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취재완장 착용 법적 문제 소지 충분"

문화연대 성명, "단순 해프닝 아닌 중대한 사안"

지난 20일 뉴코아 강남점 농성장 공권력 투입 현장에서 경찰이 '한국기자협회'에서 발행한 취재완장을 착용한 채 수배자 명단을 확인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된 가운데, 문화연대에서 성명을 발표해 관련자 징계와 경찰의 사과를 요구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경찰은 민중언론 참세상과의 인터뷰에서“포토라인 설치에 대해 한 방송국 기자가 항의하며 던진 프레스완장을 주었으나 보관할 마땅한 장소가 없어 팔뚝에 착용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하고, “정식으로 수배자 검거 목적을 위해 이용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문화연대는 이번 사건이 단순 해프닝이 아니라고 보고 24일 성명을 발표해 즉각 사과를 촉구했다.

문화연대는 성명에서 "그 동안 경찰은 집회 현장에서 불법적으로 사진채증, 영상채증을 하면서 ‘기자’라는 사칭을 반복해왔다"며 "이런 정황 속에서 ‘사칭’이 아니라 ‘해프닝’이라 주장하는 경찰 측의 안이한 태도는 신뢰감이 가지 않을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건이 단순 해프닝이 아니라 중대한 사안임을 강조했다.

문화연대는 "차지 말아야 했던 프레스완장까지 팔목에 쥐고는 공무 중에 실언을 남발한 상황은 충분히 오해와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이러한 태도는 공직자윤리에도 어긋나는 중차대한 문제라는 것을,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는 소지가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을 ‘공’권력이 모르고 있다니 점입가경"이라고 비난했다.

최근 이랜드-뉴코아 농성노동자 연행과정에서의 인권유린 사례가 폭로되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연대는 "‘기자’ 사칭을 포함한 이랜드-뉴코아 농성 침탈 과정의 부당 행위 조사와 모든 집회에서의 불법 사진영상 채증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기자’가 되어버린 ‘경찰’, 비겁한 공권력을 규탄한다

문화연대 24일 성명

노동조건의 불안정화와 사회적 양극화를 확산시키는 노무현 정권의 노동정책으로 인해 많은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리거나 열악한 노동조건 속에서 힘겨워하고 있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은 악랄한 방법으로 끊임없이 민중들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고, 공권력은 사회적 약자를 향해 으르렁 거리고 있다. 그리고 지난 7월 20일 오전, 상암 홈에버 매장과 강남 킴스클럽 매장에 기어이 공권력을 투입하였다.

비정규악법에 항거하는 이랜드 노동자들은 존엄한 생존권과 기본적 노동권을 요구하였으나, 물리력으로 매장에 침탈한 공권력은 가차 없이 이들을 차가운 바닥으로 몰아넣었다. 그리고 절박한 외침과 분노의 눈물에 뒤섞인 그 현장에서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지난 7월 20일 <민중언론 참세상>에서 보도한 “수배자 검거에 나선 기자?” 영상뉴스에 ‘한국기자협회’에서 배포한 ‘프레스취재완장’을 착용하고, 수배자 명단을 들고 연행 노조원의 얼굴과 전단을 대조하는 작업을 진행하던 ‘기자 같기도 경찰 같기도’ 한 이가 포착되었다. 영상에 따르면 정체불명의 남성은 “어디 기자냐”는 질문에 “연합기자, 세계일보기자, 짬뽕기자”라며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늘어놓고 있다. 영상을 기초하여 확인한 결과 정체불명의 남성은 서초경찰서 경찰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당시 상황에 대해 경찰청 공보실에서는 “포토라인 설치에 대해 한 방송국 기자가 항의하며 던진 프레스완장을 주었으나 보관할 마땅한 장소가 없어 팔뚝에 착용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하고, “정식으로 수배자 검거 목적을 위해 이용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민중언론 참세상, “경찰 기자완장 착용 '사칭' 아닌 해프닝?”) 그리고 경찰 측에서는 “기자라 한 것은 농담에 불과하다고”고 ‘해프닝’임을 강조하였다.

우리는 어떻게 생존권을 위해, 노동권을 위해 보름 가량 농성을 진행하던 노동자들을 처절하게 끌고 가던 공권력의 입에서, 그 무자비한 현장에서 ‘농담’ 따위의 실언이 가능할 수 있다는 그 자체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는 경찰에서 밝힌 것과 같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사실 그 동안 경찰은 집회 현장에서 불법적으로 사진채증, 영상채증을 하면서 ‘기자’라는 사칭을 반복해왔다. 얼마나 비겁한 공권력인가. ‘기자’ 사칭으로 집회의 자유를 왜곡하고, 인권을 침해하고, 실질적 취재행위에 대한 방해까지 자행해 왔던 것이 현재의 공권력이다. 동원가능한 모든 물리적, 폭력적 진압과정은 물론 기자 사칭이라는 비겁한 방법까지 민중들의 목소리와 외침에 재갈을 물리고자 했다. 이런 정황 속에서 ‘사칭’이 아니라 ‘해프닝’이라 주장하는 경찰 측의 안이한 태도는 신뢰감이 가지 않을 수밖에 없다. 더더군다나 차지 말아야 했던 프레스완장까지 팔목에 쥐고는 공무 중에 실언을 남발한 상황은 충분히 오해와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태도는 공직자윤리에도 어긋나는 중차대한 문제라는 것을,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는 소지가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을 ‘공’권력이 모르고 있다니 점입가경이다. 결국 경찰 측이 주장하는 ‘사칭’이 아닌 ‘해프닝’이라는 발언은 해명이 아니라 구차한 변명에 다름 아니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통해 추악하고, 비겁한 공권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기득권을 위해서 사회적 약자를 향해 방패와 곤봉을 들이대는 공권력이 비열한 방법까지 동원하여 민중들을 희롱하고, 조롱하는 지를 확인하였다. 이것이 바로 공권력의 모습이고, 이는 곧 이윤창출에 혈안이 된 이랜드의 모습이고,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 민중들의 권리와 삶을 처참하게 짓밟는 노무현 정권의 본색이다.

