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의회, 자이단 총리 해임...국가 붕괴 속 권력 투쟁

민병대 주도 자치정부 수립...유엔, “불법 무기 거래의 본원” 우려

리비아 의회가 민병대의 불법적인 석유 판매를 통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총리를 전격 해임했다. 프랑스가 주도한 나토의 공습으로 카다피 정권이 몰락한 지 2년 반이 지났지만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11일 <타츠>에 따르면, 11일 리비아 의회는 알리 자이단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통과시켰다. 전체 200명 중 124명이 불신임안에 찬성했다. 그러나 의회는 후임자에 대한 합의에 실패하고 국방부 장관을 임시 총리로 지명했다. 의회는 늦어도 15일안에 새 총리를 선출할 계획이다.

[출처: http://www.aljazeera.com/ 화면캡처]

의회의 이번 결정은 자이단 총리가 군사적 위협에도 불구하고 리비아 동부의 핵심 석유 수출항 에스시데르항을 장악한 민병대의 불법 석유 판매를 저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려졌다. 총리를 비판하는 세력은 정부와 민병대 간 석유 이권 싸움을 유례없는 치욕이라고 지적했다. 인공기를 단 이 유조선은 11일 민병대로부터 23만4천 배럴의 원유를 싣고 공해로 나갔다. 외신은 미수라타 출신의 전 혁명수비대가 인공기를 단 이 유조선을 정지시키기 위해 추적했지만 허사였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불안정한 리비아 정치 여건 속에서 자유주의자와 무슬림형제단 사이 권력 투쟁의 결과이기도 하다.

자유주의 인물로 알려진 알리 자이단 총리는 카다피 정권하에서 야권 인물로 30년 간 망명 생활을 했다. 리비아 의회는 무슬림형제단 등이 주도한 2번의 내각 구성 실패 후 카다피 사후 1년만인 2012년 10월 그를 총리로 선출했다.

자이단 총리를 해임한 다수 의견은 무슬림형제단과 이슬람계 정치인들이 주도했다. 자이단 총리에 대한 해임 시도는 처음이 아니지만 그는 권력 진공상태를 이유로 퇴진 요구를 거부했다.

민병대 주도 자치정부 수립...국가 붕괴와 혼란 지속

이러한 리비아에 대해 <융에벨트>는 “중앙정부는 국가 붕괴 위험에 대처할 능력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병대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정치적 안정을 가로막는 한편, 트리폴리 과도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다.

서구가 적극적으로 무장시켰던 민병대에 대한 무장 해제는 실패했으며, 이들은 현재 다양한 지역에서 ‘국가 속의 국가’를 세우고 있다.

12일 <융에벨트>에 따르면, 지난해 리비아 당국은 민병대의 수를 25만명으로 추산했다. 민병대는 최소 3개 항구를 통제하며 지난 8개월 간 주요 원유 시설을 봉쇄하고 있다. 리비아 정부는 현재까지 1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냈다는 관측이다.

무장세력 간 그리고 정부와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10월 동부 지역을 장악한 민병대들은 바르콰(Barqua)라는 이름의 고유 국가를 수립한다고 선포했다. 리비아 대부분의 천연자원이 있는 동부의 조직들은 원유수출 수입에 대한 더 큰 할당을 요구해왔다. 해안도시 수르트에서는 자칭 자치정부 보안군 그리고 반군 출신으로 현재는 정부에 충성하는 미수라타 민병대 간 충돌이 일어났다. 한편, 중앙정부의 방위를 주도하는 이슬람주의 동맹 ‘리비아의 방패’는 서부 출신의 베두인 민병대를 공격했다.

암살과 테러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 벵가지에서는 경찰장교가 암살됐고 또 다른 한 경찰은 자신이 탄 경찰차에 장착된 폭발물이 터져 중상을 입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아성 다르나에서는 한 인도계 의사가 죽은 채로 발견됐다.

<융에벨트>는 카다피 아래 근본주의 세력은 주변화됐지만 그들은 이제 대로를 활보하고 있다며 종교 광신자, 무엇보다 살라피스트들이 리비아의 여건을 계속해서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콥트교뿐 아니라 이슬람주의 다른 정파들도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 2012년 8월에는 수피즘을 신봉하는 트리폴리 모세를 파괴했다. 그들은 성직자를 구타하고 불도저로 교회를 무너뜨렸다.

“불법 무기 거래의 본원” 우려

리비아 유엔 대표 타렉 미트리는 10일(현지 시간)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지난 3개월 간 리비아의 치안이 악화했다고 보고했다. 그는 벵가지에서의 최근 암살 사건들이 연이어 터졌으며 폭력은 예측할 수 없는 규모로 격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트리는 당국은 국경을 통제할 능력이 없다며 국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엔 측에서도 악화된 리비아 상황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2011년 나토 공습 준비기 동안 서구의 압력 아래 조직된 리비아 제재위원회 의장이었던 유엔 전문위원 유진 가사나는 “리비아는 불법적인 무기이동의 중심지가 됐다”고 우려를 밝혔다. 그는 최소 14개국 출신의 ‘근본주의 세력’이 리비아로부터 무기를 수입하고 있다며, 이는 리비아가 국경을 통제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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