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 제로. 우연한 5분입니다.

우연한 5분

쌀쌀한 늦가을,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다 길거리 옷가게나 레코드점에서 문득 흘러나오는 노래에 문득 가슴이 먹먹해진 적이 있었나요? 그런 순간의 감정들은 뭐라 말로 표현되거나 기억되지 못하고, 찰나의 흔적만을 남기고 사라지곤 하지요.

옳고 그름보다는 내 지갑에 들고날 일에 더 편협해지고, 승리보다는 패배가 더 익숙해지는 요즘. 가끔은 특별히 거대하지도 작지도 않은, 생의 순간순간에 사라져버릴 단 한곡의 노래에 위안을 받고는 합니다.

그런 소소한 감정들을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주제도 없고, 형식도 없습니다. 길거리에서 또는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문득 귀에 들어온 노래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전해주세요.

  • 방송 : 매주 금요일 14:30
  • 연출 : 조정민
  • 기술 : 김지희
  • 웹제작 : 정서
  • 구성 : 올빼미 (IT노동자)
  • 목소리 : 변정필

우연한 5분 21회 방송 대본 보기

Radiohead - Fake Plastic Tree

지금듣고 계신 곡은 영국의 우울한 얼터니티브 밴드
Radiohead의 No Surprises 입니다.
그들 앨범중 최고라 손꼽히는 3번째 앨범 OK Computer에 수록되어 있지요.
'정부는 우리를 실망시키고 우리를 위해 말하지 않아요.
난 조용한 삶을 살거에요'라는 가사에서도 보듯이
이 앨범은 90년대말, 퇴행적이고 해체적인 세기말의 기운과
음울한 미래에 대한 정치적 염세주의가 짙게 배어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월 총선,
결과적으로는 많은 아쉬움을 남기며
사상 최저의 투표율 속에서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대의제적 질서에 동참하기를 거부한 53.9%는
과연 정치적 보이콧이라는 적극적 의사의 표현일까요?
아니면 세상이야 어찌되던 관심없다는 염세주의의 징후일까요.
후자라고 느끼는것은 단지 저만은 아니겠죠.

우연한5분 21회.
오늘 들려드릴 노래는 그들의 두번째 정규 앨범 The Bends에 수록된
Fake Plastic Tree 입니다.

Radiohead라는 밴드명은,
일전에 저희프로에서도 소개시켜 드린적 있는 영국의 아방가르드 밴드 Talking Heads의 노래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그만큼 음악적인 면에서 실험적인 요소들이 강하다고 할 수 있겠죠.
그래서인가요? 사실 제가 듣기에는 좀 복잡하게 느껴지더군요.
뭐, 많은 사람들이 OK Computer 앨범을 최고라고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1995년에 발매된 두번째 앨범 The Bends 곡들이 더 듣기 좋은 것 같습니다.

현대사회의 대량생산과 소비풍조를 빈정거리는 노래죠.
절제미가 넘치는 멜로디이지만, 가사는 훨씬 자학적이고 냉소적이라고 할까요?
어쩌면, 이런 시절에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Hola America
6하원칙
매니악
우연한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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