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제목 보이지 않아요.
번호 217 분류   조회/추천 717  /  13
글쓴이 어떤사람들    
작성일 2001년 01월 31일 18시 57분 25초
모니터에 눈을 오래 두기 전,
해가 지기전,
모니터 뒤 창문밖에선 눈이 내리고 있었는데...
지금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보니
해가 졌고, 눈은 보이지 않아요.
놀이터에 서 있는 가로등을 보아도 보이지 않는 걸 보니
눈이 멈췄나 봅니다.

일주일쯤 되었어요.
함께 갔던 녀석들은 오늘 오지만, 전 아무래도 직장생활을 하니까
일찍 왔지요.
와서 설날을 보내고 그 다음에 제일 먼저 몸을 움직인 것은
대학로로 공연을 보러가는 것이었죠.
그 주에 공연을 두번 보았어요.

음... 인도 어땠냐?고 물으실껀가요?
그럼... 전 대답을 준비해야할텐데... 사실, 다른 사람들이 물어봐서
대답을 하고 나면, 혼자 피시식 웃어요.
너무 싱거워서. <좋았어요> 하고 말하니까.

처음엔 걸음이 바빠질꺼라 생각했어요. 인도에서 하루 묵기 전에는요.
헌데 하루 이틀 지나니까, 머물고 있는 곳을 나서기가 싫더군요.
번잡하고 뿌연 캘커타를 지나와서 그런 것 같았어요.
캘커타에서 북쪽으로 기차를 타고 3시간쯤 가면 친구가 공부하고 있는
산티니케탄 이라는 곳이 있어요. 그 곳에서 열흘을 보냈죠.
음~ 그 곳을 생각하면 코속으로 그 내음이 들어와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예요.
타지마할에 가서 왕비에 대한 사랑에 감탄을 한다거나
갠지스강이 있는 바라나시에 가서 그들이 몸을 닦는 동시에 영혼까지
깨끗해지는 것을 보고나, 혹은 느끼거나 하려하지 않아도
산티니케탄을 떠나올 때 뒤로 스쳐가는 풍경, 소리, 내음들에
마음을 적시고 있었죠.
그리고 캘커타에서 나흘을 묵고, 비로소 캘커타를 보았답니다.
번잡하다. 시끄럽다. 더럽다. 매캐하다. 이런 건, 캘커타를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으론 끈이 그리 길지 않았어요.
캘커타는... 보물찾기를 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었다고 해야할까요?
그 보물이란 것은 자신이 정하기에 달려있는 것이지만...

아, 간절히 바라는 꿈에 대해 이야기를 건네 주셨죠?
다녀와보니, 그 꿈이라는 거 생각나질 않아요. 그 곳에 있을 적에 가끔
불쑥불쑥 그 곳 풍경에 묻혀 나타나 날 깜짝 놀라게 했지만, 이젠
생각나지 않네요. 간절한 꿈이라는게 잊혀지는 것이었나봐요.

으흠.. 어제 물고기자리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거기에 간절히 바라는 꿈에 대한 대사가 나오더군요.
잠시 멈칫 했답니다.
그 대사는 고통스럽더군요. 결국은 사람이고 내 자신의 문제라는 것이.

요즘 전 노래를 흥얼거려요. 그랬던적이 언제 였나? 하며 깜짝깜짝 놀라면서요.
김광석씨의 그날들이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는데요.
아마도 공연을 보고 와서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1월이니까.

오늘은 말이 길었네요.
하늘도 자신이 풀어놓은 추위에 지쳤나봐요.
내리는 눈이 지친 사람의 걸음걸이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시타님. 요즘 잘 지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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