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국은 국내 토대의 파괴로 몰락할 것"

[해외칼럼주장] 미 제국의 다섯 가지 신화와 현실

제임스 페트라스(James Petras)  / 2005년05월06일 11시25분

신화 1 : 미국은 2004년에 1620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한 대중국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현실 : 이 서술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다. 1) ‘대중국 무역적자’의 절반 가량은 중국에 있는 미국 다국적기업이 ‘미국내 시장(home market)’으로 수출하기 때문이다. 2) 통상거래가 세계 네트워크나 ‘제국’ 내에서 발생함에 따라 ‘중국’과 ‘미국’으로 불리는 것(국민국가 단위로 불리는 것-역주)은 허구이다. 세계네트워크나 제국 내에서 ‘수출’과 무역 ‘잉여’의 증가는 미국 다국적기업에서 생겨나고 무역‘적자’는 미국 국내경제에 영향을 끼친다. 중국이 무역불균형을 계산하는 방식은 중국 내의 미국 다국적기업이 미국기업에 수출한 것을 포함하지 않는다.

신화 2 : 미 제국은 전쟁, 침략, 특수암살팀과 같은 군사적 활동에 의해 성공적으로 확대되었다.

현실 : 실제로 미국의 군사적 개입과 전쟁은 제국 건설에 있어 최악의 수단이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장기화되고 있는 값비싼 전쟁 그리고 아이티에서 발생한 대중적 저항이 그 증거다. 제국주의적 팽창은 비군사적인 정치 개입, 사이비 선거, 예속적인 지도자와 NGO의 구축 및 자금지원, 정당 매수를 통해 최저 비용으로 다른 나라들을 정복하는데 가장 성공적이었다. 우크라이나, 그루지야, 키르기스스탄의 경우가 대표적이고, 중미의 니카라과, 엘살바도르도 초기의 성공사례이다. 남미에서 미국의 이데올로기적,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과 ‘중도좌파’라 일컬어지는 정당과 정부에 대한 전략적 동맹을 통해 브라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페루, 에콰도르를 제국의 자유시장 고객으로 훌륭하게 변모시켰다.

신화 3 : 구 소련연방 지역에서의 성공적인 선거결과들은 민주주의와 자유시장에 대해 점증하는 대중의 열망을 반영하고 있다.

현실 : 구 소련연방 지역 각각의 모든 선거결과는 선출되지 않은 외국 관리들(foreign officers)에 의해 조직되고 재정지원이 이루어졌다. 그들은 의제를 설정하고 지도자를 뽑았고 그 결과로 새로운 체제를 제국의 궤도에 편입시켰다. 선거는 민주주의와 아무 관련이 없었고, 제국의 건설과 연관되었을 뿐이다. 급속한 사유화, 외국자본에 공기업 매각, 새 체제의 NATO로의 통합, 유권자가 아니라 IMF와 공명하는 타락한 새로운 정치엘리트의 지배 등이 그 증거이다.

신화 4 : 아시아는 미국의 국제패권에 도전하는 떠오르는 국제권력이다.

현실 : 이런 단순한 예상에는 몇 가지 중요한 결점이 있다. 우선, ‘아시아’는 통합된 단일 블록이 아니다. 일부 국가는 만성적 위기를 겪고 있고(필리핀, 인도네시아, 네팔 등등) 다른 나라는 그 사이에서 충돌하고 있다. 반면에 또 다른 나라들은 아시아 국가에 대항해 미국과 동맹을 맺었다. 인도, 파키스탄, 남한, 일본은 최근에 미 제국주의와 경제 및 안보협정을 체결했다. 남한과 중국은 영해와 군사정책에서 일본과 갈등을 겪고 있다. 대만은 실제 미국의 동맹국이다. 미국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을 일으키는데 성공했다. 또 중요한 것은, 중국 경제력으로 통하는 것들이 실제로는 미국과 유럽에 있는 자기네 기업들로 역수출하는 (중국)해안지역에 있는 미국과 유럽의 다국적기업이라는 것이다. 끝으로 미국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아프가니스탄, 그루지야, 이라크 등 남아시아 전역에 걸쳐 군대 주둔을 대규모로 확대 심화했다. 우크라이나와 필리핀에도 새로운 기지가 생길 전망이다.

신화 5 : 공산주의에 대한 미제국주의의 승리는 미국의 기술적 산업적 우위를 강화시켰다.

