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물난리 후 4대강 문제점 재점화

김진애, “4대강 사업진전 될 수록 홍수 더 커질 수 있다”

지난 추석연휴 첫날 광화문 일대 침수 사태로,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청계천과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이 재점화 되었다. 청계천을 두고는 광화문이 침수되지 않았다면 청계천이 범람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4대강 공사가 한창인 본류에서는 홍수가 나지 않고 지류와 지천 부근에서 홍수가 나 이에 대한 대책이 더 시급하다는 것이다.

조명래 단국대학교 사회과학대학 도시계획전공 교수는 27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이번 광화문 침수와 여름 태풍 당시 4대강 지류 홍수를 두고 “정부가 지속적으로 4대강 정비를 해 2년 전 하천 정비율이 97% 가까이 됐기 때문에 본류에서 홍수피해가 나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이 지천이나 지류에서 나도록 되어 있다”며 “실제 정부 통계를 보면 본류에서 홍수피해가 났던 것이 3.6%라 지금 4대강 사업은 자원배분 측면에서 본류에 자원을 집중시킴으로써 홍수피해가 날 수 있는 지천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 4대강에 16개보를 설치해 물을 가둔다면 그 만큼 물 흐름이 느려지고, 집중 폭우가 내린다면 그 동안에는 물이 잘 빠졌지만 오히려 4대강 사업 자체가 홍수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여당이 ‘4대강 사업이 아니었다면 엄청난 홍수 피해가 있었겠지만 이번에 강이 범람한 일은 없었다. 4대강 사업의 중요성이 입증된 것으로 본다’고 주장하는 것을 두고는 “아직 4대강 사업은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4대강 정비 때문에 홍수가 안 났다고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어 “역으로 4대강이 지금 홍수가 안 났다는 것은 기존에 4대강 정비가 잘 되어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위적인 정비가 필요 없을 것 같고, 실제 남한강 주변에 피해가 발생했던 곳은 지천에서 5곳, 소하천에서 15곳이 제방이 무너지거나 농경지가 침수되는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이것은 대개 남한강 본류의 대규모 준설에 의해서 물 흐름이 빨라지면서 발생한 피해이기 때문에 지금 정부여당에서 주장하는 것과 다른 현상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오히려 4대강 사업이 더 진전될 수록 물을 받아두기 때문에 홍수 처리가 어려워지고 홍수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명래 교수는 또 광화문 침수와 청계천의 연관관계를 설명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청계천은 겉으로는 하천 같지만 사실 인공 물길”이라며 “우수, 하수관이 꽉 차면 청계천 습벽 250 여개의 수문이 열리면서 청계천 본류로 물이 들어오게 되어 있는데 이번에 다리 밑까지 물이 차면서 250 여개의 수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 광화문 주변의 물을 빨리 빨아들이는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조명래 교수는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만약 물이 잘 빠져줬더라면 오히려 청계천이 범람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사실 광화문 범람은 청계천 범람을 일정하게 대신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광화문 일대는 10년 빈도를 견디도록 되어 있고, 광화문과 청계천 사이를 견디는 부분에서도 10년 빈도고, 청계천은 80년 빈도”라며 “이렇게 배수시스템 간에 연결이 잘 안 되는 문제가 상당히 중요하며 청계천 내에 설치되어 있던 각종 인공 시설물들이 경우에 따라서 홍수 처리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계천 가로등이나 인공 석조물, 강바닥에 각종 인공 하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돌계단 등이 홍수 시에 유량을 빨리 흘려보내는데 어느 정도의 장애가 되는 지 분명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진애 민주당 의원도 4대강 사업이 홍수 예방과는 무관하고 오히려 홍수 피해를 늘릴 수 있는 가능성이 이번 비 피해에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김진애 의원은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올 여름과 이번 폭우 피해를 보면 4대강 본류에서는 전혀 홍수 피해가 없었고, 지천과 소하천 이런 부분에 홍수 피해가 상당히 있었다”며 “한강에 들어가는 지천중 하나인 여주 언양천 신진교라는 다리가 부러져 반 동강이 났는데, 준설을 해서 본류인 한강 바닥이 떨어지니까 유속이 굉장히 빨라지고 기초가 흔들려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가 났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언양천 사례는 오히려 (4대강 사업이) 이런 홍수 피해를 더 부를 수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증거로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도 한나라당이 ‘4대강 때문에 홍수 피해를 막았다’ 라고 주장하는 것을 주도 억지라고 반박했다. 김진애 의원은 “지난 20여년 간 본류에서 홍수 피해가 난 것은 3.6% 정도 밖에 안 된다”며 “특히 강변에 홍수 저류 기능을 하는 저류지를 만드는 게 굉장히 필요한데 4대강 사업이 초기에 발표됐을 때는 4대강에 21개의 저류지를 만든다는 계획이 있었는데 그건 없어지고 보하고 준설만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청계천을 두고도 “광화문은 비가 많이 오긴 했지만, 실제 배수 역량보다 많이 온 건 아니”라며 “공사를 하면서 지하에 하수 배수 부분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았고, 지나친 포장을 통해서 나무를 다 없애 빗물이 땅 밑으로 흘러가지 못 하는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진애 의원은 “청계천 복원을 하고 난 다음 배수 기능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지하에 좀 더 하수관을 확장 하고 저류조를 확장했었으면 광화문 광장의 물이 청계천 쪽으로 흘러가 광화문 침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광화문 광장 침수가 원래 가로수가 많은데 광장으로 조성해 시멘트로 발라 물이 안 내려갔다는 것은 지나친 얘기인 것 같고 광화문 하수관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청계천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두고 정두언 의원은 “청계천 자체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광화문에 모인 비들이 청계천으로 흘러가야하는데 하수관에 물이 차다보니까 생겼다. 청계천의 문제가 아닌 이어지는 하수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홍수와 4대강 본류 사업과는 관계가 없다는 주장을 두고는 억지라고 일축했다. 정 의원은 “근본적인 원인은 비가 집중적으로 오지 않고 국지적으로 왔기 때문”이라며 “상식은 강 물줄기가 늘어나면 지류들이 막히고 지류들이 막힘으로써 역류가 돼서 홍수 피해가 나는게 상식인데 큰 데부터 뚫어주는 게 단계적으로 해야 할 강 치수의 기본”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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