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다. 언제 어디서 H1N1 바이러스가 나의 목숨을 앗아갈지 모른다. 마스크를 쓰고 다녀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사람이 개도 아닐 텐데 사람 물지 말라고 개 입 위에 씌운 망 같은 툭 튀어나온 마스크를 사람들이 쓰고 다니는 이 희한한 현대의 풍경.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불안은 대상이 없다. 해서 더욱 더 불안한 것이 불안이다. 바이러스를 구경도 하지 못한 일반 대중들은 바이러스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면서 콧물이 나 네, 기침이 나 네 야단이다. 거기다가 37도만 넘어도 신종플루 아닌가 걱정을 한다. 신종플루든 독감이든 지병이 있는 없든 실제로 사람들은 죽었다. 하지만 신종플루의 정체를 알 수가 없다.
H1N1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바이러스가 있다. H1N1 바이러스보다 더 불안하기 짝이 없는 바이러스가 있다. 이 명박 정권이라는 바이러스는 H1N1 바이러스보다 더욱 더 불안한 바이러스다. 언제 어디서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목숨을 잃을지 모른다. 마스크를 쓰고 다녀도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 안에 살고 있는 한 이 바이러스는 더 길길이 날뛸 뿐이다. 노동자 민중은 이 명박 정권이라는 바이러스 때문에 고열로 시달린다. 그러나 희안하게도 고열이지만 노동자 민중은 죽지 않는다.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그 낯짝을 본 적이 없지만 이명박 정권이라는 바이러스는 심심치 않게 텔레비전에 출몰한다.
전국이 신종플루 바이러스 때문에 열병을 앓고 있다. 전국이 노동자의 세상을 들쑤셔 놓는 이명박 정권 바이러스 때문에 몸살을 잃고 있다.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이름도 모를 대중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 갔지만 이명박 정권이라는 바이러스는 수십 명, 수백 명의 노동자의 목숨, 용산 철거민의 목숨을 앗아 갔다.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백신 처방이라도 해 보고 응급조치라도 취해 본다지만 이명박 정권이라는 바이러스에 한 번 걸리면 그대로 정리해고다.
어쩌다 우리가 저런 바이러스를 만나게 되었을까. 백신을 아무리 써도 쌩 까기로 일관하는 신종플루보다 더 지독한 바이러스를 만나게 되었을까. 전국을 벌집 쑤셔 놓듯이 도무지 인간이 할 짓이라고 볼 수 없는 행동들을 노동자 민중에게 들이대고 있으니 세상에 이런 막무가내 바이러스도 있을까.
잘못은 자기들이 저질렀으면서 평택 쌍용차 노동자에게 징역을 때리고 용산 학살로 아버지는 돌아가셨는데 그 아들에게 중형을 때리며 공무원들이 초등학교 애들도 아니건만 노래도 못 부르게 하는 신종플루 정권 아래에서 신종플루는 변이를 일으키며 더 기승을 부릴 것이다. 4대강 사업이 사대강(死大江) 사업이 되면서 환경 악화로 인해 미구에 신종플루보다 더한 역병이 위세를 떨칠 수 있다. 전 정권의 대통령 목숨을 앗아가지 않나, 강을 죽이지 않나, 사립학교로 아이들을 죽이지 않나, 대학 졸업생들을 신용불량자로 죽이지 않나, 도처에서 죽음을 불러들이는 이명박 정권은 신종플루 정권 그 자체일 수 밖에 없다. 아무리 머리 속에 든 것이 삽질 밖에 없다고 해도 그렇지 노골적으로 노동자 민중들의 생명을 삽질로 퍼 내 죽이는 이런 죽음의 정권이 어디에 있을까?
돼지를 숙주로 삼아 창궐하는 신종플루 바이러스처럼 이명박 신종 플루 정권은 노동자 민중의 산 노동을 희생양으로 삼아 현재 한국 사회를 싹쓸이하고 있는 중이다. 사람들의 미래의 생명을 위해 보건이나 환경 같은 것은 안중에 없고 할 줄 아는 것이라곤 타미플루나 나눠주는 일이다. 그것도 작심하고 강을 죽이는데 필요한 예산을 끌어다 대려고 보건의료 예산을 줄이고, 세종시 예산을 줄이고 노동자 민중을 모조리 비정규직으로 끌어내리고 있다.
그러나 신종플루 바이러스와 신종플루 정권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나타난 원인은 막연하지만 신종플루 바이러스보다 더 독한 신종플루 정권이 나타난 원인은 분명하다. 그래서 신종플루 때문에 우리는 불안을 느끼지만 신종플루 정권에 대해서는 분노를 느낀다. 아니 분노하고 있다. 타미플루를 복용해도 사람들이 죽는 것처럼 신종 플루 바이러스를 죽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신종플루 정권도 그렇게 만만한 바이러스가 아닌 듯하다. 사람들은 공포에 직면하면 오히려 공포를 피하고자 독재자에게 매달린다. 로또든 떼돈이든 한줄기 희망의 빛에 목숨을 걸기도 한다. 이미 우리들은 이러한 이데올로기에 감염되어 있는 상태다. 이 이데올로기에 대한 항체나 항생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백신도 없다. 거기다가 이명박 신종플루 정권은 철저하게 조중동을 포함해 소수의 계급 세력들을 숙주로 삼는 정권인 탓에 계급투쟁의 백신이 아니면 약발이 도저히 먹히지 않는 정권이다. 바이러스가 숙주를 갈아타고 변이를 일으키며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지만 신종플루 정권은 절대로 숙주를 갈아타는 법이 없다. 신종플루 정권에게는 고소영과 강부자가 영원한 숙주다.
신종플루 정권을 끝장내는 백신은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까? 신종플루에 걸려 타미플루를 복용해도 사람들이 죽어나가듯이 우리는 아직도 정확한 백신을 구하지 못한 것 아닐까? 민주대연합이나 진보대연합이 신종플루 정권을 끝장내는 백신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신종플루 정권이라는 바이러스의 숙주를 죽이고 바이러스와 숙주의 공생 관계를 끝장내야 한다. 이러한 상상은 노동계급에게도 노동운동에도 필요하다. 노동운동이 노동자 민중의 산 노동을 숙주로 삼아 운동을 한다면 그것은 돼지에 기생하는 H1N1 바이러스, 천박한 부르주아 계급숙주에 기생하는 신종플루 정권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당신은 과연 노동자계급이고, 왜 노동자계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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