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새해가 밝았다. 백호의 기상으로 새해를 힘차게 맞이하자, 희망의 새해를 열자, 라고 글을 시작해야, 그럴듯한 날이다. 하지만 새해맞이를 말하기엔 지난해가 너무 가슴 쓰리고 아프다.
열한 달, 차가운 냉동고에 꽁꽁 얼어있던 용산 참사 희생자들의 장례 일정이 잡혔지만 망인에 대한 죄책감은 전혀 사그라지지 않는다. 아니 더욱 참담한 이유는 뭘까?
쌍용자동차가 망하지 않고 다시 공장이 돌아간다고 하는데, 기쁨보다는 시기나 질투가 먼저 드는 이유는 뭘까?
빛바랜 기륭전자 노동자의 조끼를 마주하기가 겁나고, 굴삭기에 파헤쳐질 강들의 처참한 몰골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희망근로는 절망의 삶을 확인시켜주고 있고, 기업에 온갖 혜택을 퍼부어도 일자리가 늘어가기는커녕 명예퇴직과 구조조정의 악령만이 도처에 흡혈귀의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도사리고 있다.
새해에는 당신의 전세방에서 쫓겨날 수 있고, 당신의 조그마한 가게가 철거될 수 있고, 당신의 일터는 더욱 불안할 것이고, 이명박 정권과 삼성 졸부 이건희가 더욱 기고만장할 것이라고, 솔직한 속내를 말하기가, 너무도 배알 꼴리는 아침이다.
‘추 다르크’는 결국 노동자의 잔 다르크가 되지 못하고 권력을 향한 ‘추’함만을 온 세상에 드러냈다. 4대강 어쩌고저쩌고 하며 떠들던 야당은 결국 지방선거에서 한 자리 더 차지하려는 야심에, 서둘러 예산정국 쇼의 막을 내렸다.
이미 노동자의 법이 아니라 기업배려의 법이 되어버린 노동법. 국민 복지보다는 삽질 기업 살리기에 여념이 없는 정부예산. 날치기가 되든 말든 노동자 시민들의 가슴에서는 이미 물 건너 간지 오래다. 국민이 없는 국가가 아닌가?
이명박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라는 말도 더는 할 필요가 없다. 이제 집권 3년을 맞이하고 있지 않는가? 그의 지지율처럼 그는 국민의 대통령이기를 포기하고 자신의 출신에 맞게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재벌당, 기업당, 그의 존재 기반에 충실한 것을 욕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서민을 이야기하고 노동자를 이야기하는 정치세력이다. 그런데 진정 서민과 노동자를 위한 정치세력이 있을까? 새해 아침 의문이 든다. 민주세력이네 하는 이들이 집권했던 지난 10년. 많은 민주주의 과제를 이루었다고 하지만 국민들은 체감하지 못한 게 분명하지 않는가? 민주주의 완장을 찼던 이들만의 민주가 아니었나, 의문이 든다. 권력도 맛보고 돈도 맛보고 비리에도 쪼잔하게 맛 들여지지 않았던가. (크게 해먹지도 못하고 겨우 5억, 10억 들먹거린다) 이들이 이명박에게 쪽박 차고 나서 정신 차린 기억이나 다짐은, 저 50년 전 4월이나 30년 전 5월, 그리고 87년 6월 항쟁의 기억보다는 권력과 돈과 비리의 달콤한 맛에 취했던 김대중 노무현 시절이 아닐까?
그럼 누굴 말해야 하는가? 불행히도 진보를 말하는 정당은 참담하게도 쓸 말조차 없다.
민주 대 반민주를 이야기 하고, 민주니 진보니 대연합을 이야기 한다. 권력을 향한 이들끼리 이합집산을 이야기하며 들이대는 명분은 가당찮게도 반 이명박 투쟁이고 서민과 노동자를 위해서다. 웃기는 소리.
뭉쳐야 할 사람들은 당신들끼리, 당신들의 자리다툼이 아니다. 잘 익은 감 떨어질 자리 도토리끼리 서로 비집고 박 터지게 고개 들고 서서 지방자치선거에서 완장 하나 더 늘이려고 할 때가 아니다.
지금은 양심 대 비양심 만이 기준이다. 용산에 대해, 쌍용에 대해, 4대강에 대해, 내 양심에 손을 대고 내가 어디에 서야하고, 내 당이 어느 자리에 있어야 하나를 반성해야 할 때다.
배지에 눈 어두운 이들끼리 숱한 대연합을 지껄일 게 아니라, 노동자와 서민들의 양심과 연합하고 연대해야 할 때이다.
새해, 낡은 것에 대한 반란을 하자. 걸레가 되어 잊힌 양심을 되살리자. 노동자의 양심, 시민의 양심으로 희망을 설계하자. 이명박 정권이 자신의 계급에 충실하게 국민을 말살하듯, 이제 노동자, 시민들은 자신의 계급에 충실하여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 시민들이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러 스스로 나서야 할 때다.
지독한 절망의 시절, 마지막 남은 무기는 양심이다. 서민과 노동자를 말하는 권력 지향자는 양심의 계급과 ‘양심적’으로 연대하라. 지방선거 꿈에서 벗어나 양심의 반란을 조직하자. 침묵하는 양심이여! 무산자의 양심으로 유산자의 비양심을 화끈하게 불사르자. 2010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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