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2주일여 앞두고, 이른바 범여권에 대한 정치권 외곽 인사들의 통합과 후보단일화 요구 목소리가 높다. 한나라당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소위 민주평화개혁세력이 뭉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3일 소설가 황석영 씨를 비롯해 도종환 시인, 박재동 화백, 정지영 영화감독 등 문화예술계 인사 1천157명도 범여권의 통합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들 역시 통합의 필요성과 명분 그리고 방법론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이 없다.
"지난 10년, 역동적 창조의 10년"
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한나라당 등 보수진영을 '반문화적 세력'으로, 이와 반대로 범여권을 비롯한 개혁세력 후보들을 '문화의 세기를 주도할 후보'라고 규정하며 한껏 치켜세웠다.
이들은 '다가 올 100년의 역사를 위하여' 제목의 성명에서 한나라당을 겨냥해 "조작된 여론의 뒤에 숨어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평화정착 과정을 '잃어버린 10년'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그들은 '정권을 잃어버린 10년'을 '모든 것을 잃어버린 10년'으로 왜곡 선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우리 문화예술계는 아직 극복해야할 문제가 많긴 하나 지난 10년을 '표현의 자유 10년'이며 '역동적인 창조의 10년'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일화든 통합이든 선거연합이든 개혁세력, 모두 모여라"
이어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등을 염두에 두고 "문화의 세기를 주도할 대선 후보들은 시대정신을 외면하고 각자의 이익 앞에서 통합 대신에 소아적인 자기 이해에 매달려 있다"며 "통합된 정치지형을 형성하는 데 힘을 모으기보다 서로에 대한 비판과 공격에 더 많은 힘을 쏟고 있다"고 통합논의에 있어 지지부진함을 보이고 있는 범여권을 강하게 질타했다.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끝으로 "지금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오직 하나"라며 "단일화나 통합 혹은 선거연합, 연정 등 어떤 방향이든 모두 모여 반문화적인 세력으로부터 문화의 역동성과 창조성을 지켜내야 한다"고 '반한나라당 전선' 결집을 통한 민주개혁세력의 '묻지마 통합'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 달 19일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함세웅 신부 등 재야사회원로들도 범여권을 향해 "합당을 하든 선거연합을 하든, 그리고 후보단일화의 절차를 어떤 식으로 하든 당장의 현실적 과제는 후보단일화"라고 후보단일화를 강하게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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