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親박근혜계 인사들이 이회창 무소속 후보 측으로 이탈하고 있는 가운데 대통합민주신당 인사들까지 이에 가세해 이 후보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신당 당협위원장 22명, "이회창 후보 구국결단에 동행하겠다"

대통합민주신당 소속 전현직 원외 당협위원장 등 22명은 30일 신당 탈당과 함께 이회창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남대문로 이 후보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통 민주계 중도개혁세력과 이회창 후보의 정통보수세력이 호남과 영남지역 화합을 이뤄낸다는 차원에서 세력 연대를 통해 정권 교체를 이루고자 신당을 탈당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정동영 후보와 신당 지도부가 당권 지분의 기득권을 지키기에 연연하여 대통합을 이루는 데 실패했다"며 "부정부패 수구세력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는 절대 정권을 내어 줄 수 없다는 절박감으로 이회창 후보의 구국결단에 동행하기로 했다"고 이회창 후보 지지 배경을 밝혔다.

신당, "출당 직전에 있던 사람들"

비록 일부 원외 인사들이지만, 이들의 탈당 및 이회창 후보 지지선언에 신당은 적잖게 당혹해 하는 눈치다. 신당은 일단 이들이 "출당 직전에 있던 사람들"이라며 이번 파장이 확대되는 것에 미리 차단막을 쳤다.

정 후보 측 김영근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탈당 인사들에 대해 "지역선거대책위원장을 맡지 못한 데 대한 불만을 품고, 무단으로 후보교체를 주장하다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되어 출당 직전에 있던 사람들"이라며 "선거 때면 나타나는 정치권 부나방들의 행태"라고 맹비난했다.

또 김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탈당한 이들이 '당 지도부가 지분 지키기에 연연했다'고 탈당 이유를 밝힌 것과 관련해 "이들의 정치적 주장을 재고하는 것조차 의미 없다"며 "단지 자리와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서라면 어디든지 날아다니는 선거철의 부나방들"이라고 일축했다.

한나라, "이회창 캠프, 철새들의 보금자리"

한편, 공통의 '배신'을 경험하게 된 신당과 한나라당은 모처럼 한 목소리를 내는 보기 드문 광경을 연출했다. 다만 한나라당의 비난의 방점은 이회창 후보에 찍혀있다는 게 다른 점.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경선 불복자들에 이어 여당의 경선 불복자들도 한나라당 경선에 불복한 후보를 찾아갔다"며 "이회창 후보는 정당민주주의를 근원적으로 파괴하는 반민주적 경선불복의 본산이자 피난처가 됐다"고 이회창 후보를 맹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최근 이회창 후보에게 꼬이는 정치인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내년 총선 전망이 어두운 정치열등생들이라는 점"이라며 "어느덧 이회창 후보 캠프는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되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