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받는 언론이 되겠습니다

창간 인사     편파 보도를 일삼겠습니다. 《워커스》 창간호의 첫 일성이 ‘편파 보도’라니 의아해하는 독자들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재벌이 하는 일이면 무엇 하나 틀리지 않은 게 없고, 대통령의 농담까지 기삿거리가 되는 우리 사회에서 공정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재벌이 살아야 나라가 살고 나라가 살아야 내가 살 수 있다는 저급한 성장 이데올로기로 치장된 기사들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헌법이…

테러방지법과 흙수저

    여당이 제출한 테러방지법을 막으려 진행된 필리버스터는 제1 야당의 중단 결정으로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더민주당은 법안 통과를 막으려 제법 단호한 태도를 취하더니 결국 투쟁을 포기해, 국회 바깥에서 ‘장외 필리버스터’로 힘을 보탠 시민들의 실망과 분노를 샀다. 제1 야당이 모처럼 싸우러 나서자 대중은 적잖은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더민주당은 결국 ‘역시나’ 당임을 입증하고 만 셈이다. 테러방지법으로 인권이…

싱글족 이야기 ①

송명관 2010년부터 경제와 국제 정세에 관해 공부하며 인터넷 경제 논객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채 전쟁을 함께 지었고 참세상 주례 토론회를 기획하고 있다.       “함께 못 산다고 전해라~” 나날이 늘고 있는 싱글족. 백 세 시대를 사는 이때에 홀로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스스로 원해서인가, 아니면 우리 사회가 ‘싱글’을 만들기 때문인가. 싱글족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들여다보자.  …

발언으로서의 타이포그래피

나랑 상관 없잖아   ‘디자인 액트’는 《워커스》 디자인에 참여하는 디자이너들의 작업과 생각을 공유하는 지면으로 구성된다. 《워커스》 디자인에 관련된 이야기, 디자이너들의 개인 작업, 작업 과정의 에피소드 등을 네 팀의 디자이너의 목소리를 통해 전할 예정이다.       권준호 영국왕립예술대학교에서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현재 일상의실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디자이너는 한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통용되는 가치관에…

집회 나와 흑기사 코스프레 하지 맙시다

집회 현장에 나가면 꼭 듣는 말이 있다. “다치니까 여자들은 뒤로 빠져요.” 일일이 대꾸하기 귀찮아 무시하면, 굳이 다가와 몸을 밀친다. 한창 경찰과 충돌하는 와중에 들리는 남성들의 다급한 외침. “남자들이 앞에 서서 밉시다!” 아, 분노보다는 민망함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도대체 왜 집회까지 나와 ‘흑기사 코스프레’를 하고 있단 말인가! 시위 때 기똥차게 싸움을 잘하는 여성 활동가 A 씨.…

리셋 버튼이 필요한 청년들

 김성윤 (문화사회연구소) ‘28세상’이란 칼럼에 한 가지 대의를 붙여 보자면 대강 이렇다. 청소년 문화를 다뤘던 전작 18세상(2014)을 내고 나니 일종의 헛헛함이 찾아왔다. 물론 더 잘 쓰지 못했다는 자기 책망이 제일 컸지만, 그래도 모든 글이 후회막심이기 마련이라고 스스로를 겨우 다독였다. 문제는 지금 세상이 어디 청소년한테만 18세상이겠는가, 하는 것이었다. 헬조선, 지옥불반도, 망한민국 같은 자학적 세계관(?)은 20대에게서 나온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