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장고 거듭해 결론 내렸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선 출마와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힌다. 이 전 총재는 7일 오후 2시 남대문로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앞에 다시 서는 심경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이 전 총재 측 이흥주 특보가 전했다.

7일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상 대선 출마선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6일 오전 이 전 총재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특보는 "이 전 총재께서 '장고를 거듭해 결론을 내렸다'고 말씀하시면서 회견 준비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출마 선언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출마냐, 불출마냐에 대해 확실히 얘기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정치 일선에 다시 서시는 큰 결단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이 전 총재의 정계복귀를 기정사실화 했다.

이 특보는 이 전 총재의 한나라당 탈당과 관련해 "내일 보자"며 "상세한 것까지 얘기할 자료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이미 내일 발표할 '국민에게 드리는 글' 원고를 마무리 하고 최종 검토 중이라고 이 전 총재 측 이채관 수행부장은 전했다.

한나라당, "마지막 순간까지 믿는다.. 출마 안한다는 것을"

이처럼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가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자 한나라당은 더욱 다급해졌다.

이날 오전 열린 한나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 전 총재 출마설과 관련해 "저희들은 (이 전 총재 출마설을) 믿고 싶지 않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이 전 총재가 출마하지 않을 것을) 믿어보려고 한다"고 절박함 심정을 드러냈다.

안 원내대표는 "좌파정권의 종식을 그토록 갈망하던 그 분(이 전 총재)이 국민들의 열망과 시대적 소명을 져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오늘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전 총재께서 출마하지 않으시도록 촉구하는 결의를 하고, 그 뜻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절박한 심정을 반영한 듯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이회창 전 총재를 믿는다'는 제목의 공식 논평을 내기도 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우리는 믿는다"는 말을 수차례 섞어가며 "이 전 총재께서 5년 전 '눈물의 은퇴 선언'을 하신 약속을 굳건히 지켜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박 대변인은 "이 전 총재께서 법과 원칙대로 살아오신 것처럼 대의를 선택하실 것"이라며 "또 이 전 총제께서 한나라당의 통합과 정권 교체를 위해 앞장서주실 것을 믿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