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시사 분석 브리핑 - 이꽃맘 기자의 6하원칙

6하원칙 6회 방송 대본보기

안녕하세요. 육하원칙 6번째 시간입니다. '촌철살인'이라는 말이 있죠? 사전을 찾아보니까 한 치의 쇠붙이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뜻으로 간단한 말로도 남을 감동시키거나 남의 약점을 찌를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던데요. 육하원칙을 진행하다보니까 어떤 사건에 대해 촌철살인 같은 말을 한다는 것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가 하고 있는 뉴스브리핑에 촌철살인 같은 한 마디를 애청자 여러분이 달아주셔도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청취자 게시판에 말이죠. 다른 프로그램은 청취자들의 많은 의견이 달리던데, 이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잘 안달리더라구요. 그래서 투정한번 부려봤습니다. 어쨌든 이번 주에도 많은 일이 있었는데요. 육하원칙 6번째 시간, 단신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첫 번째 소식입니다. 이 소식을 빼고 갈 수 없는데요. 새로운 대통령이 뽑혔다는 소식입니다. 19일, 대통령 선거 투표 결과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1천 149만 2천 389표를 얻어 48.7%로 당선되었습니다. 이명박 당선자는 20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성장과 혜택이 서민과 중산층에게 돌아가는 신발전 체제를 열겠다"라고 국정운영 기조를 밝혔는데요. 일명 이명박 특검이 국회를 통과한 것이 남아있어 이것이 마지막 뇌관으로 보이는데요. 이 소식은 단신 이후에 좀 더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두 번째 소식은 동대문 운동장 철거 소식입니다. 서울시가 18일, 동대문 운동장을 본격적으로 철거하겠다고 밝히고 철거에 돌입했습니다. 서울시는 동대문 운동장을 철거하고 이 자리에 각종 디자인 전시, 연구, 교육 기능을 갖춘 '동대문 디자인플라자&파크'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서울은 세계 5대 패션도시로 성장할 것"이라고 선전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의 행태에는 그 자리에서 생계를 유지하던 노점상들과 문화유산으로의 지정을 요구하는 문화사회단체들의 요구에 대한 답변은 없었습니다. 이에 이들은 철거에 항의하기 위해 철거를 위해 설치해 놓은 펜스 1~2m 뜯어내고 공사현장에 진입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오래된 건물을 유지해 자신들의 역사를 잘 남기려고 노력하는데, 한국은 그저 때려 부수고 새로 짓는 데에만 열중하고 있군요. 역사와 노점상의 생존은 사라진 동대문, 명품만 몸에 두른다고 명품도시 되겠습니까?

세 번째 소식입니다. 파업 100일째를 맞은 코스콤비정규지부 소식입니다. 코스콤비정규지부는 20일, 파업 100일을 맞아 전 조합원이 삭발투쟁을 진행했습니다. 이 날 함께 진행된 1천 인 선언에는 노동계, 법조계, 학계, 여성계, 언론계 등 각계 인사 2천 5백여 명이 참여해 당초 목표를 크게 넘어섰습니다. 아쉬운 건 민중언론 참세상 기자들도 참여하고 싶었다는 것이죠. 명단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민중언론 참세상 기자들도 코스콤비정규지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합니다. 어쨌든 이날 코스콤지부는 "부도덕하고 반사회적인 기업은 이 땅에서 살아져야 할 것"이라며 새해부터는 코스콤 퇴출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일회용컵 정도로 생각하는 악덕 기업주들은 사라져야겠죠? 코스콤 사측은 알아야 할 것입니다. 노동자들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은 코스콤 사측에게 피눈물로 돌아갈 것이라는 걸 말이죠.

