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운동의 '잃어버린 10년', 전망을 논한다

(가)사회운동포럼 조직위 구성 위한 간담회 진행

올해는 87년 대투쟁과 97년의 IMF 구제 금융을 받은지 각각 20년, 10년을 맞는 해 이다. 그런 만큼 한국사회 진단과 미래를 논하는 자리가 다양하게 준비되고 있다. 최근 출범한 한국진보연대(준)와 대통령 선거에 따른 운동 진영의 재편 그리고 한미FTA까지. 한국사회의 조류 속에 사회운동 단위들이 ‘전망’에 대한 자기 물음을 던졌다

(가)사회운동포럼 조직위원회 구성을 위한 간담회가 27일 인권운동사랑방에서 진행됐다. 20여 명이 넘는 개인 및 단체 활동가들이 간담회에 참가해, 제안서를 공유하고 각자의 고민과 문제의식을 털어 놓았다.

간담회 공동제안단위는 문화연대, 사회진보연대, 인권운동사랑방 등을 포함 한 5개 단위 이다.

한국사회의 신자유주의적 전환..사회운동의 잃어버린 10년

공동제안단위는 “진보와 개혁으로 치장한 20년 기만의 역사를 청산하고, 민중의 민주주의와 노동해방을 향한 고귀한 열망과 자유, 평등의 보편적 권리의 쟁취를 위한 지향을 되살려, 20년 동안 공고화 된 신자유주의 지배체제를 민중의 힘으로 변혁해야 할 역사적 기로에 서 있다”고 현재를 진단했다.

반면 1990년 이후 사회운동은 “변혁 이념의 소실과 전망의 부재, 노선적 혼란 속에서 고착화 된 활동 방식에 기대어 임기응변에 머물렀을 뿐,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는 사회운동의 전략을 수립하고 정치전선을 설치하고 계급 주체를 형성하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소통과 연대를 통한 사회운동의 변혁”이 필요함을 강변하며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서 사회운동의 변혁적 이념을 새롭게 구축해야 △진보운동의 위기를 공유하고 새로운 질서를 창출해야 △운동의 단결을 도모하고 연대를 확장하기 위한 실천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최준영 문화연대 활동가는 “완성된 제안에 대한 논의가 아닌, (가)사회운동포럼을 운동으로 같이 만들어 가자는 취지로 의견을 모으는 자리”라고 이날 간담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한국사회포럼의 백화점식 포럼을 탈피하자

이날 간담회 참가자들의 다수가 (가)사회운동포럼과 한국 시민사회운동단체들이 함께하는 한국사회포럼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 질문했다.

최준영 문화연대 활동가는 “한국사회포럼에 대등하진 않겠지만”이라고 전제하며 “한국사회포럼의 백화점 식 워크샵을 극복하고, 사회운동의 전망을 모색하고, 사회 운동 간의 소통과 연대를 분명한 목적으로 해야 한다”고 구분 지었다. 한국사회포럼이 자기 운동의 이슈를 다른 영역의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형태라면 (가)사회운동 포럼은 영역이나 운동 의제를 가로지르는 기획단을 공동으로 구성해, 포럼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이 강조된다는 설명이다.

배경내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우리 운동의 진보성이, '인권'의 가치 하나만을 부여잡고 가면 과연 가능할까에 대한 고민 속에서 운동들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에 착목하게 됐다”며 사회운동 단위들 간의 횡적 소통에 무게를 실었다.

이상훈 사회진보연대 활동가는 “10년의 실천과 패배에 대해, 현재의 운동구조에 대한 강도 높은 혁신, 진단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 합의하는 단위가 모여 시작하는 것이 최선의 출발점”이라고 생각을 밝히며, “소통과 공동 교육을 통해 낮은 수준에서부터 다른 길을 모색해 보자“고 제언했다.

간담회 참가자들은 공동제안단위의 제안 취지와 문제의식에 동의를 표하며, 토론회 한번 하고 헤어지고 뻔한 얘기를 하는 자리에는 회의적이다, 한국사회포럼과의 차별화가 눈에 띠지 않는다, 대중과의 접점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없다는 등 포럼이 준비될 경우의 극복 해야 할 과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4월 조직위 구성, 8월 포럼진행이 목표

확정 된 것은 아니지만, 제안단위는 4월 중에 조직위원회를 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며 간담회 후 같이 뜻을 모아가자고 제안했다.

공동제안단위는 포럼은 '6월 항쟁 20주년, 반신자유주의 투쟁 10년의 성과와 한계, 진보운동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새로운 사회운동의 이념과 전망을 모색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하고, 8월 중 3일간의 프로그램을 진행하자는 구상안을 밝혔다.

포럼 첫 날에는 전략과제 대토론, 다음 날은 부문 워크샵, 마지막 날에는 사회운동 총회를 개최하는 일정이다. 물론 확정된 내용이 아니라 아이디어 수준에서 제안된 것으로, 공동제안단위는 "크로스 토론을 통해, 주제와 논의의 의제를 뽑는 과정, 만들어 가는 과정에 방점을 찍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논의 과정에서 지역이나 현장의 영역별, 횡단 교류가 가능한 방안을 찾자는 의견이 나왔다. 수원 지역에서 활동하는 김광원 씨는 “여성, 인권 등의 영역별로 기획단을 나눴던 방식을 넘어 사업단 방식을 재편하는 것도 좋지 않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참가자들이 '부문운동에 갇혀 있는 것을 넘어서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며 공감을 표했고, 공공 기획단, 대안에너지 기획단, 직접행동 기획단, 풀뿌리에트워크 기획단 등의 아이디어 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가)사회운동포럼의 조직위원회 구성을 위한 차기 회의는 다음달 18일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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