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 & After-발전노조 파업]알짜 회사부터 확실하게 팔아치운다

정부 남동발전 우선 매각 배경

나상윤/공공연맹 기획국장
정부와 한국전력은 7월 15일, 남동발전(주)을 내년 1월까지 매각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로써 국가기간산업인 발전소매각이 본 궤도에 오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부의 바람대로 발전소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무엇보다 발전산업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파업중단 이후 사측의 극심한 현장탄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발전산업노조는 정부방침이 발표되자 그 동안의 있었던 내부갈등을 덮어두고 즉각 한 목소리로 정부방침을 비난하고 나섰는데 제2파업을 경고할 만큼 발전노동자들이 느끼는 분노는 크다.

또한 파업과정에서 80%이상의 국민이 반대하는 것으로 드러난 여론도 무시하지 못할 변수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정치환경을 외면하고 과연 발전소매각을 강행할 수 있을지는 그리 간단치 않은 문제일 것이다.

발전소매각은 일반 기업의 매각과 비교해 훨씬 더 복잡한 절차를 필요로 한다. 매각주관사 선정부터 시작해서 주관사의 해당기업에 대한 실사와 매입사에 의한 재실사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고 그 기간도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충분한 사전준비도 없이 정부와 한전이 남동발전(주)의 매각일정을 구체적으로 공식화한 것은 무슨 이유일까?

단지 부칙에 ‘매각은 자회사 분리 1년 후부터 가능하다’는 조항을 담고 있는 전력산업구조개편에 관한 법률은 2009년까지 전력산업의 구조개편을 추진하도록 하고 있어 정부입장에서 보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여유가 있다.

그럼에도 이렇게 급하게 서두르는 것은 대선 전에 발전소 매각을 반드시 기정사실화 해두려는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미 파업투쟁으로 인해 공론화 됐던 ‘발전소 매각 재검토’는 대선 과정에서 주요쟁점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고, 그런 점에서 차기 정권이 들어서기 전까지 혹은 차기정권에서는 매각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따라서 어떻게 해서든지 매각을 기정 사실화함으로써 되돌릴 수 없는 흐름으로 만들고 이를 통해 노동자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도 포기하고 받아들여서 재공론화를 막고 더 이상의 반대투쟁에 나서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보여진다.

매각 완료시점을 내년 1월로 못박고 있는데, 이 시기라는 것이 참으로 묘하다. 정권은 DJ정권이되 권력은 12월 대선의 승자가 쥐고 있어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정부 스스로도 이 문제는 결국 차기 정권이 해결할 수밖에 없음을 자인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전후사정을 거두절미하고 발전소 매각을 강행해야 할 만큼 절박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속설로 떠도는 한·미간 밀약이 그것이다. 이미 아이엠에프(미국이 주도하고 있다)가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기간산업의 매각을 요구했다는 것은 한나라당 안영근의원의 폭로로 어느 정도 확인된 것으로 단순히 ‘설’로만 볼 수 없다.

전력산업구조개편이 반드시 매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에도 다수 국민의 반대를 완전히 무시한 채 급하게 서두는 것을 보면 밀약설에 대한 확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발전소를 매각하면 그 대상은 국내보다는 외국자본일 가능성 크고, 특히 미국계의 에너지 기업들이라는 점에서 보면 한미간의 밀약설이 꽤 설득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왜 남동발전(주)이 우선 매각대상이 되었을까? 노사관계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5개사 중에 남동발전(주)은 가장 ‘알짜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8개월 간 남동발전의 경상이익이 1천6백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부채비율이 98%에 불과한 초우량기업이다. 외국자본의 구미에 맞기 때문에 가장 쉽게 팔릴 수 있다. 알짜기업을 그대로 헌납하는 것이다.

발전소를 매입하는 해외자본은 또 다른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안양, 부천의 경우에서 확인된 것처럼 해외자본은 연간 약 4∼5% 이하의 초저리의 자금을 동원하여 기업을 인수한 뒤 정부로부터 투자보수율을 약 12% 수준으로 받아내어 금융이자만도 약 7%정도의 이윤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해외자본의 입장에서 보면 ‘꿩 먹고 알 먹는’ 장사다. 결국 정부는 국민의 혈세를 해외자본에게 그대로 헌납하는 꼴이 될 것이다.
[ 98호] 7.29 ~ 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