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규/민주노동당 평화군축운동본부 정책위원
민주노동당의 군축과 평화 방안에 대한 반론들은 얼핏 들으면 그럴 듯 하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 고리타분한 군사안보논리이며 숫자놀음이다. 전문가인 양하는 이들의 논리와 숫자놀음을 갈파하는 가장 유용한 무기는 ‘상식’이다. 대표적인 몇몇 반론들에 대한 반론을 제시한다.
◆ ”병력을 감축하면 전력손실로 인한 국방공백이 생긴다.”
수치를 제시하며 반론을 펴면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나 요즘 군대는 머리수로 전쟁을 수행하는 게 아니라는 것은 상식이다. 군 전력은 기술과 장비의 수준, 작전과 군 운용의 효율성이 관건이다. 이미 북한에 대한 무기·장비의 질, 종합적 전쟁수행 능력의 ‘압도적’ 우위는 군사전문가들이 대부분 인정하는 사실이다.
오히려 대규모 인력을 유지하는데 드는 과도한 비용과 비효율성은 국정감사 때마다 지적되는 사항이다. 따라서 병력을 감축하는 것은 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조치이다.
◆ 주한미군 단계적 철수에 대해
역시 “전력손실에 따른 국방공백이 발생한다”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반론이다. 그러나 정보전력과 필수요원을 제외하고 지금 당장 주한미군이 철수해도 대북 억지는 충분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미 지적한 것처럼 남한 군 전력은 북한에 대해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는 80년대 이후 국방비 총액에서 남한이 북한에 대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점, 90년대 이후에는 북한의 5~6배에 이른다는 점에서도 다시 확인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계적 철수’를 제시하는 것은 오히려 ‘신중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동북아 세력균형을 위해 주한미군이 주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는 미국 조야에서도 공공연하게 인정하고 있는 주한미군의 역할, 즉 중국 경계를 위한 군사력의 발판을 한반도에 마련해 주겠다는 논리에 다름아니다.
◆ 군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는 것에 대해
“겨우 쓸만하게 훈련시켜 놓으니까 나간다”는 반론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상당한 정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병과들은 현 복무기간으로도 부족하다는 점은 국방부가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일반사병들의 복무기간을 단축하는 대신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병과는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모병제를 확대, 개선해서 충원하면 된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모병제로 전환하기 위한 과도기적 단계로서의 의미를 가진다고도 할 수 있다. 뿐만아니라 한참 일하고 공부해야 할 나이에 군에서 보내는 26개월, 그 준비기간과 제대 후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기간 동안의 사회적 비용을 감안한다면 군 복무기간을 단축해야 하는 것은 사회적 요구라고도 할 수 있다.
[ 109호] 10.28 ~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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