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정부의 자이툰부대 파병 연장안을 둘러싸고 대선 표계산에 바탕한 정치 공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석유자원’을 들어 정부안에 찬성 입장을 밝힌 가운데,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자주 외교’를 내세워 반대하면서 이명박 후보와 대립각을 세웠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각자 입장에 따라 이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명박, “이라크는 석유 자원 보고...자원전쟁서 승리해야”
이명박 후보는 24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이툰부대 주둔 지역이 기름밭 위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미관계도 매우 중요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자원전쟁에서 우리가 이라크를 가까이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라크의 지상 석유 매장량은 사우디아라비아보다 훨씬 크며, 전쟁이 끝나고 세계가 자원 확보를 위해 경쟁할 때 자이툰부대 주둔을 유지하며 우리가 중동에 관심이 있는 국가로 남아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경제적 실리’ 강조는 파병 연장 논란에서 범여권과 민주노동당이 내세우는 ‘평화 대 반평화’ 구도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친미 사대’ 이미지를 불식시키려는 뜻도 엿보인다.
정동영, “2003년 파병 개인적으로 반대, 책임윤리 차원서 찬성”
같은 날 정동영 후보도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이라크 철군이 당당한 한국 외교의 힘을 보여주는 길”이라며 “이라크 철군은 한미공조와 모순되지 않고 오히려 호혜 증진에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는 “2003년 파병에 대한 찬반 논의가 분분할 때 제가 개인적으로는 반대했다”며, “당시 테러와의 전쟁, 참여정부에 대한 오해와 국민의 우려를 고려해 정치인의 책임윤리 차원에서 파병이 불가피하다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3년 반 동안 파병의 목적을 거의 달성했으며, 부시 대통령마저 자이툰부대 임무수행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면서 정부를 향해 “철군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는 “국익 논리로 파병 연장을 주장한다면 한국이 세계 모든 지역의 용병 공급원이 돼도 좋단 말이냐”고 반문하며 “대한민국 젊은이의 피, 땀, 청춘을 내다팔아서라도 잘 살아야한다는 가치는 버려야 한다”고 공격을 퍼부었다.
끝으로 “대통합민주신당이 한나라당과 철학이 다르고 지향점이 다른 정당이라는 것을 국민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파병 연장 논란을 계기로 이명박 후보와 대결구도를 형성할 계획을 분명히 했다.
‘파병연장 찬성’ 민주당, “친노세력의 결단 주시”
민주노동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라크 파병 연장에 대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찬성논리와 통합신당 정동영 후보의 반대논리가 둘 다 기이하다”며 “모순으로 가득찬 이들의 논리는 ‘선거 기회주의’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파병 연장에 같은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는 정동영 후보에 대해서는 “불평등한 한미공조의 본질에 대해 짚고 현재 성격의 한미공조를 즉각 파기해야 한다는 입장이 없다면, 이번 파병연장 반대 입장 역시 정략적 계산에 따른 것이란 비난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이날 유종필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자이툰을 용병이라 칭하고 젊은 피를 내다팔았다 운운한 것은 국군과 국민에 대한 중대한 모독행위이자, 과거 파병에 찬성한 정 후보 자신에 대한 누워서 침뱉기”라고 정동영 후보를 몰아세웠다.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함께 파병 연장에 찬성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해찬 전 총리, 유시민 전 장관같은 친노세력이 노무현 대통령을 선택할 것인지 정동영 후보를 선택할 것인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향후 친노세력을 끌어안고 파병연장 찬성론을 몰아가 범여권 내 주도권을 틀어쥐려는 의도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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