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전쟁 해 넘겨 계속

박희태·정세균 회담, "새해에 대화 계속"

입법을 둘러싼 국회전쟁이 해를 넘겼다.

31일 오후 4시 45분, 국회 귀빈식당에서 전격 이뤄진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회담에서 사태해결을 위한 별다른 성과를 만들지 못했다. 그러나 새해에도 대화를 계속 이어 가자는 데 의견을 모아 물리적 충돌은 피하게 되었다.

두 당 모두 국회에서 2008년 마지막 날, 충돌이 벌어지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31일은 넘기자는 것으로 보인다. 임시국회가 오는 1월 8일까지 진행됨에 따라 다음 주 초 다시 여야는 격돌할 전망이다.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침구를 준비하는 등 장기전에 돌입했다.

[31일 14:30] 국회의장 제안 회담 무산
회담 장소 문제 놓고 충돌...다시 열릴 가능성 낮아


김형오 국회의장이 제안했던 여야 대표회담이 무산되었다.

김형오 국회의장의 제안은 회담 장소가 의장 집무실로 지정되면서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민주당에 “오후 12시까지 의장 집무실 원상복구”를 요구했다. 이에 민주당은 “의장 집무실에 연연하지 말라”며 반발하고, 한나라당도 민주당의 의장 집무실 농성 정리를 회담의 조건으로 걸었던 것.

한나라당 출신의 이윤호 국회부의장도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장과 의장 집무실에 대한 불법 점거를 즉시 철회하지 않는 한 어떤 회담도 의미가 없으며, 성과도 기대할 수 없다”라며 참석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도 회담 참석을 거부했다.

무산된 회담이 이 날 중으로 다시 열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국회는 다시 난국에 빠졌다.

[31일 09:40] 김형오, 교섭단체 대표회담 제안

김형오 국회의장이 31일 오전,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제안을 받아드렸다. 정세균 대표는 30일, 여야 3당 대표회담이 최종 결렬된 직후 “국회의장이 나서서 제 정당 대표자들과 연석회의를 개최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김형오 국회의장, 이윤성·문희상 국회부의장,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권선택 선진과창조모임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의장단 및 정당 대표회담이 이 날 오후 2시 개최될 예정이다.

  김형오 국회의장의 입장을 전달한 김양수 의장비서실장

애초 정세균 대표는 교섭단체와 상관없이 모든 정당 대표의 참여를 요구했으나, 김형오 국회의장은 교섭단체 대표로 회담 참가의 선을 그었다. 김형오 국회의장의 회담 수용으로 새로운 국면이 열릴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애초 김형오 국회의장은 “31일까지 민생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양수 국회의장비서실장은 기자브리핑에서 “회담 결과에 달렸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이번 회담 결과에 따라 발동된 질서유지권의 행사 등 국회 전쟁의 막판 시나리오가 그려질 예정이다.

이에 대해 최재성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이 원내대표 참석과 회담장소를 둘러싼 쟁점을 제기함에 따라 성사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회담에 교섭단체만 참석하는 것과 부의장까지 참여하는 것을 수용한다면서도 원내대표의 경우 “최종 협상의 실패한 당사자이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 합류할 경우 또 다시 실패를 예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참석 불가 방침을 밝혔다.

문제는 회담 장소를 둘러싸고도 있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제안한 회담 장소가 의장 집무실이기 때문. 김형오 국회의장은 민주당에게 “오후 12시까지 의장 집무실 원상복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최재성 대변인은 “의장 집무실 자체에 연연할 때가 아니며, 이것이 중요한 순간에 쟁점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의장은 갈등과 오해의 요소를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