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강(노동자의 힘 회원)
고된 반복노동이 되어버린 총파업투쟁전선 건설
맨 처음 98년 단병호 비대위 체제에서 시작되었다. 결정된 파업투쟁을 지도부의 비타협적 집행과 정교한 활동 이전에 '파업을 유보'했던 대중기만의 역사가 말이다. 그는 아직도 과거 비대위 시절 총파업 유보의 결정은 불가피 했으며, 후회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후 민주노총 지도부의 총파업 외침은 '늑대 온다 소리치던 양치기 소년의 외침'이 되어 버렸고, 정말 '총파업 투쟁전선'을 설치하는 문제는 투쟁하는 대중의 계급적 본능에 맡겨져 왔다. 그후 아래로부터 노동자계급대중 스스로의 총파업투쟁건설을 도모해온 5년의 역사. 드디어 2002년 국가기간산업 3사 동맹파업은 민주노총 연대총파업을 끌어냈다. 총자본에 대한 '대항의 주도체' 그리하여 내셔널센타라고 부르는 총연맹의 '파업지령'이 아니라 동맹파업을 산개 대중파업으로 하여 지구전으로 몰고 가는 대중의 힘이 총연맹을 연대파업투쟁으로 끌고 온 것이다. 아래로부
터 대중파업투쟁전선이 건설된 것이다.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의 망령, 조합원 과반수가 참여해야 총파업이 가능하다는 총파업 모양 갖추기, 동력 확인 후 한꺼번에 발뒤꿈치 들기 영치기 파업 등 모든 화려한 주장이 숨죽였다. 심지어 갖은 수단으로 총파업결의를 방해했던 자들이 후일담으로라도 총파업주장파로 돌변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4월2일 대중에 의해 건설된 총파업투쟁전선은 바로 그 민주노총에 의해 파괴되었고, 투쟁동력은 해체되었고 복귀한 조합원은 현장에서 그들의 기본권을 학살당하고 있다. 총파업 투쟁전선 건설과 발전이라는 과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고 투쟁대중에게 맡겨졌다.
오늘날 전국적 총파업투쟁 전선 건설과 투쟁에서 '대중지도력이 핵심적인 문제'라는 주장이 여전히 의미가 있다하자. 그러나 (3월29일자 편지) '…4월 2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결정했습니다. 하루하루가 힘겨운 동지들에게는 너무나 멀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동지들의 투쟁을 동지들만의 투쟁이 되게 하지는 않겠다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있으니 곧 동지들의 투쟁을 받아 안을 것입니다. …'라는 간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단병호 위원장 그가 지명한 직무대행과 그의 러닝메이트는 그 심각성과 호소를 그만 종이조각으로 만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더 심각하게 반복되고 깊어지고 있다
그의 오랜 동반자 두 번째 비대위 체제에 의해 집행된 시기집중 총파업투쟁은 과연 스스로 주장하듯 '금속·화학섬유·보건의료를 필두로 6만명 이상이 시기집중 파업에 들어가 5월 총력투쟁의 불길을 지폈다. 민주노총은 이로써 4.2사태에서 비롯된 후유증을 씻어내고, 정세반전의 계기를 확보하게 되었다'(노동과세계 5.27)고 할 수 있는가.
현 비대위체제는 비록 그것이 8.15 특사가 예상되는 단위원장 석방까지 과도기적이긴 하나 '발전 파업'에 대한 빚을 지고 있다. 임금인상투쟁 동력에 근거한 시기집중투쟁이라 할지라도 '발전탄압 즉각 중단'을 위한 연대투쟁을 핵심문제로 해야 하며, 시기집중 임단투 투쟁을 추진하는 모든 연맹과 단사의 '통일요구'로 내걸어야 마땅한 것이다. 그러나 발전 문제를 사실상 빼버린 것이다. 비대위 위원장은 솔직히 말한다. '발전을 집어 넣어서 파업을 만들면 밑에서 파업이 안 만들어지기 때문에 발전을 일부러 뺐다. 25일까지 파업하고 26일부터 정부와 협상의 창구가 열리면 발전에 관한 협상을 시작하겠다.'
이리하여 투쟁은 월드컵 개최를 빌미로 월급 더 요구하는 문제로, 정부와 자본도 월드컵 정세를 통해 조기타결을 압박하는 문제로 돼버렸다. 발전 38일 파업투쟁으로 야기된 '민영화저지'라는 정치적 대립은 여전히 구조적으로 실종되고 있다. 사실상 발전문제에 대한 포기이다. 단순 임단투 동력으로 어떻게 노정교섭을 이루어 낼 것이며 또 무엇을 쟁취할 것인가. 월드컵을 계기로 서로 사정하거나 협박하다 끝날 일이며, 임단투 이외의 모든 요구와 슬로건은 상급단체 회의자료에나 언급될 일이지 임단투 협상을 위해 파업하는 단위사업장의 투쟁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관계도 없는 것이 되었다.
5월26일 일요일 오후 5시 항공사진·3만과 3백
서울 대학로를 중심으로 3만 여명의 노동자 집회대오는 깃발을 앞세운 채 집회를 한다. 몇 시간 앞서는 동대문운동장, 종묘공원, 종로3가, 탑골공원에서 각 연맹들의 사전집회가 있었기에 거리 역시 어수선한 편이며, 그 대오가 대학로로 행진해온 것이다. 물론 이 모든 대오는 집회와 행진 끝에 평화적으로 해산했다.
