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편집자주] 문화연대는 올 상반기 국민의 정부 정책에 대한 문화적 평가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국민의 정부 5년을 평가하는 이번 작업을 통해, 문화연대는 문화에 대한 새로운 관점의 수립과 문화사회의 건설이라는 문화정책의 목표를 제시하였습니다. <문화사회>는 지난 8월 27일 '국민의 정부 정책에 대한 문화적 평가 및 정책대안'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이번 평가작업의 결과를 6차례로 나누어 요약, 발표하는 기획을 마련하였습니다.
1. 정부 정책에 대한 문화적 평가의 전제와 방향
2. '국민의 정부' 문화정책 공약 및 주요 정책 평가
3. '국민의 정부' 문화정책 체계 평가
4. '국민의 정부' 문화정책 분야별 평가
① 문화정책 일반, 예술진흥 정책, 문화산업 정책
② 청소년 정책, 문화유산 정책, 문화관광 정책, 문화체육 정책
5. 문화사회를 위한 정책개혁 및 추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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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민의 정부' 문화정책 공약 및 주요 정책 평가
① 국민의 정부 문화정책 공약 평가
9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우리 사회가 당면했던 문제는 IMF로 상징되는 외환위기였다.
이에 따라 한편으로는 경제 회생을 위한 노력이 필요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을 실시했던 영국과 미국 등의 예로부터 충분히 예상되는 부의 양극화라는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처방을 준비하는 일이 시급한 일이었다. 특히 사회안전망이 전무하다시피 한 우리 사회에서 자본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경제회생의 방향은 곧바로 민중 생존권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 명확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정책적 처방에서는 문화정책이 특히 중요한데, 한 사회의 문화발전이란 국민의 생존권의 보호와 사회안전망의 확충이라는 토대를 구축하면서 인권의 확대(참정권, 노동권의 기본적인 차원을 넘어서 문화적 권리의 확충이라는 차원으로), 참여와 자치의 문화를 촉진시키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위기와 함께 사회적 위기가 확산되는 시점에서 문화정책을 올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한편으로는 무차별한 시장제일주의로부터 문화와 사회를 보호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문화민주주의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두 가지 방향을 정책의 기본철학으로 삼아야 했다.
하지만 국민의 정부 문화정책 공약은 이 두 가지 방향에서 크게 벗어나 있었다. 문화복지 차원에서 고려되어야 할 지원정책은 장르예술에 대한 지원확대와 그 공정성 제고에만 집중되어 있으며, 일반적인 문화활동 지원 또한 자치문화의 건설과는 방향을 달리하는 것이었다. 또한 민주주의적인 문화환경 조성을 위한 공약은 법적, 관습적인 문제를 구체적으로 지적하여 이에 대한 개혁을 명시했어야 했지만, 공약은 두루뭉실하게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면서 정치적인 타협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었다.
국민의 정부는 과거와는 달리 <통제위주의 정책>에서 <진흥위주의 정책>으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표방하였고, 여러 분야에서 낡은 규제를 폐지하려고 노력하였다. 하지만 문화예산 1% 달성, 문화산업진흥기금의 대규모 신설, 관료적 기구엿던 영화진흥공사를 합의제 행정위원회인 영화진흥위원회로의 전환, 2000년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의 법제화, 방송쿼터제의 도입 등 부분적인 사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공약들이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국민의 정부는 남은 기간 동안 선거공약에 대한 객관적이고 총체적인 평가를 통해 당장에 실현할 개혁과제들과 이후 추진해야 할 과제들을 선정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할 것이다.
② 국민의 정부 문화정책 기본방향 평가
국민의 정부는 1998년 발표한 <새 문화정책>에서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 하에 '문화의 힘'으로 제2의 건국을 이루고, "문화가 중심가치"가 되는 지식정보사회를 추구하며, 문화주의를 통한 '성숙한 민족공동체'를 형성하고, 문화정체성과 보편성의 조화로 '열린 문화'를 구현하겠다는 새로운 지향점을 주요 사업 방향으로 제시하였다. 그리고 다음 해인 1999년 3월 문화관광부는 <문화비전 21>을 수립, 추진하기 시작하였는데, 여기서는 문화정책의 목표를 "문화의 생활화 - 전국민의 신지식인화"로 재조정하였다. 여기서 국민의 정부는 "국가 전테의 문화적 수준을 세계 일류화하는 전략", "문화적 창의성을 전 산업과 국민생활에 확산하여 전 국민의 신지식인화 촉진" 등 경제주의적 관점에서 문화산업 중심의 정책 방향을 노골적으로 제시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국민의 정부는 <문화비전 21>을 통한 문화 발전의 연계사업으로 "문화산업 국제경쟁력 제고", "문화관광산업 육성", "스포츠 관련산업 발전" 등을 선정하였다.
국민의 정부가 이룬 가장 큰 성과는 (비록 경제적인 이유가 주된 요인이었다고는 하지만) 과거의 정부 정책과는 달리 "문화발전이 국가경쟁력 향상에 주요한 동력이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다양한 지원 및 진흥 정책을 계획하고 추진하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정책 방향을 조기에 구체화하기 위하여 문화예산을 전체 정부예산의 1% 이상으로 증액하겠다는 국민의 정부 선거 공약을 3차 년도인 2000년부터 조기 달성하는 등 정부 내에서 문화정책의 중요성과 문화의 위상 제고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국민의 정부는 문화발전의 의미를 실제적으로는 문화산업발전에 국한시킴으로써, 과거의 정부가 매몰되어 왔던 권위주의적인 문화정책의 병폐를 경제주의적인 문화정책의 새로운 병폐로 대체했다고 할 수 있다. 국민의 정부 문화정책 계획의 한계 및 문제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국민의 정부는 스스로가 내재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라는 기본적인 정책 방향과 개별 문화정책 계획 및 방향과의 모순을 반복적으로 드러냈다.
- 국민의 정부 문화정책은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 속에서 자연스럽게 문화정책 내의 문화, 관광산업 지원 계획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귀결되었다.
- 국민의 정부 문화정책은 과거 문화정책들이 답습한 문화권리, 문화복지, 문화민주주주의 등에 대한 이해 부족과 근본적인 문제의식의 결여를 답습하였다.
- 국민의 정부는 문화정책의 계획, 조정, 실행에 있어 구체성과 추진력을 담보하지 못함으로써 오히려 많은 정책 분야에서 과도한 비전과 혼선을 반복하였다.
- 국민의 정부는 과거 문화정책의 계획이 입안되고 추진되는 과정에 있어 답습해 왔던 관료주의의 한계를 반복하였다. 그리고 이는 초기의 개혁과제들이 크게 후퇴하는 결과를 낳았다.
국민의 정부 문화정책 계획이 초기에 표방한 개혁 성향은 대부분 정부 자체에 내재된 한계 및 국민의 정부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 요인들로 인해 그 일관성과 지속성을 유지하지 못하였다. 이에 국민의 정부는 선거공약에서 제시한 정책 계획조차도 아직까지 완료하지 못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으며, 특히 국민의 정부 문화정책은 오히려 집권 후기에 가까워질수록 본래의 개혁 성향을 상실하고 과거 문화정책의 문제점을 답습하는 한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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