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죽인 MB, ‘생명다양성’에 기여했다고?

“MB의 공로상 수상, 세계 NGO의지 꺾었다”

지난 24일, 이명박 대통령의 ‘생물다양성협약 공로상(CBD Award)'수상이 알려지면서, 시민환경단체에서는 생물다양성협약 사무국의 공신력을 실추시킨 결과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오히려 이 대통령이 토목건설 중심의 반환경적 정책으로 생물다양성의 심각한 훼손을 초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4일, 아흐메드 조그라프 생물다양성협약 사무총장이 이 대통령에게 '생물다양성협약 공로상'을 수여했다. [출처: 청와대]

생물다양성협약 측은 이 대통령의 수상 경위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꼽았다. 이들은 “이 대통령이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도하여 국제적인 리더쉽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지난 6월 부산에서 정부 간 협상회의를 개최하여 UN 산하에 ‘생물다양성 국제기구'를 설립하기로 합의를 이끌어내는 등 국제협력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환경단체의 설명은 다르다. 한국습지NGO네트워트(KWNN)는 27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CBD 사무국이 주요 시상 이유의 하나로 밝힌 이명박 대통령의 저탄소녹색성장의 핵심 사업인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이름과는 반대로 4대강 죽이기 사업으로 불리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재 4대강 본류와 주변 습지는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4대강의 거의 모든 모래톱과 강변의 갈대밭, 버드나무 숲이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여기에는 한국 고유종과 멸종위기종의 삶터인 한국 내 주요 하천습지와,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흑두루미의 중간기착지로 이용되는 모래톱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의 서해안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조력발전소 건설 계획 역시 지적하고 나섰다. 이 사업 역시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와 물범 등의 서식지를 위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KWNN은 “저어새의 서식지로 이용되는 인천 갯벌은 ‘람사스협약의 모범국이 되겠다’는 이 대통령의 약속과는 달리 지금도 매립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또한 세계 최대의 갯벌 매립사업인 새민금 간척사업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한국의 주요한 철새도래지인 낙동강 하구에서는 그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남부권 국제공항 건설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현재 시민사회 단체들은 ‘4대강 사업’ 반대 여론 확산에도, 이 대통령이 공로상을 수상한 것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KWNN은 “CBD의 이 대통령에 대한 공로상 수여는 4대강사업 중단을 위해 노력하는 대다수 한국민과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보전을 위해 노력하는 세계 NGO들의 의지를 꺾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들은 생물다양성협약 사무국의 공로상 수여에 유감을 표하며 “국내외습지보전단체와 연대하여 이번 사태의 정확한 경과를 파악하고 공동의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생물다양성협약 공로상’은 생물다양성협약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크게 기여한 정상급 인사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메르켈 독일 총리를 포함해 지금까지 5명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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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 4대강 , 생물다양성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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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묵월

    UNCBD의 공신력이 이 정도밖에 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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