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호수

[이수호의 잠행詩간](48)

그 호수에 다시 갈 수 있을까?
그 맑은 물에 잠겨있던
눈 덮인 산을 다시 볼 수 있을까?
그 산 흔들며 떠가던
목이 긴 흰 새의 무리
지금도 거기 있을까?

우리 언제 꼭 다시 한 번 와요
아쉬운 발걸음 돌려
이름 모를 이방의 꽃들 무연이 피어있는
긴 언덕길 오르며
돌아보고 또 돌아보던
그 호수

너는 왜 그렇게 호수를 좋아해?
내가 좋아하는 건 호수가 아니고
그 호수예요
맑고 깊잖아요?
그래서 높은 산도 잠기고
밤이 되면 새들도 숨기고요

다시 기차를 타고 돌아오며 너는
그 호수를 몰래 채곡채곡 접어
안주머니에 깊숙이 넣고 있었다

* 여름 휴가철이 다 가고 있다. 누구에게나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 돌아올 때 꼭꼭 접어 품에 안고 싶은 곳, 그런 한두 곳은 추억 속에 있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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