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철거민들에게 중형이 선고돼면서 각계의 비판과 탄식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28일 선고공판에서 검찰의 기소 사실을 모두 인정, 이충연 용산4구역 철대위원장 등 피고인들에게 최고 6년형을 선고했다.
용산범대위는 이같은 선고 결과에 '절망한다'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용산범대위는 선고 공판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고인들과 철거민들의 명예가 또다시 짓밟혔다"며 "검찰이 자신들의 잘못을 덮으려 피고인들에게 중형을 구형했고 재판부는 정의보다 정치권력의 힘을 택했다"고 규탄했다.
한편 "검찰 은닉 수사기록 3천 쪽 없이 진행된 반쪽짜리 공판을 통해 조금의 진실이라도 밝혀낸 것은 기적같은 일"이라며 전현 변호인단 및 관심을 갖고 지켜본 국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후 용산범대위는 항소심을 통해 진실 규명에 나서는 한편 국회에서 특별검사제가 도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도 성명서를 통해 "살인권력과 손잡은 사법부는 해체하라"고 재판부를 맹비난했다. 민주노총은 "충격적인 재판결과"라며 "유족들과 국민들을 조롱한 정부와 사법부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철거민들이 화염병을 던져 불이 나는 것을 못 봤다는 진압경찰의 증언, 화재원인을 단정할 수 없다는 국가수와 전문가들의 증언, 검찰의 수사기록 은닉 등을 지적하며 "재판이 아니라 야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재벌 비리는 눈감고 서민은 테러범... '무전유죄'"
야당들도 일제히 재판 결과를 비난하고 나섰다. 민주노동당은 우위영 대변인 논평을 통해 "3천 쪽을 공개하지 않은 채 유죄선고는 원천무효"라며 "있어서는 안될 일이자 날벼락같은 소식"이라고 비통해했다. 우위영 대변인은 "대통령 사돈기업 효성그룹의 의혹은 은근슬쩍 넘어가면서 돈없고 빽없는 사람들은 아버지를 죽인 패륜범에 도시테러범으로 낙인까지 찍히니, 오늘의 판결은 그야말로 '무전유죄'"라고 사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비인간적인 재개발에 맞서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나설 수밖에 없었던 철거민들의 정상도 참작되지 않았고, 애초 무리한 진압을 벌인 경찰특공대의 과오가 이런 참사를 가져왔다는 당연한 사실도 인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양심이 있다면 용산참사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도 우상호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피의자들에게 상당히 가혹한 징역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하지만 유감"이라면서 "사건의 본질이 경찰의 과잉진압 때문이므로 설사 책임을 묻는다 해도 이렇게 가혹한 형량이 선고될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 국민의 상식에 부합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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