 보지 말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저희는 현재 러시아에서 한인들의 성매매 문제에 대해 대대적으로 싸우고 있습니다.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그 곳 종사 여성들은 저희들에 적극적으로 동조할 리 만무합니다.(물론 자신들의 생계를 위협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의 추태와 인간 멸시 때문에 시원해하기도 하였지만요.) 그렇다면 저희들은 그 여성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이니 그만 두어야 하는 건지 궁금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