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 제로. 우연한 5분입니다.

우연한 5분

쌀쌀한 늦가을,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다 길거리 옷가게나 레코드점에서 문득 흘러나오는 노래에 문득 가슴이 먹먹해진 적이 있었나요? 그런 순간의 감정들은 뭐라 말로 표현되거나 기억되지 못하고, 찰나의 흔적만을 남기고 사라지곤 하지요.

옳고 그름보다는 내 지갑에 들고날 일에 더 편협해지고, 승리보다는 패배가 더 익숙해지는 요즘. 가끔은 특별히 거대하지도 작지도 않은, 생의 순간순간에 사라져버릴 단 한곡의 노래에 위안을 받고는 합니다.

그런 소소한 감정들을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주제도 없고, 형식도 없습니다. 길거리에서 또는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문득 귀에 들어온 노래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전해주세요.

  • 방송 : 매주 금요일 14:30
  • 연출 : 조정민
  • 기술 : 김지희
  • 웹제작 : 정서
  • 구성 : 올빼미 (IT노동자)
  • 목소리 : 변정필

우연한 5분 11회 방송 대본 보기

Sweetpea - 너의 의미

너의 의미

이 노래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정원이 버스 참문너머로 다림을 생각할때 흘러나온
김창완의 '창문 너머로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 입니다.
이 장면은 허진호 감독이 버스를 타고 가다가 라디오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오자,
버스 운전기사가 흥얼흥얼 따라부르던 장면이 인상 깊어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허진호 감독은 이런 사소한 소리나 감정의 흔들림을 이미지화 하는데 뛰어난 능력이 있는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원제는 '즐거운 편지'였다고 합니다.
황동규 시인의 시에서 따왔다고 하죠.
허진호 감독에게 사랑은 창문 너머 기다림, 그 기다림에 대한 추억에 다름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연애의 시작이라는 것이
상황에 매우 민감하고 그런 상황에서 무언가를 성취해내는
헌신과는 매우 거리가 먼,
통속적이고 이기적인 감정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내 흔적조차 없이 흩어지고말,
무척 고통스러운 질투와 배신의 아픔에도
그것을 멈출수 없는 이유는
입가에 맴도는 시큼달콤한 와인향기에 대한 추억과 같은 이유 아닐까요?

허진호 감독의 영화에는 이런 이야기들을
창문 밖 너머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속으로
따스하게 감싸 안는 미덕이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보자면 김창환의 노래만큼 어울리는 노래도 없을 것 같습니다.

김창완 노래의 이런 미덕이 또 한번 빛난 드라마가 있습니다.
2005년 MBC에서 방영된 김창완,배종옥 주연의 미니시리즈 '떨리는 가슴'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6명의 유명작가가 옴니버스형식으로 대본을 쓴 실험적인 드라마였죠.
그중 '바람'편에서 퇴근길 버스정류장 최강희가 '너의 의미'를 흥얼거리면서 김창완과 처음 만나게 됩니다.

한없이 괴로움속을 헤매일때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불러낸
연애 아니 쓸쓸한 바람이 시작된 거죠.

산울림의 '너의 의미'. 'Sweetpea'가 다시 부릅니다.
Hola America
6하원칙
매니악
우연한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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