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욕심 하나

[이수호의 잠행詩간](20)

내 몸이 긴장하고 있어요
아주 작은 욕심 하나가
이렇게 우리를 힘들게 해요

노랑제비꽃 사이로 와서
민들레 홀씨 몰래 등 떠밀고
뒷산 솔숲 흰 왜가리 날개 펄럭이며
날아오르게 하던 당신은
누구신가요?

머무는 것은 바람이 아니어서
내 곁에 머물 수가 없다는 당신을
어떻게라도 잡아두고 싶은 마음이
결국은 당신을 힘들게 하나요?

그래서 가끔은 구름 속에서 비를 몰고 와
내 눈물을 씻기나요?

모든 보이지 않는 것은 실상일 수 없다는
그래서 내 곁에 없는 당신은
실재가 아니라는 나의 억지를
예쁘다 안아주는 당신은
정녕 누구신가요?

*최저임금 깎지 말고 조금이라도 올려달라는 우리의 요구가 그렇게도 큰 욕심인가요? 밤새워 농성하며 앉은잠 자며, 퍼고 또 퍼도 마르지 않는, 그런 찬우물 같은 세상 꿈꾸는 것도 잘못인가요? 바람에 날리는 길거리 먼지 같은 우리는 누구에게 위로도 못 받나요? 그런 당신, 상상도 못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