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 제로. 우연한 5분입니다.

우연한 5분

쌀쌀한 늦가을,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다 길거리 옷가게나 레코드점에서 문득 흘러나오는 노래에 문득 가슴이 먹먹해진 적이 있었나요? 그런 순간의 감정들은 뭐라 말로 표현되거나 기억되지 못하고, 찰나의 흔적만을 남기고 사라지곤 하지요.

옳고 그름보다는 내 지갑에 들고날 일에 더 편협해지고, 승리보다는 패배가 더 익숙해지는 요즘. 가끔은 특별히 거대하지도 작지도 않은, 생의 순간순간에 사라져버릴 단 한곡의 노래에 위안을 받고는 합니다.

그런 소소한 감정들을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주제도 없고, 형식도 없습니다. 길거리에서 또는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문득 귀에 들어온 노래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전해주세요.

  • 방송 : 매주 금요일 14:30
  • 연출 : 조정민
  • 기술 : 김지희
  • 웹제작 : 정서
  • 구성 : 올빼미 (IT노동자)
  • 목소리 : 변정필

우연한 5분 2회 방송 대본 보기

Yoko Kanno - Blue (Cowboy Bebop O.S.T)

이 노래를 기억하시나요?


약속꾸다 약속꾸.

'위~~~잉~~~'

이렇게 에드는 비밥호 호에 승선하죠.

부담감 제로!
'우연한 오분' 두번째 시간입니다.
지금 들으시는 음악은 에드가 비밥호를 해킹하던 장면에서 사용된
칸노 요코의 Car24란 곡이구요.

카우보이 비밥은 1998년에 방영된 일본 에니메이션입니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칸노 요코의 음악적 재능이 빛을 발한 손꼽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원래 비밥은 1940년대 번성하기 시작한 초기 모던 재즈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워낙 음악적 감각이 뛰어난 것으로도 유명한 와나타베 신이치로 감독이긴 하지만,
모선 비행선의 이름을 비밥이라 붙인것을 보면
이 에니메이션이 매우 음악적 위트가 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짐작하실 겁니다.
실제로 이 에니메이션의 26개 세션 모두
음악의 장르를 제목으로 하고 있습니다.

카우보이 비밥의 OST는 제가 아는것만도 4장이나 발매되었습니다.
각각의 앨범마다 음악적 테마가 뚜렷해서
에니메이션을 보지 않으신 분들도 능히 즐기실수 있는 명반들입니다.

카우보이라는 제목에서 이미 짐작하시겠지만,
이 에니메이션의 주인공들은 모두 상실된 기억과 깨어나지 못할 꿈을 쫒는
매우 마초적인고 남성적인 로망에 사로잡혀 있는 인물들입니다.
서부시대의 철도를 연상시키는 워프 게이트나,
초저녁 검붉은 노을을 마주하며 비밥호를 떠나 정처없는 걸음으로 과거와 단절하는 에드,
자신의 숙적 '비셔츠'와의 마지막 결투 후 '빵'하고 허공에 총을 쏘는 시늉을 하며 계단에서 최후를 맞는 스파이크
모두 서부영화의 로망을 보는 듯 하죠.

스파이크가 마지막 전투전에 이런 말을 하죠.
"이 눈을 봐. 사고로 잃어버려서 한쪽은 가짜야. 그때부터 난 한쪽 눈으로는 과거를 보고, 또 한쪽으로는 현재를 보지, 눈에 보이는 것만이 현실은 아니야. 난 단지 깨어나지 못할 꿈을 꾸고 있을 뿐이야"

과거의 질퍽한 욕망과
회한으로 가득찬 추억에서
깨어나지 못한
구차한 모든 인생들과 듣겠습니다..

쏴드릴 곡은
스파이크가 최후를 맞는 장면에 흘러나온 음악이죠.
카우보이 비밥 세번째 OST
Blue앨범에 있는 'Blue'입니다.

꿈에서 깨어나시죠

빵~~
Hola America
6하원칙
매니악
우연한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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