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온다

[이수호의 잠행詩간](88)

프레스센터 앞에서
단식농성하다가 잡혀가
어처구니 없이 하룻밤을 보낸
서초 경찰서 유치장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에게도
아침은 오고
14일 간 단식농생 끝내고
병원에 와서
상한 몸보다 더 뭉개진
마음이나 달래보자고
침대 하나씩 차지하고 누운
용산 범대위 대표자들에게도
아침은 온다
영등포 역전 길벗 다방 앞 계단
대합실에서도 쫓겨난
자기도 성주 이씨 밀직공파라고
조상은 양반이라고 우기는
2년차 노숙자 이씨에게도
아침은 온다

아! 아침은 온다
검게 타고 갈갈이 찢긴
철거민들 시신
순천향병원 영안실 냉동고에도
아침은 오고
1500일이나 넘게 싸우면서
그래도 내릴 수없는 빛바랜 깃발
비정규노동자의 생존권
모든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
기튱전자 노조의 낡은 농성 천막에도
아침은 온다
77일 간의 공장 점거 옥쇄투쟁
경찰 특공대에 의해
개 끌리듯 끌려 나와
제대로된 재판 한 번 못 받아 보고
이명박 시대의 공적으로 몰린
구속된 80여 명 쌍용 정리해고 노동자들이
꿈에서 만난 아이들과 생가지 찢는 이별을 해야 하는
그 싸늘한 평택 구치소 철창 안에도
아침은 온다

* 참 좋은 가을날이다. 맑은 아침 햇살은 이 칙칙한 도회의 검은 그림자를 지우고 있다. 그래, 그래도 해는 뜨고 아침은 반드시 밝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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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 아침 , 평택 , 최상재 , 쌍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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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nseksrmrqhr

    어느 하늘 한구석에 빼곡하게 들어 앉아있을 그들의 소망...가난한 마음에는 언제 아침이 올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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