같은 시각. 강남의 삼성동. 전국 공무원, 공공노동자 총력 결의대회를 마친 조합원과 일부 연대단위 300여명의 작은 집회대오는 발전 본사 앞에 집결하여 '무기한 천막농성' 확보투쟁에 돌입한다. 경찰과 대치하고 몸싸움을 하며 집회투쟁을 사수한다. 농성이 무산될 즈음 월드컵 취재 차 온 외신기자들의 취재에 응한다. 물론 이 투쟁은 다양한 형태로 지속되고 있다. 비록 규모에 있어서는 초라할 지라도 빈 거리에 모여 구호로 외치는 현란한 슬로건과 단사에서의 임단투 시기집중 3만 대오보다는 의미가 매우 다른 큰 힘이다. 그러나 서울의 강남 삼성동에서 강북의 대학로만큼이나 서로의 거리는 정말 먼 거리로 보인다.
1년전 대우자동차 투쟁에서의 악몽과 뼈아픈 상처
민주노총의 이러한 사업기조는 이미 1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작년 4월 10일경 법원의 '노조 사무실 출입방해 금지 가처분 결정'에 따라 노조 사무실에 가려던 350여 조합원에 대한 경찰테러 후 김대중 정권의 폭력성을 규탄하는 여론이 들끓었으며, 유리한 여론이 조성되었다. 이에 대해 수세에 몰린 정부에 대한 우리의 도덕적 정당성을 유지하고자 했을 뿐 대자 조합원 투쟁동력을 근거로 민주노총은 시기집중 임단투 투쟁에 몰입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선거 3등 당선 단 집행부는 대자투쟁에 적극 동참하며 무엇을 보충하고자 했는가(?) 대중투쟁을 힘차게 따라오는 듯 하더니 사회적 쟁점이 된 대자투쟁을 그냥 둔 채 6월초 임단투 시기집중 투쟁에 몰두한 것이다. 올해 임단투 시기에 '발전'이 조합원 대중의 문제가 아니듯이 당시에도 '대자투쟁'의 향배는 시기집중 임단투를 위한 조합원의 직접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5,6월 투쟁을 '시기집중 임단투'라고 투쟁의 성격을 자리 매김 하면서도(민중연대 주최 대자관련 토론회에서의 상집간부 주장) 다른 한편으로는 지도부는 수배를 피해 명동으로 들어와 이를 근거로 7.5 정치파업을 추동하려 했다. 그러나 당시 투쟁 요구에도 막후 협상에서도 '대우차 문제는 실종'되었다. 결국 임단투 투쟁 동력을 대자 매각저지투쟁과 결합하기 위한 노력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오직 대우자동차 투쟁을 통해서나 대우차 문제를 대정부 협상과 투쟁을 할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종말은 60만 조합원 대표가 과거 7,80년대 운동식으로 한 신부의 원로중재 정치에 농락 당하고 경찰로 출두하는 꼴이 되어 버렸다.
전선복구냐 스케줄 투쟁이냐
대중투쟁을 통해 만들어지는 투쟁전선을 중심과제로 하여 연맹과 단사의 사업과 활동이 추동 되고 철저하게 일치되게 해야 한다.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의한 자본 공격에 대해 여러 차례 교육하면 뭘 하는가. 매년 거듭되는 전국적 투쟁에 모금과 방문으로(만) 연대하며 자기 사업장이나 연맹사업 일정대로 사업을 집행한다면 정세분석은 무엇 때문에 필요하며 사업에서의 투쟁계획과 일정은 왜 잡는가. 아니 무엇보다도 총자본에 대항하는 총노동의 대표자는 양자의 대립과 투쟁을 중심으로 전선을 건설하고 유지하고 복구하고 발전시켜내는 것이 자신의 소임이다. 이를 중심으로 전단사의 투쟁역량을 동원하고 집중하는 것이어야 한다. 평화시기에 만든 각자의 사업일정을 전쟁시기에도 그대로 맞추는 투쟁, 각 단위의 투쟁 동력 만 뒤따라 다니며 사업의 집중이 매번 달라지는 투쟁, 이리저리 모양내는 정도의 투쟁으로는 될 수 없다. 왜냐면 "민중이
란…연극조의 성공 같은 것을 위한 반란엔 잘 나서지 않는 법이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점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배일도가 추진하는 10만여 제3노총과도 그 차별성을 만들지도 못할 것이요, 이런 식의 투쟁으로는 한국노총이나 소위 제3노총의 대정부 직접 협상력도 따라가기 힘들 것이다. 오로지 현수준과 조건에 안주하려는 일체의 발상법과 사업풍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투쟁하는 세력'으로 스스로를 재조직하는 것이 그나마 '관료적 조합주의'를 벗어나는 길이다.
큰 강을 건널 다리를 스스로 건설해본 노동대중이 두 번을 못 만들겠는가. 그러나 이를 위한 가장 큰 적은 내부에 있는 전선보다 일정을 중시하는 '관료적 조합주의'임이 분명하기에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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