현실 : 공산주의와 민족주의 체제의 패배는 미국을 급속히 탈산업화시켰으며, 선진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은 값싼 숙련 전문인력이 있는 인도나 다른 국가로 계속해서 재배치되었다. (그 결과) 미국경제는 점차로 서비스경제가 되었다. 높은 급여를 받는 금융엘리트, 연예인, 최상층의 투자은행가와 밑바닥의 소매업, 식당, 호텔, 청소부, 사무원으로 일하는 저급여에 보험적용도 안되는 서비스노동자로 구성된다. 미국의 다국적기업을 이끄는 제너럴모터스와 포드와 같은 기업들은 정크본드(쓰레기 채권, 모험적 투자등급) 바로 한 등급 위일 뿐이다. 또한 모든 주요 항공사는 해고와 임금 삭감, 퇴직자와 고용노동자에 대한 연금과 의료보장을 취소하는 등 파산상태이거나 그에 가깝다. 부르주아 경제학자들은 저개발국으로 제조업을 이전하거나 아웃소싱을 하면 제국 중심부에서 고숙련, 고급여 서비스직종 고용이 증가할 것이라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다국적기업들은 고숙련, 서비스 직종도 제3세계에 아웃소싱했다. 오늘날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인텔, 휴렛패커드는 15,000명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본산인 인도 방갈로르로 연구와 디자인부문을 옮겼다. 파이낸셜타임즈(2005. 4. 6. 4페이지 특별섹션)에 따르면, 미국, 유럽, 일본은 516억 달러의 급여가치를 가진 총 826,540개의 정보통신 직업을 저개발국가들로 이전했다. 미국내 수 만명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실업상태이거나 ‘계약직 노동자’로서 임시로 일하고 있다.


결론

공산주의의 패배는 역설적이게도 제국주의 자본의 재배치로 나아갔고 이는 ‘선진국’에서 국내 제조업과 하이테크 산업의 쇠퇴로 이어졌다. 제국과 제국의 주요 수단인 다국적 기업과 은행은 성장하고 군사기지는 급증하는 반면 국내 경제는 부채와 적자, 불안정한 저임금노동, 미숙련 노동, 숙련노동자의 실업으로 인해 쇠퇴하고 부담이 늘어난다. 미국에서 가장 급성장하는 부문은 더 낮은 저임금 이주노동자와도 경쟁하는 저임금 서비스노동자층이다. 경제적 군사적 제국의 지도자들은 삶을 파괴하는 제국에 반대하는 것보다, 교황의 죽음과 마이클 잭슨의 아동성추행 재판, 월마트에서 쇼핑하고 깃발 흔들기에 관심있는 ‘대중’에게 공포를 느끼지 않는다.
미 제국은 여전히 확장되고 있고 러시아와 중국을 성공적으로 포위했다는데 의문의 여지가 없으며, 다국적기업의 재배치를 통해 비용을 줄이고 이윤을 증가시켰다. 그러나 미 제국은 군사개입의 실패와 미국 내에서 기술생산적 구조가 체계적으로 파괴되고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약점이 존재한다. 제국의 ‘상부구조’는 성장하는데 반해, 공화국의 국내적 기반은 급속도로 붕괴하고 있다. 선동만 일삼는 정치가들은 영적인 종교 근본주의, 군사적 쇼비니즘, 대규모 부동산투기를 조장한다. 제국은 아시아나 유럽과의 경쟁이 아니라 지나친 경쟁 상황에서 국내 토대의 파괴 때문에 몰락할 것이다.

[번역 - 정영섭](사회진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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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미국 국내의 제국주의 및 신자유주의 몰락에 대한 좀더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자료가 있었음, 더 잼나는 글이 되었을 거 가튼데...
iskra
2005.05.06 15:24
한 때 페트라스 제3세계나 남한에 관해서도 이런저런 글을 발표했는데, 도대체 분석이 없는 헛소리만 해왔다. 그런데 참세상의 첫 외국인 기고문이 페트라스라니 앞 길이 캄캄하다. 월러스턴보다 더 형편 없는 글을 올리다니. 신자유주의와 미제국주의에 대한 비판글은 수만개 학자는 수천명에 달할 것이다. 난세에 혼란만 조장하는 글보다는 좀 설득력이 있는 글을 올리기 바란다.
하늘은 파랗다
2005.05.06 19:14
최근 아직 번역이 안된 저서를 읽어본 저로서는, 사실관계의 분석에 있어서는 네그리보다 낫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zz
2005.05.08 21:31
- 월든 벨로
- 나오미 클라인
- 사카모토 요시카즈
- 미셀 초스도프스키
가리봉
2005.05.08 22:10
현실을 논하는 글은 실천이란 것과 연계해서 이해해야 하는데 당신은 그 글 자체만 보니 분석이 안보이지.
분석이란 실천을 통해 알수 있는 겁니다.
김상
2005.05.11 14:27
우리나라의 계급구조가 미국의 축소판같다는 생각이든다.관료사회주의가 몰락한 지금 공산당선언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을 받는다.
길상이
2005.05.11 14:52
별로 신뢰가 가지 않는 편입니다. 날카로움과는 거리가 먼 것 같던데요...
야스피스
2005.05.26 11:02
그렇게 보면 네그리나 월러스틴도 가끔 소설쓰는 경우가 있지요. 페트라스가 더 잘본 구석들도 많이 읽어보면 많이 나옵니다.
지나가다
2005.06.12 20:16

덧붙임

제임스 페트라스(James Petras) 미국 빙햄튼 대학 사회학과 교수는 신자유주의와 미 제국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특히 남미 각국의 상황과 정치적 분석에 탁월한 시각을 제공하며 국내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페트라스 교수는 민중언론 ‘참세상’ 창간을 즈음하여 창간 축하와 함께 본 글을 보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