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편집자주] 서울시는 서울이 "살맛나는 문화도시"라고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현재의 "서울은 절대 문화도시가 아니다!"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서울은 반드시 문화도시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문화사회>는 서울시장 선거를 계기로 "서울의 문화정책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4회에 걸쳐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비판을 기대하면서.
[서울, 지방선거 그리고 문화도시]
1. 도시계획 : 거대한 서울'특별'시와 초라한 문화정책
2. 예산/행정 : 빈곤한 문화예산, 무너진 문화행정
3. 문화기반시설 : 시민도 프로그램도 없는 문화시설
4. 서울시장을 꿈꾸고 있는가? : 정책개혁과제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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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도 프로그램도 없는 문화시설
서울에는 생활권 단위 문화기반시설만 약 175개가 존재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약 40 여개의 시설들이 건립되고 있다. 하지만 도서관, 문화의 집, 구민회관, 문화예술회관, 다목적 체육센터 등 다양한 꼬리표가 달려 있는 이 시설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시민 없는 문화시설"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며 외면당하고 있다. "생활단위 문화복지 정책"의 희망으로 끊임없이 제기되었던 문화기반시설, 그리고 이를 위해 수많은 공공예산이 건립과 유지를 위해 반복적으로 투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시민들은 문화시설의 존재 여부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서울시 전체적으로 문화계획적인 도시접근전략이 부재함에 따라 문화기반시설 역시 그 양적 확장(물론 양적으로도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에 비해 실질적인 문화복지, 문화민주주의의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지 못하다. 즉 지역적 특성과 괴리된 중복 시설 투자, 중복 프로그램 운영 등의 비효율성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용산 새 국립박물관의 사례와 같이 주변 문화환경과 부조화한 문화기반시설의 형식적인 건립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둘째, 서울시 문화기반시설의 운영 현황은 대부분 설립의 목적과 지역 내에서의 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한 채 비전문적, 소극적 운영을 통한 시설관리차원에 머물고 있다. 이는 시설을 위한 계획과 투자(하드웨어에 치중한 문화인프라 정책)만 있었을 뿐, 운영의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기획 및 개발과 이를 생산, 유통, 수용할 수 있는 행정시스템이 문화전문인력과 문화향수자인 시민을 중심으로 구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서울시 내에서조차 문화기반시설간의 상호작용 및 보완, 네트워킹, 재배치, 특성화 등이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대부분의 문화기반시설들은 지역별, 성격별, 내용별로 상호보완적인 네트워킹을 구성해 문화시설로서의 가치를 극대화하기보다는 담당 행정기관 중심으로 분류되고 관리되는 형식적인 운영시스템을 반복하고 있다.(주민자치센터와 문화의 집의 관계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서울시민의 중장기적인 문화권리를 고려했을 때, 각종 공공문화기반시설에 대한 정책 개혁은 매우 시급하게 추진돼야 한다. 그리고 이는 "시설 확충"과 "운영 개혁"이라는 이중 전략을 필요로 한다.
먼저, 영상미디어센터 신설 및 청소년 수련시설의 특성화 등 문화기반시설의 지속적인 확충을 통한 시민의 문화권리 및 문화복지가 보장돼야 한다.
서울시의 문화기반시설로는 도서관, 박물관·미술관 등 전시시설, 문예회관 등 공연시설, 문화원, 문화의 집 등 문화복지시설, 청소년 문화시설 등이 있다. 이 중에서 도서관, 박물관·미술관 등은 기본적인 문화인프라이므로 지속적이고 꾸준한 확충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영상미디어센터를 시범적 설치하는 수준 이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으며, 유휴공간화되어 있는 청소년수련시설을 호평을 받고 있는 '하자' 센터와 같은 청소년 대안문화공간, 실험적인 청소년 문화교육시설로 대체하여 서울시 곳곳에 확대 운영할 필요가 있다.
또한 문화의 집,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문화기반시설의 인력 확보, 특성화, 프로그램 확충 등 운영 개혁이 추진돼야 한다.
현재 서울시의 문화시설들은 확충을 통한 문화공간의 확대는 물론이고, 현행 시설과 관련된 운영 개혁 역시 매우 시급하다. 특히 문화기반시설 중에서 확충보다 운영의 개혁에 중점을 두어야 할 대표적인 시설은 문화의 집이다. 현재 서울시에 있는 문화의 집은 20여 곳 정도 되는데 이 중에서 전문인이 운영하는 문화의 집은 한 곳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나머지 문화의 집은 문화의 비전문가인 공무원들의 운영하고 있어 4억원씩(시비 2억원, 총40억 이상) 들여 설립한 문화시설이 시민을 위한 문화복지시설로서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채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예술의 전당, 국립극장, 문예회관 등 중앙정부 관리 하에 있는 공연시설 외에 세종문화회관의 경우 재단법인화 이후 경영상태가 개선되고 있으나, 공연 등 예술활동을 통한 수익이 아닌, 대관료, 주차료 등이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종문화회관이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일정한 비율의 시비를 투입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세종문화회관이 자체 수익을 공연 외의 영역에서 올리는 것은 시민에 대한 공공서비스 측면에서 크게 어긋나는 것이다. 따라서 세종문화회관이 전문인에 의해 운영되어 명실상부한 시민의 문화공간이 될 수 있도록 관료출신이 아닌 민간 문화예술 전문가를 관장으로 선임해야 할 것이다.
새로 문을 연 서울시립미술관도 민간 문화예술 전문인이 운영할 수 있도록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관장을 선임하여 책임운영을 맡겨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학로 소극장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 못지 않게 서울시에서도 대학로 소극장 등 문화예술공간 운영에 정책적 관심을 기울이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원재 문화연대 정책실장 redgang@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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