마지막 소식입니다. 대선 기간 동안 있었던 일인데요. 문국현 후보의 마지막 한마디가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일이 있었는데요. 문국현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삶에서 부정과 부패가 있었느냐"라며 "박 전 대통령은 깨끗하게 살았다"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이명박 후보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인데요. 이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노동당 측이 가장 발끈했는데요. 문국현 후보 쪽으로 흐르는 표를 의식해서 그런지 맹비난을 하고 나섰는데요. 그간 진보적이면서 깨끗한 CEO로 이미지를 만들었던 문국현 후보의 본모습을 보여주는 한마디였습니다. 귤이 되고자 하는 탱자. 귤이 탱자로 변하는 건 순식간이지만 탱자가 귤이 되긴 어렵다죠?


육하원칙 여섯 번째 시간입니다. 이번 주의 핫 이슈는 단연 대통령 선거일텐데요. 모두가 예상했던 결과라 별로 충격적이지도 않은데요. BBK 의혹에 도덕성은 떨어질 대로 떨어졌지만 경제를 살려달라는 절박함이 그대로 반영된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의 무너진 신자유주의 경제 위기를 이명박 당선자가 살릴 수 있기 만무하지만 말입니다. 이번 대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라기보다 노무현 정권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 대선이었다는 평가가 우세한데요. 일단 이명박 후보의 당선 소감을 듣고 가겠습니다.

이명박 당선자는 국민의 뜻을 잘 알고 있다면서 경제살리기와 사회통합을 핵심 과제로 밝혔는데요. 진짜 국민의 뜻을 아는지 잘 모르겠군요. 선거 다음 날 저희 사무실에서 기자들끼리 여러 가지 분석을 해보았는데요. 일단 이번에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지지가 과연 어떤 의미인가였습니다. 일단, 노무현 정권에 대한 환멸로 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에는 한 목소리를 냈고, 그만큼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지지가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얘기했습니다. 왜냐면 결국 지금의 국면을 이명박 당선자가 희망으로 만들 수 없다는 분석에서였습니다. 당장 BBK 특검부터 난관입니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보이진 않지만, 이것이 한나라당의 분당을 포함한 보수세력 세력 재편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이번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이 지지율 3%, 70만 표 득표에 그치면서 참패했다는 평가가 일반적인데요. 일단 권영길 후보의 말을 들어보고 가겠습니다.

과연 앞으로 민주노동당이 비상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요. 이번 민주노동당의 패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지적되고 있는데요. 일단 대안세력으로서의 차별성을 부각시키지 못한 측면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이런 평가는 단순히 민주노동당에 대한 평가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보진영 전체에 대한 평가로 이어질 텐데요. 특히 계급투표 전술을 썼던 민주노총의 대선전술에 대한 평가를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노중기 한신대 교수는 "일상적인 계급투쟁이 없는데 계급투표가 어떻게 가능한가"라고 지적했습니다. 그간 민주노총이 중요한 시기마다 타협적이거나 비자주적인 행태를 보였으며, 이것이 정규직 중심, 기업별 노조 중심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우경화를 오히려 부추겼다는 분석입니다. 결국 이번 대선은 일상적인 정치투쟁을 통하지 않으면 계급투표는 불가능하다는 아주 원칙적인 평가를 남기게 된 것 같습니다.


또 하나 평가해야 할 것은 진보진영에서 흔히 좌파라고 불리는 세력들의 무능입니다. 좌파세력들은 대선에서 대안세력으로 자신을 보여줄 표상조차 만들지 못한 상황인데요. 앞으로 5년,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된 것은 물론 신자유주의 경제위기는 더 심화될 전망인데요. 좌파들도 대중들을 움직일 표상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뭐 당연한 얘기죠.

오늘도 이렇게 육하원칙 6번째 시간을 진행했습니다. 요즘 시청률이 좋다는, 저도 즐겨보는 이산에서 영조대왕은 항상 백성들을 가장 높은 자리에 두고 정치를 펴나가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에 영조의 정치가 그립다는 말이 나오기 까지 하는데요. 뭐 저는 이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이명박 후보가 가장 낮고 어려운 곳에 있는 민중들의 목소리를 제일 우선으로 하고 정치를 펴나갔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 봅니다. 절대 그렇게 되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다음 주에는 더 좋은 소식을 가지고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민중언론 참세상 이꽃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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