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2-비망록
소식이 오리라 서른 살 이후에도 여전히 토요일
아침이면 다림질을 했다 소식이 올 테니까 마른
꽃무늬에 물을 뿜으며 뭔가 다른 생이 올 테니까
뜨거운 다리미에 손을 베이면서 생화꽃 같은
생, 삼십 년이나 넘게 기다렸으니 전화해주겠지
새 시간을 내주겠지 열심히 다림질했건만
세상은 여전히 그을음으로 가득하고
일요일 없는 달력처럼 더욱 견딜 수 없는 것들
다릴수록 구겨지는 길들 꽃무늬들 다 잦아들고
떨어져내리는 나비떼들
소식따위는 오지 않았다
제 속으로부터가 아니면
무엇도 오지 않으리라고
가슴이 저에게 묻는다
나여 무슨 소식을 가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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