이에 우리는 이랜드 노동자들 매장 점거와 파업 투쟁이 악덕한 유통자본의 착취에 맞선 정당한 투쟁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처참한 현장에서 노동자/민중을 희롱한 공권력을 향해 아래와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우리의 요구는 정당하며, 이와 같은 요구에 대해 경찰 측에서 외면한다면 경찰 스스로 비겁하고 비열한 공권력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밖에 우리는 볼 수 없음을 밝히는 바이다.

하나. 경찰은 집회 시 기자를 사칭을 포함한 모든 불법 사진/영상 채증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경찰은 공무집행 과정에서 실언을 일삼은 ‘경찰’ 당사자의 행위를 엄벌하고 관련 책임자를 모두를 즉각 징계하라!

하나. 경찰청장은 ‘기자’ 사칭을 포함한 이랜드-뉴코아 농성 침탈 과정의 부당 행위들을 조사하고, 즉각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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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대 , 기자사칭 , 취재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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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세상

    [광화문에서/홍권희]‘아줌마 눈물’ 뒤의 민주노총 / (동아일보 2007.07.23 월)

    이랜드 계열사 유통매장에서 벌어졌던 ‘비정규직 대리전(戰)’이 장외(場外)로 옮아가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장기 점거농성 중인 노조원들을 경찰이 강제 해산하자 불매운동 등 준비해 둔 2단계 투쟁에 들어갔다.
    민주노총은 이랜드 사태가 더 오래, 더 복잡하게, 더 치열하게 전개되기를 원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싸움’을 크게 벌이는 최대 목적은 비정규직 처우 개선이 아니라 민주노총 자체의 위기 극복인 것 같다.

    민주노총 인터넷 홈페이지에 띄워진 ‘비정규직 조직화를 위한 50억 원 기금조성사업’은 그들의 속뜻을 짐작하게 해 준다. 민주노총은 ‘정규직 중심의 조직으로서의 한계 등 노동자 전체에 대한 대표성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자체 진단하면서 ‘민주노총의 재창립에 맞먹는’ 특단의 조직화를 통해 비정규직을 흡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은 돈으로 전국에 센터를 설치해 비정규직의 조직화를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누구를 위한 조직화인지 금세 알 수 있다.

    결국 민주노총의 비정규직 걱정은 화장술이 아닌가 싶다. 민주노총은 해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차별 철폐’를 주장해 왔지만, 실제로 차별을 없앤다면 산하의 정규직 노조들이 ‘절대 반대’라는 생얼굴을 보여 주지 않을까.

    정규직 노조의 이기주의는 이미 드러날 만큼 드러났다. 작년 노동연구원의 조사 결과, 직접고용 비정규직에게 노조 가입 자격을 주는 노조는 15%에 불과했다. 비정규직도 받아 주자는 노조 규약 개정안이 대의원회 거부로 무산된 노조도 여럿 있다. 비정규직을 ‘갑자기’ 받아 준 경우는 대부분 파업을 앞두고 파업력을 키우려는 계산의 결과였다.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문제를 치고 나오는 또 하나의 속셈은 ‘아줌마의 눈물’로 국민의 지지를 얻어 보려는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총파업은 ‘투쟁을 위한 투쟁’이라는 비난을 받은 터다. 그러니 이랜드 매장의 비정규직 아줌마들을 앞세워 국민 지지를 구걸이라도 하고 싶었을 것이다.

    며칠째 가족과 떨어져 쇼핑몰 점거농성을 벌여 온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들이 결국 경찰에 잡혀가는 장면은 보기에 딱하다. 남성이 일하는 시간의 97%를 일하지만 임금은 63%에 불과한 현실 등 처우 문제를 국민이 새삼 인식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핵심은 ‘무엇을’이 아니라 ‘어떻게’다. 외환위기 이후 부쩍 증가한 비정규직 문제는 한쪽 주장대로 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해답은 고용의 유연성과 안정성 어느 쪽도 크게 해치지 않는 방안이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민주노총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등 구호만 외치고 있다. 문제 해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회사 측과 대화하는 노조에 강경한 대응만 조언한다니 정해진 각본대로 장외투쟁으로 이끌려는 의도 아니겠는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는 큰 비용이 든다. 이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지가 관건이고 정규직 노조가 분담하지 않고는 조달이 거의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아줌마의 눈물.’ 노무현 대통령은 성급하게 닦아 주려다 상처만 키웠고 민주노총은 그 눈물을 ‘몸보신’에 쓰려고 한다. 민주노총은 사용자에게 항복을 강요하는 투쟁이 아닌, 고통 분담의 해법을 내놓을 때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 딴세상

    한국의 극우신문 중 하나인 동아일보, 그 중에서도 이름난 꼴통인 홍권희...
    퍼다 놓을 글이 이런 쓰레기 글 밖에 없더냐? ㅋㅋㅋ
    하긴 제정신 박힌 글쟁이라면 이랜드 사측 지지하는 글은 절대 안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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