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와 잠시 한 배를 탔던 바 있는 정몽준 무소속 의원이 이번 대선에서는 이명박호에 올라탔다. 정문준 의원은 3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 입당과 이명박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정몽준, "시대정신은 국민 갈라놓지 않고,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것"
이날 정 의원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대선에서의 혼선에 대한 일말의 책임을 의식하고 있는 나는 17대 대선을 보름 여 앞둔 이 시점에서 결정을 내렸다"며 "한나라당에 입당하고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한나라당 입당과 관련해 "지금은 정권교체가 꼭 필요한 시기"라며 "지난 5년의 국정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여당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기형적 상황에서 야당인 한나라당에 입당하는 것은 어려운 선택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꼭 지켜야 할 기본가치를 보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미래를 지향하는 새 보수의 입장"이라며 "자유와 인권, 그리고 복지를 보장할 수 있는 인간안보를 기본가치로 삼는 정당을 발전시켜나가는 데 동참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후보 지지 배경과 관련해 "지금의 시대정신은 나라를 안정되게 하고, 국민을 갈라놓지 않으면서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며 "여러 후보 중 이명박 후보가 제일 낫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노무현 후보를 지원할 당시와 현재 이명박 후보를 지원하게 된 배경이 어떻게 다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관계를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우리나라를 변화로 잘 인도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판단이 틀렸다"며 "노무현 정부는 공보다는 과가 많아,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상하게 했다"고 답했다.
"양극화, '너무' 큰 문제다"
한편, 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극화' 문제를 유난히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정 의원은 이날 "현 정부는 국민들을 갈라놓고 분열시켰고, 양극화를 심화시킨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오늘날 양극화는 계층간 양극화뿐만 아니라 '교육의 양극화' '이념적 양극화' 등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득권층은 양극화 문제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어 국민적 토론이 안 된다"며 "한나라당이 양극화 문제에 대해 국민들과 대화할 시간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나도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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